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새로운 논란이 제기되었다. 밝혀진 바에 따르면, UNRWA는 테러리스트와 동조자로 가득할 뿐만 아니라 정세에 어두운 순진무구한 해외 기부자들에 의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UNRWA가 존재하는 주요 목적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지속시키는 것일 수 있다는 점이다.

UNRWA는 표면적으로 고위 기관의 관리하에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자체적 운영 기구이다. 이것은 레바논을 비롯한 이웃 아랍 국가가 팔레스타인 난민 흡수를 잔인하게 거부했고, 그들에게 시민권뿐만 아니라 일자리조차도 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쿠웨이트는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수일 만에 추방하기도 했다. 대부분 난민은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찾았으나, 팔레스타인인만 예외다. UNRWA는 그들이 이스라엘의 정당성을 퇴색시키고, 그들의 후손이 언젠가는 ＇귀환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는 환상을 좇도록 팔레스타인인을 영원한 난민으로 남도록 만들고 있다.

필립 라차리니(Philippe Lazzarini) UNRWA 사무총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에게 엄중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UNRWA가 가자지구에서 수백 명의 하마스 조직원과 동조자를 고용한 사실을 몰랐다면, UNRWA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가？ 또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책임질 필요가 없는 것인가？ 어느 경우이건 UNRWA의 심각한 태만과 암묵적 동조를 뜻하므로 당장 폐지되어야 함을 증명할 뿐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은 해결 불가한 문제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세계에서 유일한 영구 난민으로 전락한 이상, 이 분쟁은 해결될 수 없다. 평화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전락한 UNRWA는 폐지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추었다.

그러나 UNRWA를 옹호하는 입장도 있다. UNRWA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할 수는 없으나, 수십 년간 뚜렷한 해결책이 없을 때도 많은 상황에 대처하였고 팔레스타인의 유일한 대리자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또한 팔레스타인에 식량과 수입을 비롯한 구호물자를 지원하는 준국가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오늘날 UNRWA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뿐만 아니라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의 팔레스타인 난민 캠프의 구심점이며 교육, 의료, 사회사업, 직업 훈련 등을 제공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난민이 경제적 고통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근간이 된다. 그러므로 UNRWA를 폐지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배신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UNRWA가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테러리스트 조직과 동조자와의 연관성,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지속에 대한 기여, 자금 운용의 불투명성 등과 같은 논란으로 인해 국제 사회에서의 신임을 잃은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에 따라 UNRWA라는 기구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급진적이며 극단적이기에 우려스럽다. UNRWA가 팔레스타인 난민의 생존과 복지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해결책을 통해 UNRWA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UNRWA 내부에 강력한 감시와 감사 체제를 도입하여 테러리스트와 동조자의 고용을 방지하고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UNRWA에 대한 국제적인 재정 지원은 효율적인 프로그램 운영 및 테러로부터의 보호를 위한 엄격한 조건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UNRWA는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하여 팔레스타인 난민에게 귀환에 대한 헛된 희망만 줄 것이 아니라, 이웃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국적 및 시민권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자립과 사회적 통합을 촉진해야 한다. 더불어 국제사회는 UNRWA와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지속하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출처: “Abolish the U.N.’s Palestinian Refugee Agency”, The New York Times, Jan 30, 2024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4.1.30 (검색일: 2024.4.19)

출처: “Don’t Give Up on UNRWA”, Foreign Policy", Mar 29, 2024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4.3.29 (검색일: 202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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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