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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22 | 조회수 : 939

제목 : 500원씩 기부받아 나무심는 대학생 'E녀석들' 글쓴이 : 발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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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심는 E녀석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박경연, 이진우, 곽동엽씨가 서울 관악구 관악산 생태공원에서 나무 심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사람은 나무 심기 캠페인을 벌이며 초록색 스웨터를 맞춰입었다. 2012.11.15 gogog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아이쿠, 꽃이 사람들 잘 보이는 방향으로 심으려고 했는데…그래도 정말 예쁘지 않아요?"

관악산 생태공원에서 동백나무 묘목을 심던 박경연(24·한국외대)씨의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지식경제부에서 주최하는 '환경 정책 PR 공모전'에 도전 중인 박씨는 한 달째 나무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박씨는 캠페인을 진행 중인 'E녀석들'의 멤버다. E녀석들은 인터넷을 통해 규합한 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됐다.

공모전 참여는 에너지·환경 문제에 관심을 두게 된 대학생 곽동엽(26·고려대)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E녀석들이란 팀 명도 '에너지(Energy)'에서 따왔다.

온라인을 통해 모인 이들은 사람들에게 환경 문제를 알리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캠페인을 해보자며 각종 논문과 기사를 찾아가며 공부와 토론을 병행했다.

고민 끝에 앙상한 나무가 그려진 판과 스티커 나뭇잎을 만들어 거리로 나갔다.

서울 도심인 종각, 광화문, 강남 등지에서 시민을 상대로 '기후 변화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나무 심기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기부금을 모았다.

기부금은 1인당 500원. 기부를 하면 스티커 나뭇잎을 주고 이 나뭇잎에 '에코 선언'을 작성해 나무판에 붙이도록 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지금까지 동백나무 묘목 7그루를 심었다.

팀장 이진우(23·고려대)씨는 "에코 선언 중에는 '개인 컵을 이용하겠습니다' '플러그를 꼭 뺍시다' 등 모범 답안 같은 글이 많았지만 '한 달에 한 번 샤워하겠습니다' '깔깔이를 입고 다니겠습니다'처럼 재미난 글도 많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뇌성마비 지체장애인 한 분이 캠페인 홍보 게시판을 한참 읽고 그냥 가더니 되돌아와 모금에 참여하기도 했고, 한 아주머니는 나무를 좋아한다며 만원짜리를 불쑥 내밀고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캠페인 참여자에게 추첨을 통해 절전형 멀티탭, 텀블러, 장바구니를 선물했더니 이제 2천원 정도 남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무심기는 당분간 '스톱'이다.

대신 스스로 만든 캠페인 슬로건 '같이하면 더 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에너지 기술뿐 아니라 정책에도 흥미가 생겼다는 곽씨는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꼭 국제에너지기구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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