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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10.19 | 조회수 : 966

제목 : [07.10.19]구글의 `창조적 인재론` … 모두가 검은모자 쓰더라도 흰모...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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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중간에 위치한 마운틴뷰.이 도시 앰피씨어터 파크웨이 거리에는 실리콘밸리의 상징으로 부상한 구글이 9개 블록에 걸쳐 넓게 포진해 있다.

지난 3일 오전 10시.구글의 본부 기능을 하는 ‘앰피씨어터 파크웨이 40-43번 빌딩’내 메인 카페테리아에서 열린 ‘분기 전략회의’자리.수백명의 ‘구글러’(googler) 앞에 등장한 구글 공동창립자이자 CEO인 세르게이 브린의 복장은 외부인의 눈을 의심케 했다.브린 사장은 땀에 흠뻑 젖은 사이클복을 입고 나타나 향후 3개월간의 목표와 전략을 직원들과 논의해 나갔다.

전세계 인터넷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파고있는 구글의 인재 아이콘은 바로 무한의 자유에서 잉태되는 창의였다.이날 세르게이 브린의 복장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구글러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상당수 직원들도 반바지 차림이었다.

인력담당 임원을 겸하고 있는 스테이시 설리번 CCO(사내문화 담당 최고임원)는 “직원들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비(非)전통적’(non-traditional)이고 ‘유연한’(Flexible) 사고를 갖게 하는 게 핵심 지향점 중 하나”라고 말했다.“모두가 검은 모자를 썼을때 흰 모자를 쓰는 사람이 구글러의 표상”이라는 것.

실제 7000여명이 근무하는 실리콘밸리 구글 본사에는 전통적인 개념의 R&D(연구개발)센터가 따로 없다.출퇴근 시간도 자유다.만약 병원 약속 등으로 집에서 일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되면 재택 근무를 하면 그만이다.무선인터넷 시스템을 갖추고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샌프란시스코에서 실리콘밸리 남쪽 끝 산타크루즈까지 운행되는 셔틀버스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출근 이후 시간 활용도 자유롭다.지난 3일 구글 본부 앞 모래밭에서는 점심시간이 훨씬 지난 오후2시경까지 6명의 직원이 민소매와 반바지 차림으로 비치발리볼을 즐기고 있었다.모래밭 옆에 앉아있는 검정색의 큰 개에 대해 묻자 홍보담당자인 에일린 로드리게스는 “집에서 기르는 개와 함께 근무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전했다.

뿐만아니라 본부 건물안에는 200여평 가량의 헬쓰장에 50여개의 런닝 및 사이클 머신과 함께 웨이트 트레이닝 장비가 빼곡했다.건물 곳곳에 설치된 간이 카페에서는 커피와 다양한 식음료로 제공되고 5명의 의사와 이발소,마사지장도 따로 마련돼 있었다.

구글의 이런 ‘자유와 창의’정신을 업무와 연결시킨 것은 바로 업무시간의 20%를 개인 관심사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20% 프로젝트’다.엔지니어 등 모든 직원들은 팀장에게 개인 관심사를 알린 뒤 1주일에 하루는 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다.다소 황당할 수 있는 주제도 흔쾌히 수용된다.화성 탐사선 개발을 연구하고 싶다면 회사에서 관련 전문가까지 초청해 준다.아시아태평양지역의 엔지니어링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크리스틴 홍은 “이런 개인 연구가 사내 통신망을 통해 동료들과의 공동 연구로 이어지고 결과물도 적지않다”고 말했다.

실제 G-메일,구글뉴스,구글툴바,‘오구트’서비스(한국의 싸이월드와 비슷) 등은 바로 ‘20%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성과물이다.또 인터넷TV 휴대폰 하이브리드카 바이오 등의 신사업 진출도 추진중이다.구글은 별도 R&D센터를 두고있지는 않지만 7000여명의 본사 직원 모두를 창의적인 R&D 요원으로 키워내고 있었다.

구글의 직원 평가는 엄격하면서도 독특하다.6개월에 한번씩 이뤄지는 평가는 상사가 아닌 동료들간에 이뤄지는 ‘피어(peer) 리뷰’다.자신이 평가자를 지명할 수도 있지만 ‘특정 시스템 개선으로 성능이 10% 이상 좋아졌다’는 식의 구체적인 평가가 요구되기 때문에 대부분 같은 팀 동료를 중심으로 5-10명이 평가자가 된다.한국에서 대기업과 벤처기업 등에서 일하다 지난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구글에 합류한 안정호 박사는 “연구활동이 매우 자유롭고 평가시스템도 훨씬 더 정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한마디로 ‘구글은 엔지니어들의 천국’(크리스틴 홍)이었다.

실리콘밸리 남단에 위치한 새너제이.이 곳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는 창의적인 인재 발굴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특히 전세계 소프트웨어 개발기지로 자리잡은 인도에서 대대적인 인재 발굴을 준비중이었다.현재 시스코가 인도에서 확보하고 있는 엔지니어수는 3000여명.이를 향후 3-5년 안에 10만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인도 방갈로르에 초대형 ‘개발조직’(CDO)구성에 들었다.이미 윔 엘프링크 부사장(최고 글로벌 담당 임원)이 현지로 파견됐으며 최근엔 인력담당 부사장도 방갈로르로 날아갔다.

자체 엔지니어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체계적이다.입사 직후 초보자를 위한 과정(CCENT)과 중급자 과정(CCNA)을 거치고 나면 CEP(지속 교육 프로그램)라는 고급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이 과정을 통과한 엔지니어들은 네트워크 분야와 관련해 고수가 됐다는 의미로 명함에 ‘CCIE’라는 직함을 새겨넣게 된다.이어 사내 사이버대학인 시스코대학 등을 통해 보안 비디오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보다 세분화된 전문 분야를 공부를 할 수 있다.시스코가 직원들의 학습과 성장을 위해 교육에 쏟아붇는 돈은 예산의 11%에 달한다.마크 머스그로브 글로벌PR 매니저는 “시스코는 인도 등 급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에서 현지에 적합한 인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후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내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브릭하우스(Brickhouse·벽돌집)라는 별동대 조직을 올해부터 운영중이다.브릭하우스는 서니베일 야후 본사에서 60km 떨어진 곳에 마련하고 건물에 야후 로고도 붙이지 않는 등 차별화 전략을 쓰고있다.야후는 이 조직을 통해 우수 인재를 수혈하는 한편 참신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새너제이·마운틴뷰(캘리포니아)=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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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입력: 2007-10-11 18:03 / 수정: 2007-10-1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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