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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03 | 조회수 : 3125

제목 : [글로컬 오디세이] 유럽연합, 북극의 눈물 닦아줄까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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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서 오랜 시간 북극은 미지의 땅이었다. 16세기에 들어서야 북극에 대한 탐험이 본격적으로 이뤄졌으며 북극 지역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과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북극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잠재력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북극은 다양한 생물자원을 기반으로 지구생태계의 균형과 변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이며 천연가스, 석유 등을 포함한 에너지 자원과 풍부한 광물자원이 존재하는 지역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빙이 가속화되면서 북극은 자원 확보와 북극항로 개척과 같은 해양영토 확보 경쟁의 주 무대로 떠오르고 있으며 북극 개발을 위한 과학연구와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북극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지경학적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오랫동안 북극에 관여해 온 유럽 또한 이러한 관심에서 예외가 아니다. 유럽은 국제사회의 북극지역 협력을 지원하고 이 지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 해결에 직접적인 참여 주체로 활동하고 있다. 

1996년 북극 관련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간 협의기구인 북극이사회 회원 8개국 중 북유럽 3개국(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옵저버 13개국 중 6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폴란드)이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며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영국, 스위스 역시 북극이사회에서 활동하는 주요 유럽 국가들이다.

또한 유럽 국가들은 북극이사회 활동 이외에도 북극 지역의 기후변화에 관한 환경 문제, 북극의 소수민 보호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협력 활동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유럽 내부의 공동정책과 전략의 측면에서 EU는 2004년 EU 근린정책 수립 이후 ‘북방지역’이라는 범주 안에서 북극 지역의 문제들을 다뤄왔다.

대표적으로 EU는 2008년 11월 ‘유럽연합과 북극지역'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하면서 북극지역에 대한 유럽의 역할과 정체성을 공식적으로 표현했고, 이후 2016년 4월 북극지역에 대한 EU의 통합정책을 발표하면서 기후변화와 북극환경 보호, 북극과 인접 지역에 대한 지속가능 개발, 북극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했다.

또한 같은 해 6월 EU 글로벌 전략을 통해 북극지역에서의 협력을 지역 협력 질서의 한 축으로 포함시키면서 대외전략의 우선순위로 설정했다. 이렇듯 EU는 대북극 전략과 정책을 실행함에 있어 주로 환경, 인권, 공적개발원조 등 연성적 접근을 바탕으로 한 다자주의 방식을 활용해왔으며 기후변화, 섬 관리, 지역, 사회, 교육, 문화 정책 등 다양한 정책들을 통해 북극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왔다. 

그러나 2021년 10월 13일 EU가 발표한 ‘새로운 북극전략’은 기존 EU가 추구해온 전략과 정책 기조보다 한발 더 나아간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공동문서는 북극지역에 대한 유럽의 주요 관심사인 기후변화와 지속가능한 개발, 그리고 다자주의 협력을 다루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으나 북극을 지정학적으로 접근해야하는 지역임을 강조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 EU는 북극을 국제협력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으로 유럽이 책임을 가지고 개입해야 하는 지역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에 따라, EU는 글로벌 외교의 측면에서 북극에 대한 개입을 높이기 위해 그린란드 누크(Nuuk)에 사무국을 설치할 것을 밝혔으며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자원의 관리의 측면에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중경쟁과 갈등 상황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지난해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 세계는 갈등과 협력 사이에서 각국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갈등보다는 협력의 공간으로 인식됐던 북극 지역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시기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을 포함한 주요 강대국들이 모두 북극의 자원과 항로 활용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EU의 새로운 북극전략이 기회가 될 것인지 도전이 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09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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