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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29 | 조회수 : 663

제목 : [07.10.29] “잠재돼 있는 영재성을 끄집어 내라”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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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부터 민족사관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중인 이돈희 전 교육부장관이 최근 교육담론서 ‘대한민국의 희망은 교육이다’를 냈다. 이 교장은 책을 통해 지난 4년간 민사고에서 경험한 것과 생각한 바를 오롯이 담아냈다. 이 교장은 부임 후 영재판별검사 실시, 무학년 무계열 교육과정 정착화, 국어능력검사 추가 등 혁신적인 정책으로 민사고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 교장은 인터뷰 도중 민사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지원 부족에 안타까워했다. 우리나라 최고 고교임에도 개인이나 기업의 지원이 적어 아쉽다는 것이다. 앞으로의 학생선발계획에 대해 이 교장은 “영재판별검사와 국어능력검사 및 무학년 무계열 교육과정이 정착화됐기 때문에 더이상 큰 입시제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2009학년도 입시제도 역시 올해와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장은 “창의성이 높은 영재란 여러가지 문제해결 경험이 많고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많은 학생”이라며 “입학시험에서도 선행학습으로 지식만 쌓은 학생보다는 중학교 수준의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 연습을 많이 한 학생이 유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 학교는 학생의 잠재성을 키워주는 곳

일반적으로 명문학교는 좋은 학교라는 인식이 크다. 그러나 이 교장은 명문학교와 좋은 학교는 다르다고 본다. 이 교장은 “우수한 성적을 가진 아이들을 뽑아서 별노력 없이 진학시키는 곳이 소위 명문학교”라며 “이와 달리 좋은 학교는 아이들의 잠재적 능력을 잘 찾아내고 거기에 맞는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유능한 인재로 만드는 곳”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학교, 나쁜 학교로 나눌 것이 아니라 각 학교가 서로 다른 개성과 특성이 있는 특성화학교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며 “명문대 입학에만 매달리지 말고 학생의 역량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사고는 지금까지 560여명이 졸업했으며 그 가운데 220여명은 아이비리그 수준의 해외명문대에, 330여명은 국내 명문대에 진학했다. 이 교장은 “진학만을 지도하지 않고 학생 자신의 책임하에 스스로 공부하도록 한 진정한 의미의 자율학습이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다”고 말했다. 민사고 학생들은 1주일에 8시간을 개인 연구시간으로 사용한다.
▲ 민사고 이돈희 교장은 “학생의 역량을 최대한 실현시키는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강조했다”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모든 사람은 누구나 영재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영재는 타고난 것이며 영재와 비영재로 구분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 교장은 모든 사람은 각자 특유의 영재성이 있다고 말한다. 이 교장은 “지구상의 인구수만큼 수많은 영재성이 있을 정도로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독특한 잠재적 영재성을 가지고 있다”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영재성이 무엇인지 찾고 그것을 끄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학생들의 영재성을 구현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수준을 평준화시킬 것이 아니라 시설이나 교사 등 교육여건의 평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식 교육의 효율성

이 교장은 토론식 교육이 가장 효과가 큰 교수법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은 어떤 사실이나 가치, 정책에 대해 관련된 지식과 정보를 확인하고 쟁점을 발견해 자신의 주장을 세울 뿐 아니라 반론을 비판하는 능력까지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사고력 연습의 장이라는 것이다. 이 교장은 “적극적 동기와 자율적 탐구의 능력을 기를 수 있는 토론식 수업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교장은 충분한 사전 준비가 없거나 형식과 규칙이 체계적이지 못할 경우 토론식 수업은 오히려 주입식 수업보다 비효율적이라고 충고했다. 이 교장은 “토론할 내용을 잘 모르면 학생들은 깊이 없는 의견만 교환하거나 부질없는 말싸움만으로 끝날 수 있다”며 “토론의 절차와 기법이 체계적이지 못하면 초점 없이 방만한 수업으로 흐르거나 산만하고 잡다한 주장과 생각만 어지럽게 난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토론자들이 주제에 대한 이해와 사전연구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상대방의 비판이나 공격에 대응하는 순발력, 자제력 등을 가지고 토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입력 : 2007.10.2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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