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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31 | 조회수 : 440

제목 : [141] Čist račun, duga ljubav! 글쓴이 :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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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학과 조교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원래 1학기 3월달은 일이 몰려 눈코 뜰 새 없는 곳이 학과사무실입니다. 이제 좀 숨 좀 돌릴만 한지, 어려운 점은 없는지 등을 물었지요. 또 작년도에 사전 신청 없이 교재를 복사해서 큰 돈을 벌충하느라 학과장님이 애를 먹었던 일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는 그런 일은 없지 하고 물었는데, 생각치도 않았던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외상으로 책을 구입한 학생들 중에 아직도 교재비를 갚지 않은 학생들이 있다는군요.

   저는 참으로 의아합니다. 무엇보다도 교재를 외상으로 구입한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고(예전 아주 어려웠던 시절에는 그런 일들이 있었지만), 설사 어떤 이유가 있어 외상으로 구입했다면  다음날 바로 갚아야 마땅한데 개강한 지 한 달이 다 되가도록 갚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해괴한 일입니다. 이건 사람 됨됨이와 삶의 기본자세 문제입니다.

   학과사무실이 이윤을 얻기 위해 책을 파는 서점도 아니고, 조교들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복사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건데, 그런 선의의 행위에 대해서 고마움을 표시하지는 못할 망정, 왜 조교들에게 불필요한 마음의 짐을 지게 합니까? 또 복사집에 제본비를 제 때에 주지 못하면 그만큼 학과의 신용이 떨어집니다. 사소한 일이라고 가볍게 여기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신뢰 받는 사람이 되지 못합니다. 신뢰를 잃은 사람은 결정적인 순간에 주변의 도움을 받지 못합니다.

   제가 조교들에게 "기한을 정해서 교재비 갚고 기한 내 갚지 않으면 책을 반환하라"는 내용으로 공지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학과 조교들이 착해서 차마 그런 글을 올리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이번 금요일까지 이번 일이 깨끗하게 처리될 것으로 믿겠습니다. 또 앞으로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을 것이라고 믿어 보겠습니다. 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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