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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31 | 조회수 : 3155

제목 : (필독) 2013년 마지막 날에.... 글쓴이 : 김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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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학생 여러분, 

오늘은 '검은 뱀'을 의미하는 2013년 계사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리고 내일이면 '푸른 말'의 해인 갑오년의 새로운 태양이 떠오르겠지요. 지난 12월 13일 긴급학과총회 이후 보름동안 우리 학과 내에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학과 내외 교과목들에서 벌어진 부정행위들로 인해 부정행위를 저지른 당사자들뿐만 아니라, 제보를 했던 학생들, 또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었던 모든 학생들의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학과 교수들은 수차례의 회의를 거쳐 학과홈페이지에 글을 게시하면서, 부정행위를 저지른 우리 학과의 재학생들이 스스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앞으로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을 스스로 갖게 되길 바랐습니다. 이에 일부 학생들은 자진신고를 통해 스스로의 잘못을 진심으로 반성하는 글들을 보내왔습니다. 그들의 용기와 참마음에 격려와 감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학과 교수들과 동료, 선후배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솔직히 털어놓지 않고 있는 학생들이 여전히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타인을 속이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학과 교수들은 12월 27일 학과교수회의를 통해, 지난 보름동안 학과에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더 이상 우리 학생들이 서로를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견제하는 상황들이 학과 구성원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고 어쩌면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학생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학생들에게는 '남을 속이는 것보다 자기스스로를 속이는 것이 더 나쁘고 어리석은 일이다'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부정사태 발생은 학과 교수들이 시험 감독을 좀 더 철저히 하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에 내년 1학기부터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조처를 시행하겠습니다.

 

첫째, 학과의 모든 학생들은 매 학기 초 자신이 수강하는 전공과목 담당교수에게 '맑고 바르게살기 서약서' (서식 내려 받기: 학과홈페이지 → 학과소개 → 서약서)를 제출해야 한다.

둘째, 부정행위(노트필기 베끼지, 과제 베껴내기 포함) 적발 시 행위의 경중에 따라 예외 없이 학과규정 및 외대 학칙에 따라 처리한다.
셋째, 전공강의실 책상에 일체의 낙서를 허용하지 않는다.

넷째, 시험 중에는 필기구(볼펜) 이외의 다른 소지품은 허용하지 않는다.

다섯째,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를 상설화한다(학과장 이메일: minadir@hufs.ac.kr).

그리고 2013년 2학기에 있었던 부정행위 및 그에 따른 제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첫째, 부정행위를 했으나 진실하게 잘못을 뉘우친 학생들과 부당하게 오해를 받았던 것으로 판명된 학생들에 대한 제보 내용은 모두 불문(不問)에 부친다.

둘째, 부정행위에 대한 복수(復數, 2인 이상) 제보자의 명확한 제보가 있었으나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일부 학생들에 대해서는 그들의 실명과 제보 내용을 학과의 모든 교수들이 공유한다.

 

사랑하는 학생 여러분,

 

앞으로 학과 내에서의 부정행위가 재발되지 않으려면 여러분들도 당당하셔야 합니다. 학과 동료, 선후배의 부정행위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한 세크어과 학생이 되어줄 것으로 우리 교수들은 믿습니다.

 

계사년 '검은 뱀'의 기운은 오늘로써 끝을 맺게됩니다. 우리 학과 구성원 모두가 내일부터 열리게 될 갑오년 '푸른 말'의 태양을 따듯한 마음으로 맞게 되길 바랍니다. 또한 어제의 실수는 모두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힘차게 웅비하는 푸른 말에 함께 오르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리고 학과 교수 모두는 이번 일로 크게 실망도 했으나 여전히 여러분들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2013년 12월 31일

학과 교수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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