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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3.06 | 조회수 : 4805

제목 : 2013년 통번역대학원 한영과 번역전공 합격수기 (09 김OO) 글쓴이 : 영어통번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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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한영과 번역전공 입학시험 수기

 

김OO

 

1. 시험유형

 

# 1차 필기시험

1차 시험은 총 두 시간으로, 한 시간은 한-, 한 시간은 영-한 기사 요약을 합니다. (중간에쉬는 시간이 있습니다.) -, -한 각각 두 지문씩 총 네 지문을 요약해야 하고, 한 지문의 길이가 대략 한 장에서 한 장 반 정도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문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신문 기사, 특히 사설과 칼럼 같은 종류의 글이 많이 나오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한 시간 내에 두 지문을 요약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한 지문 당 빠르면 20, 최대 25분 정도씩 잡고 문제를 풀어야 오탈자 검토라도 할 수 있습니다. 시험날에는 압박감이 심하기 때문에 평소에 하지 않는 실수가 나오거나, 혹은 허둥지둥하며 지문 자체에 몰입을 하지 못하여 시간을 공연히 소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 연습 환경에서는 20분 내에 지문 요약을 하는 습관을 들이시면 좋을 듯합니다.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정확성입니다. 채점의 세세한 기준은 파악할 수 없지만, 문장 자체가 세련되었더라도 오역이 발생하면 당연히 곤란하겠지요. 비교적 쉬운 말로 풀어내는 한이 있더라도 지문의 요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문장의 숙련도는 그 이후의 판단기준이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고유명사(기관명, 직업 이름 등)의 경우, 기억이 나지 않아 엉성하게 만들어내도 점수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글의 구조는 미괄식보다는 두괄식이 풀어내기 수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번역전공 시험의 경우 써야 할 분량에 한도가 없었습니다만, 보통 열 줄에서 열 다섯 줄 이내가 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당히 짧은 양이기 때문에 서두에서 먼저 주제문 형식으로 글의 논지를 제시하고 그 다음에 지문에 나왔던 중요한 예시나 근거들을 나열하는 방법이 쓰기도 쉽고 읽기도 깔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어디까지나 요약이기 때문에, 열 줄 이하라고 하더라도 중요한 내용을 담아냈다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정말 극단적으로 분량이 적으면 또 곤란하겠지요. 그 때 그 때 지문의 길이와 구조에 따라 유연성 있게 대처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 2차 필기시험 

2차 시험 역시 두 시간 동안 진행이 됩니다. 한 시간은 한국어 작문, 다른 한 시간은 B 언어(영어가 되겠지요) 작문 시험을 치릅니다. 작문이라고 해서 무조건 주제를 주고 글을 써내려 가는 것이 아니라, 1차 시험과 비슷하게 기사문을 보고 그에 따른 자신의 견해를 제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한국어 작문, B언어 작문 각각 한 지문씩). 한국어 작문의 경우 영어 지문이 나오고, B 언어의 경우 한국어 지문이 나옵니다. 이번 입시에서는 두 작문 시험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우선 한국어 작문에 출제된 영어 지문은 명료한 글쓰기 방법에 대해 논한 글이었는데, 이 지문을 보고 요약을 한 뒤에 자신만의 글쓰기 방법을 제시하라는 문제가 제시되었습니다. 지문 자체의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오히려 당황하게 되는 시험이었습니다.

 

반면 B언어 작문에 출제된 한국어 지문의 난이도는 조금 높은 편이었는데, 문제 자체도 한번 꼬아져서 나온 것으로 보였습니다. ‘가정 폭력 사건에 대해 경찰이 조기 개입을 해야 한다.’ 는 논지의 한국어 지문을 보고 이에 반론하라는 식으로, 아예 응시자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은 배제하고 어느 한 쪽 입장만을 선택하게끔 해두어서 조금 난감했습니다. 이 문제의 경우 굳이 요약하라는 말이 없었지만, 지문의 견해에 동의하는 입장으로서 그 반대 의견에 대해서는 솔직히 쓸 말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우선 기사의 내용을 대 여섯 줄 분량으로 요약하고,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나는 이에 반대한다는 식으로 전개 방식을 잡았습니다.

 

# 2차 면접 

번역 전공의 2차 시험은 작문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필기를 본 다음날 바로 교수님들과 면접을 하게 되는데, 통번역 전공 시험의 통역 면접과는 달리 인성면접에 가까운 형태로 진행이 됩니다. 자기소개를 한 뒤 거의 15분 내지 20분 간 질문 공세를 받게 되는데 대부분 학부에서 어떤 공부를 했는가’, ‘통대 지원 목적이 무엇인가’, ‘해외 체류 경험이 있다면 어떤 것을 배웠는가’, ‘관심있는 번역 분야가 무엇인가, 취업 인터뷰와 유사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면접관은 총 세 분이시고 그 중 두 분이 한국인 교수님, 한 분이 외국인 교수님인데, 한국인 교수님들이 한국어로 질문하시면 한국어로, 외국인 교수님이 영어로 질문하시면 영어로 대답하면 됩니다. 가끔 외국인 교수님과의 대화 도중 한국인 교수님들께서 영어로 끼어드실 때도 있습니다만 그 때도 차분하게 영어로 대답하면 됩니다. 교수님들은 최대한 지원자들의 말을 잘 들어주시려 하기 때문에 너무 긴장하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좀 더 매끄러운 대답을 위해서 본인이 어떤 질문을 받을 것인지, 또 어떻게 대답할 것인지 미리 생각해두는 것도 한 방법일 듯합니다.

 

 

2. 공부 방법

공부 방법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편차가 있기 때문에, 제가 택한 방식이 절대적인 것은 아님을 우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번역 전공 시험에 대한 지식이 전무한 상태여서 4학년 초기에는 우왕좌왕하면서 기계적으로 스터디를 했을 뿐이지만, 1기 선배님의 조언도 듣고 개인적으로 궁리한 끝에 나름의 방침을 정하여 여름방학부터 집중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글쓰기 스터디 두 개를 제외하고 남은 시간은 오롯이 저 자신의 공부에 투자했고, 영자 신문 한 개와 한국어 신문 하나를 매일 읽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하다 보니 한국어 신문은 속도가 붙는데 영자 신문은 좀처럼 다 소화할 수가 없어서, 목표를 조금 하향 조정해 1주일에 세 개 정도를 보는 것으로 했습니다. 사회적으로 한 이슈가 생기면 그것이 단 하루 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고두고 회자되기 때문에, 영자 신문을 하루 이틀 거르더라도 한 이슈와 관련해 자주 사용되는 표현들을 숙지하는 것 자체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대신 한국어 신문은 꾸준히 읽어서 이슈의 진행 방향을 머릿속에 그려두었습니다.

 

4학년 1학기 때 통역 수업을 들으면서 제 스스로가 collocation과 자연스러운 문장 구조를 만드는데 취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여름부터 시작한 공부에서 제가 가장 역점을 두었던 부분은 통문장 암기였습니다. 단순히 좋은 단어들을 매일매일 외우고 잊어버리는 것보다, 문장 전체를 암기하게 되면 숙어 표현이나 영어식 문장 구조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신문 기사에서 좋은 구절을 모아 외우는 것도 좋고, 사전의 예문 등을 외우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러운 공부 습관이었고 통대 입학한 지금도 꾸준히 유지하려고 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실전 연습에 관해 간략히 얘기하자면, 저는 시험 한 달 전에 부랴부랴 하루에 영한, 한영 한 세트씩 요약하는 연습을 했었지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그랬는지 오히려 생각만큼 좋은 요약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시험 두 주 앞에는 거의 공황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글쓰는 연습, 특히 시간에 맞춰 요약하는 연습을 조금 오랜 기간을 잡고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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