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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6.23 | 조회수 : 745

제목 : [10.06.10] 대학가, 강의 공개 바람 분다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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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강의 공개 바람 분다

대학 교수들 명강의를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어
전국 84개 대학에서 741개 강의를 인터넷에 공개

수도권의 한 대학 학보사에서 간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모씨(25)는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강의 공개를 보면서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김씨가 요즘 즐겨보는 강의는 울산대 유종석 교수의 ‘정치학 개론’.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은데다 최근 지방 선거 결과를 지켜보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정치를 공부하고 싶은 욕심에 강의 공개를 꾸준히 보고 있다.

김씨는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해 정치외교학을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며 “강의를 계속 보다보니 울산대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강의의 질이 높은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대학가에 강의 공개 바람이 불고 있다. 울산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인터넷에 강의를 공개하면서 큰 인기를 끌어 모으자 다른 대학들도 앞 다퉈 강의 공개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강의 공개는 해당 대학 교수들이 강의실에서 가르치는 똑같은 강의를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84개 대학에서 741개 강의를 인터넷으로 공개하고 있다.


울산대는 지난해 1학기부터 강의를 공개한 만큼 콘텐츠가 풍부하다. 하지만 울산대도 처음부터 강의 공개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학내에서 일부 교수들이 강의 공개를 저작권 문제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꺼려하자 김도연 총장이 직접 첨병 역할을 자처하며 강의 공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어 울산대 교수들의 강의 공개 행렬이 이어졌다.


현재 울산대는 ‘정주영 리더십’·‘건축 경제’·‘철학의 이해’·‘세계 문화 유산’ 등 교양과 전공을 넘나들며 무려 121개의 강의를 공개하고 있다. 반응도 뜨겁다. 울산대 강의를 보기 위해 연간 5만 건 이상이 접속하고, 실제로 울산대 강의 공개 홈페이지(http://open.ulsan.ac.kr/) 수강자 게시판에는 “논어 강좌를 이어서 더 들을 수 없나요 ”, “울산대와 성인수 교수님께 감사드려요.”, “세계 문화 유산 강의가 기대됩니다.”와 같은 강의 요청과 감사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국립대 중에서는 강원대가 가장 많은 강의 공개를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강원대가 올린 강의 공개는 71개. 이는 서울대가 공개한 42개의 강의 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강원대 교수들이 강의만큼은 자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의 공개 면면을 살펴보면 ‘생활 속의 법률 지식’·‘데이터 통신’·‘공학 경제’ 등 연구중심대학답게 다양한 전공의 강의를 공개하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강의는 ‘김창환 교수의 DMZ 이야기’로 16강의에 걸쳐 골고루 높은 클릭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학 이태원 교무처장은 “교수학습개발원에서 강의 방법 개발을 위해 따로 워크숍까지 개최 한다”며 “일부 발생하는 문제점을 보완 후 강의 공개 전면 확대로 시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 대학들의 강의 공개만 한 곳에 모아둔 사이트도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KOCW(http://www.kocw.net) 홈페이지. 이 사이트는 회원가입 절차도 없이 전국 84개 대학, 741개의 강의를 누구나 무료로 볼 수 있어 인기가 좋다. 특히 노벨상·석학 특강과 하버드대·MIT·예일대·스탠포드대·존스홉킨스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 강의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하게 강의만 모아 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한 주간 최고 인기 강의’ 선정과 인문과학·사회과학·자연과학·공학 등 주제 분류별 강의를 나눠, 공부하고 싶은 전공 강의를 한 눈에 찾아 볼 수 있게 꾸몄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오성택씨는 “대학 강의 공개를 보기 위해 접속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하루 평균 접속자 수가 2만 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MIT는 2100개의 과목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일본의 도쿄대도 총장 강의만 50만 건 이상의 접속률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 대학처럼 국내 대학들이 최근 강의 공개를 앞 다퉈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강의의 질 때문. 대학들이 강의 공개를 실시하면서 강의의 질과 대학 경쟁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박종희 울산대 교무처장은 “강의실에서 학생들만 데리고 강의하는 것 보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강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를 보다 철저하게 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자연스럽게 강의의 질을 높이면서 대학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한국대학신문_ 2010년06월10일]
http://www.unn.net/news/detail.asp?nsCode=62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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