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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11.15 | 조회수 : 1275

제목 : 좋은 번역으로 우리문학을 해외에 소개하겠습니다_지예구_박모란 (통번역) 글쓴이 : 발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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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번역으로 우리 문학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에 기여하겠습니다

 

글을 조금이라도 써본 사람은 누구나 알 것이다. 쉽게 읽히는 글 한 줄에도 단어 하나를 고르고 말의 순서를 생각하는 깊은 고민이 담겨있다는 것을. 그래서 번역은 말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생각을 옮기는 작업이다. 작가의 깊은 사유를 이해하고 또 그만큼 번역자의 사유를 보태 다른 언어로 작품을 새롭게 태어나게 하는 일. 제10회 한국문학번역상 신인상을 수상한 지예구, 박모란 학생을 만나보았다.

 

“문학과 언어에 대한 관심으로 자연스레 번역의 길에 들어섰죠”


해외에 한국문학을 소개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데 가장 중요한 일이 좋은 번역이다. 이 같은 목표를 가지고 한국문학번역원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문학번역상이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제10회 신인상 공모분야에는 박민규의 <아침의 문>을 지원작으로 7개 언어권에서 무려 257명이 참여했는데 우리대학 통번역대학원 지예구(한-영-불 전공)학생과 일반대학원 박모란(문화컨텐츠 전공)학생이 각각 영어와 러시아어 번역으로 수상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인생의 같은 지점에서 교차하며 만나는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공통점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일까. 두 사람은 언어를 좋아하는 것 외에도 어려서부터 문학에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했다. “제가 문학에 관심 있는 것을 아는 친구들이 한국문학번역원이란 곳에서 문학번역을 지원해준다고 알려줬어요. 그 때가 작년 가을이었는데 마침 번역상 공고가 난 시기와 비슷했어요. 3월까지 마감이라 시간적 여유도 있었고, 재미있겠다 싶어서 시작했죠.”

 

지예구 학생은 실제로 번역작업이 기대만큼이나 재미있었다고 했다. 박모란 학생은 고려인 5세로 정확한 이름은 ‘박 카밀라 모란’이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그 국립대학 언어인문학부를 마치고 재외동포재단 초청장학생으로 선발돼 2년 전부터 우리대학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한국어는 학부 3학년부터 배우기 시작해 이제 4년째이지만 번역상을 수상할 정도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 그는 바쁜 석사과정 중에도 시간을 쪼개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의 문학아카데미 교육과정을 마치는 등 전문번역가로서의 꿈을 키워오고 있다.


“번역상 수상이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예구 학생은 우리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도 흔치 않은 다언어 사용자이다. 어려서 캐나다와 프랑스에 각각 3~4년 거주한 경험으로 영어와 불어에 능통하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학부는 미국 Amherst College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했으니 이쯤 되면 여러 언어의 세례를 받은 그가 서로 다른 문화를 인식하고 사고하는 방식은 어떤 것일지 궁금해질 정도이다. “궁극적으로는 작가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영어로 소설을 쓰고 싶어요. 대학에 가서 체계적으로 글 쓰는 방법을 처음 배우기 시작하기도 했고, 제게는 영미식 논리구조가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 같아요.”


박모란 학생의 꿈은 전문번역가이다. “러시아에서는 한국문학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요. 고전문학은 잘 번역된 것들이 있지만 그나마 현대문학은 거의 번역된 게 없어요. 앞으로 한국 현대문학 작품 중에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러시아인들에게도 잘 받아들여 질만한 작품을 찾아 번역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수상이 전문번역가가 되기 위한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느낌이라 더 기쁘다는 박모란 학생. 현재 그는 지금 석사논문 준비에 한창 바쁘다. “내년에 석사를 마치면 기회가 되는대로 한국에 계속 남아 전공과 관련된 경험을 더 쌓고 싶습니다. 물론 틈틈이 번역도 하고요.”


지예구 학생 역시 앞으로 계속 번역작업을 할 계획이다. “저는 낯선 곳에 가 있는 것, 그러니까 여행을 좋아해요. 번역이란 건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할 수 있고 문학이나 언어를 좋아하는 제 성향에도 가장 잘 는 일이에요. 또 진짜 제 목표인 작가의 꿈을 이룰 때까지 스스로의 경제적인 독립을 가능하게 한다는 미도 크고요.”


두 사람의 다부진 눈빛에서 번역가와 작가의 꿈을 실현시킨 그들의 미래 모습을 짐작해 볼 수 있었다. 다른 듯 하면서도 닮은 점이 많은 두 사람은 인생의 또 다른 지점에서 다시 한 번 마주칠 지도 모른다. 그때 두 사람이 주고받을 반가운 눈빛은 문학과 언어에 대한 관심 위에 더해진 외대라는 특별한 공통점에서 비롯되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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