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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25 | 조회수 : 861

제목 : 부정행위 사태에 대한 학과의 조처(4): 마지막 제안(2) 글쓴이 :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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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크리스마스 아침에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몇몇 학생들이 재수강을 하겠다는 진심 어린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들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소주 한잔 하자고.

그들과 헤어질 때 저는 온 마음과 영혼을 담아 그들을 꼭 안아줄 겁니다.

그리고 말할 겁니다. "고맙다. 너희들은 이제 KK의 학생을 넘어 제자로 거듭난 거다."

그들은 정말 어려운 결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올바르고 당당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저는 그들이 이번 아픔을 계기로 더욱 더 단단한 젊은이로 거듭날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

 

학과장을 통해 부당하게 의심받고 있다는 호소를 재차 보낸 학생도 있었습니다.

모든 정황은 그가 결백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그와도 제가 소주 한잔 하면서 마음의 모든 짐을 다 털 수 있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러나 혐의가 명백해보이는 학생들이 모두 다 양심고백을 한 것은 아닙니다.

추가 제보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이번 거론된 특정 학번이 아니니 나는 아니겠지"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보 내용 중에는 너무나도 충격적인 사실도 있어서 제가 앞선 글에서 "추악한 뒷모습"이라는 강한 표현까지 썼습니다.

 

아직 양심고백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드리는 저의 마지막 제안입니다.

 

아마 재수강이 자신의 미래 설계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해서 양심고백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깨끗하게 정리하고 가지 않으면 여러분의 미래에 더 큰 걸림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사회에 나가서 자신의 이익만을 지키려고 주변 사람과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행위를 저지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인류 역사가 보여준 보편적인 진리입니다.

 

이제 학과 교수들은 이렇게 하려고 합니다.

바로 앞서 말했듯이, 일단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이 양심고백할 시간을 조금 더 드리겠습니다. 이것은 사랑하는 학생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마음에서, 그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해서 취하는 조처입니다.

 

첫째, 양심고백의 기한은 12월 26일 (목) 자정(12시)까지입니다.

 

둘째, 양심고백 대상은 2013년 2학기 전공교과목 및 교양, 이중전공 등 교내외에서 수강한 모든 과목에서의 부정행위입니다.

 

셋째, 양심고백 방법은 전공 교과목인 경우에는 학과장에게(minadir@hufs.ac.kr), 전공 이외의 교과목인 경우에는 담당교수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해당 과목 F 요청 및 재수강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담당교수님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십시오.

 

양심고백은 "하늘을 우러러 한 점의 부끄러움도 없어야" 합니다. 하나의 숨김도 없어야 합니다. 일부는 숨기고 일부만 인정한다면 이것은 또 다른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것입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신은 알고 계신다. 다만 말하지 않을 따름이다."입니다.

 

이렇게 기회를 재차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심고백을 하지 않은 피제보 학생들(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제보된 학생들)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처를 취하겠습니다.

 

첫쨰, 제보자의 동의를 얻어 제보 내용을 실명으로 밝힌다.

둘째, 피제보자에게 반론의 기회를 주어 시시비비를 밝힌다.

셋째, 제보가 사실로 밝혀진 경우, 피제보자는 학과/학교 규정에 따라 처리한다.

 

저는 기독교 신자는 아닙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참된 뜻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 뜻 깊은 날, 우리 모두가 올 한 해 자신의 행적과 자신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어떤 선택이 자신의 미래에 진정한 도움이 될 것인지,  앞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맑고 향기로운 삶의 길인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Merry Christmas to all of you!

 

2013. 12. 25.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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