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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809

제목 : 광주교대 박남기교수 강의법 칼럼(1)-‘첫 강의’가 ..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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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에 첫발령을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을 지나 11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신임 교수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공부만 하다가 갑자기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그 때부터 ‘가르침’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대학 강단에서 ‘가르친다’고 하는 활동의 의미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10여년의 시간동안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가르침에 관한 비유도 개발해왔다. 그 결과 지금까지 20여 가지의 가르침을 설명하는 비유를 수집하고 개발해냈다. 앞으로 내 나름의 노하우와 생각을 공유하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올 가을 처음으로 강단에 서는 신임 교수들과 내 강의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을 함께 하고자 한다. 수강생의 규모, 학생들의 특성, 가르치는 내용 등등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많은 아이디어는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첫 강의의 목적은 나와 학생 사이의 상호 이해 촉진, 한 학기동안 함께 공부할 내용에 대한 이해, 배워야할 내용을 배우고자 하는 강한 동기 부여 및 강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의욕 고취, 강의에 사용될 기본 규칙 소개 및 기본 학습 훈련 등이다.
 
  첫인상은 3분내에 결정된다는 말을 세일즈맨들은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데 한 학기 강의의 성패도 첫 강의에서 판가름 난다. 만일 강의 첫날 오리엔테이션때 학생들이 아직 교재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전체 주어진 시간을 다 활용하지 못하고 간단히 마칠 경우 한 학기 강의 성공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 3학점짜리 강의인데 교수가 와서 한 20여분에 걸쳐 책 소개, 강의 일정 소개, 보고서 안내 등을 하고 마칠 경우 일부학생들은 그 자리에서 그 강의를 종강해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첫 강의 운영 계획을 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첫 번째로 하는 것은 나에 대한 소개, 그리고 나서 학생들이 나와의 인간적 만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출석을 부르는 것이다. 방법을 사용한다. 서로를 알고 인간적 만남을 느끼는 데에 초점을 두는 이유는 서로에 대한 이해없이 소외된 상태에서는 단순한 지식전달이 아닌 가르치는 사람의 학문 세계와 배우는 사람의 세계가 서로 만나는 만남으로서의 교육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학 강의실은 따스한 가슴을 지닌 인간과 인간이 만나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로부터 소외된 교수와 학생이 만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을 통해 내 홈페이지를 떠올려 놓고 나의 경력과 연구업적 및 내 연구 관심사 등을 간단히 소개하고 나에 대해 궁금한 것은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그 다음으로는 독특한 방식으로 출석을 부르는 이유를 설명한 후 내 방식으로 출석을 부른다. 나는 성을 뺀 이름만 부른다.
 
  내가 이름을 부르면 그 학생은 나와 먼저 눈을 마주친 후 나를 바라보면서 자신이 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보내게 한다. 그러면 나도 내가 보낼 수 있는 가장 화사한 미소로 답을 한다. 물론 이 방법은 학생수가 너무 많을 경우에는 사용이 어렵다. 그리고 시도하는 교수 스스로가 미소를 짓는데 어색하지 않을 경우에 사용함직한 방법이다. 어떤 방법이 되었든 인간적 만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 연출은 필요하다. 첫 강의 마지막 부분에 학생 개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설문지를 배포하여 학생 이해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별도로 이야기할 기회를 갖겠다.
 
  두번째로는 한 학기동안 함께 공부할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고 동시에 그 내용이 갖는 학문적 의미, 학생들이 추구하는 직업세계에서의 활용성 등등에 대한 설명을 한다. 이 설명은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을 정말 배우고 싶다는 지적 호기심과 갈증을 느끼도록 할 목적으로 수행된다. 첫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학생들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데에서 실패하면 다른 시도가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한다. 물론 앞에서 하는 여러 가지 시도가 성공적이면 지적 호기심 유발이 더 잘되는 것은 사실이다.
 
  세 번째로는 강의 진행중에 적용할 여러 가지 규칙을 설명한다. 물론 강좌 특성, 학생 특성, 강좌 규모 등등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성공적인 수업경영을 위해서 초 중등학교 교사들이 ‘기본학습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듯이 대학에서도 첫 강의 시간의 일부를 수업 규칙 설명에 투자해야 한다. 앞에서 설명한 출석 방법도 출석에 임하는 규칙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외에 필요한 규칙에는 강의중 예습 정도 확인, 결석 관련 규칙, 좌석 배치, 수업 방해 행동에 대한 처리, 보고서, 성적 처리, 학생의 강의 활동 지원 및 참여, 교수 접촉 등등이 있다. 이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다음 글에서 하겠다.
 
  이러한 활동이 끝나고 나면 시간이 허락할 경우 강의 내용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주제를 선택해서 특강 형식의 강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강의에서 학생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한 학기 강의는 성공하게 될 것이다.


박남기칼럼은 앞으로 '대학에서의 강의 혁명'이라는 주제로 격주 연재됩니다.
- <한국대학신문>new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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