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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6.28 | 조회수 : 1131

제목 : 여러분의 할아버지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글쓴이 : 발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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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참전용사 후손 초청…유격체조 체험도

23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외국어대학 정문 앞. 장맛비를 뚫고 출근길 시민들의 발걸음이 바쁘다.

정문 한쪽에 세워진 버스로 달려 온 벽안의 외국인들이 ‘하이’를 연발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이들은 6·25전쟁 61주년을 맞아 육군부사관학교가 주관하고 국방일보와 한국외국어대학이 후원하는 해외참전용사 후손 초청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모였다. 23∼24일 양일간 열리는 참전용사 후손 초청행사에는 전투병 파병 16개국 중 에티오피아와 터키·네덜란드·콜롬비아 등 4개국 11명의 유학생이 참가했다.

부사관학교에서 마련한 버스에 탑승한 이들은 오전 8시 외대를 출발해 3시간 30분 동안 빗길을 달려 11시 30분 전북 익산 부사관학교에 도착했다. 이들의 방문을 환영하듯 버스가 학교에 도착하자 장대 같은 장맛비가 언제 왔느냐는 듯 멎었다. 군악대 환영 연주로 6·25전쟁 해외참전용사 후손 초청행사가 막이 올랐다. 우렁찬 군악대 소리에 참전용사 후손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김종배 부사관학교장의 영접을 받은 참전용사 후손들이 계백관으로 자리를 옮겨 특전사 대원들이 펼친 특공무술 시범을 봤다. 이어 실시된 육군의장대의 화려한 총돌리기 시범은 이방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36명의 의장대원들이 일사불란한 동작으로 집총제식·계룡탑대형·십자대형·별대형 등 8개 대형을 연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의장대 시범 하이라이트는 최후의 승리를 상징하는 개선문대형과 개인동작대형으로 시종일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육군의장대 이현희(27·3사45기) 중위는 “6·25전쟁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해외참전용사들에게 감사하다”며 “앞으로 참전용사 후손들도 혈맹인 대한민국을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의장대 시범을 관람한 후손 일행들은 양성반 식당에서 후보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며 우정을 나눴다.

터키 앙카라에서 온 제일린(26) 양은 “이번 초청행사로 인해 6·25전쟁과 대한민국의 근대사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서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할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녀의 할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군의관으로 3년간 참전했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1951년 부산 일대 남해안 병원선에서 부상자를 치료하다, 52년 유엔으로부터 참전해 달라는 권유를 받고 터키군 소속 군의관으로 사상자를 치료했다”면서 “이 공로로 터키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일린은 K-POP를 좋아하는 아가씨로 월드스타 비를 좋아한단다.

에티오피아에서 온 아벨(34) 씨의 할아버지는 1951년 5월 6일 부산항을 통해 한국 땅을 밟았다. 미 7사단 32연대에 배속돼 강원도 최전선에 투입됐다. 그의 할아버지가 배속된 칵뉴부대는 그해 8월 12일 화천 적근산 기슭 589고지에서 첫 전투를 벌였다. 이후 화천·양구 일대 악마고지, 문등리 전투, 단장의 능선 전투, 펀치볼 전투를 치르면서 한국의 혹독한 겨울을 맛보며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참전용사 후손들은 이날 오후 양성 교육대에서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유격체조를 배우는 소중한 시간도 가졌다.

이어 학교 내 역사박물관을 비롯, 익산 충혼탑과 천년고찰 미륵사지를 관람했다. 군복 차림으로 이들은 6·25 동영상을 시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전쟁 발발부터 휴전협정 체결까지 3년 1개월간 우리 국민들이 겪은 참상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엮었다. 또 한강방어선 붕괴, 치열한 낙동강방어 전투,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반전시켜 압록강까지 진격하는 모습을 보고 참전용사 후손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튿날 해외참전용사 후손들은 아침 점호를 마치고 전주 한옥마을과 한옥 생활 체험장인 동락원을 방문, 한국 문화를 체험하는 등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김종배 부사관학교장은 “60여 년 전 젊은 나이에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를 위해 먼 타국까지 싸우러 왔던 국외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오늘날과 같은 발전을 이룬것”이라며 “후손들에게나마 우리의 뜻을 전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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