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156258337

작성일 : 21.06.02 | 조회수 : 1439

제목 : 19년 2학기 KOTRA 가나 아크라 무역관 현장실습 후기 - 김소정 학우 글쓴이 : 아프리카학부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아프리카학부 학우분들, 안녕하세요남아프리카어전공 17학번 김소정입니다좋은 기회로 학부 홈페이지에 2019-2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아크라 무역관으로 현장실습을 다녀온 경험을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1.   솔직한 지원 동기

3학년이었던 저는 학점인정을 받되 학교생활 외의 특별활동을 하고 싶어 영어권/일본 교환학생, 아프리카학부 7+1, KOTRA 인턴 등을 알아보았습니다교환학생 프로그램의 경우 제 어학성적보다 높은 TOEFL 수준을 요구해 더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고, 7+1 프로그램은 학비를 포함한 체류비가 한국보다 훨씬 컸습니다. KOTRA 인턴은 TOEIC 성적을 요구하고 매달 체류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제 현실적인 상황에 딱 맞는 찬스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1학기에 교환학생과 KOTRA 인턴을 같이 준비했고, 더 이른 시기에 모집했던 KOTRA 인턴에 지원하여 아크라 무역관에 파견되었습니다. 아크라 무역관을 선택한 이유는 ‘가나가 아프리카학부 수업에서 배워보지 않은 국가였고, 영어가 공용어이며 국민들의 영어 교육열과 영어구사 수준이 아프리카 내에서 비교적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2.   지원 과정

2019-2 한국외대에서 아프리카에 지원 가능한 무역관은 4개(케냐 나이로비, 탄자니아 다레살람,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가나 아크라)였으나 다음 2020 상반기의 경우 1개로 줄어들었습니다. 지원 가능한 무역관은 상반기/하반기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꼭 염두에 두시고 지원하시기 바랍니다.  후임분은 한양대에서 파견되었습니다.
지원 가능한 KOTRA 무역관 리스트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을 위한 리스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지역에 걸쳐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무역관에서는 TOEIC 성적(800~900 이상까지 다양합니다)과 현지의 공인어학성적을 요구합니다. 현지상황과 치안에 따라 남성만 지원 가능하거나, 국제운전면허증 소지자만 지원 가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원 공고는 2019-2 기준 기말고사 1-2주 전에 올라왔었는데, 2020-1에는 1달 전에 올라왔습니다. KOTRA 인턴을 고려하신다면 적어도 1-2학기 전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셔서 원하는 무역관에 지원가능한 어학성적 또는 자격증, 자기소개서 등을 미리 준비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아프리카지역 무역관 기준으로 TOEIC 850~900 이상을 요구했고 아크라 무역관은 850이었습니다. 지원기간이 기말고사 시험기간과 종강 사이에 걸쳐져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서를 포함하여 이력서를 쓰는 데 정말 힘들었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으로 2번에 걸쳐 서류를 제출하고, 종강 후 1주 뒤에 합격/불합격이 결정되고 인성검사까지 통과하면 KOTRA 인턴 합격입니다!

 

3.   출국 준비

KOTRA 인턴을 준비하고 한국에 오기까지 총 6개월 중 가장 힘든 순간을 꼽으라면 출국 준비였을 겁니다. 가나 비자 발급과정에서 요구하는 것도 많고 누락되는 것도 많고 돈도 많이 들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일단 합격 발표가 나면 해당 무역관 관장님께 연락부터 드려 비행기 일정을 조율하고, 비행기 티켓을 발급해서 초대장을 발급받습니다. 그 동안 여권사진도 찍고 황열병 예방접종도 받고 진로취업지원센터 가서 추천장도 받습니다. 내 명의로 된 통장에 $5,000가 있다는 은행 잔고증명서까지 발급받으면 비자 발급에 필요한 서류 준비 끝입니다! 주한가나대사관의 경우 운영시간이 제한적이고 비자 발급이 한 번에 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비용을 더 내고 비자대행업체를 이용했습니다.

가나에 가기 전에 그 동안 미뤄왔던 치과 치료나 예방 접종을 최대한 완벽하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말라리아 예방약은 사오지 마세요! 안 사와도 전혀 문제없고, 예방약의 부작용이 심해서 5개월 장기체류에는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에 없는 말라리아 진단키트와 약은 가나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말라리아 예방약 대신 평소에 먹는 약을 많이 챙겨오세요. 저는 평소에 잘 체하고 두통이 심한 편인데 두통약을 넉넉히 사와서 잘 지낼 수 있었습니다.

이전에 인턴 또는 영어권 체류 경험이 없다면 영어 공부특히 비즈니스 영어 공부를 하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급하게 전화영어로 2주 공부하고 비즈니스 영어책을 들고 왔지만 1달 내내 가나식(?) 영어를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 많이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유의 억양이 있더라고요. 대부분의 업무는 한국어로 진행되지만 전화응대, 현지직원과 대화할 때, 무역관 출퇴근 이후 모든 시간에는 영어를 써야 합니다. 초반에 영어공부 더 하고 올걸 하면서 힘들게 지냈는데, 지내다 보면 저도 모르게 현지인처럼 영어를 하게 됩니다.

 

4.   인턴 업무

아크라 무역관에 한국인은 관장님과 저뿐입니다. 현지직원 4명이 업무를 보조하지만(영어만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업무는 한국인이 합니다… 1인 무역관 특성상 관장님 혼자서 고객의 소리 응대와 공문 발송, 보고서 업무 등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턴이 KOTRA 무역관별 해외시장뉴스/보고서 작성목표를 보고 적정시기에 맞춰 다양한 분야의 글을 작성해야 합니다. KOTRA 해외무역관 현장실습생은 크게 리서치/마케팅 담당으로 역할분담을 하지만 아크라 무역관 현장실습생은 리서치 업무를 중심으로 하되 마케팅 업무는 관장님 부재 시 수행합니다. 

가장 중요한 업무는 해외시장뉴스입니다. 보통 2주에 1개의 기사를 업로드하고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Word에 초안 작성  관장님 검토  수정 후 해외시장뉴스 관리자화면에서 보고서 작성  관장님 결재  본사 결재  해외시장뉴스 홈페이지 게재
경제·무역통상·규제, 투자·진출, 현장·인터뷰, 기고, 트렌드, 상품DB, 국별 주요산업 중 가나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고려하여 주제를 정하고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해외시장뉴스 이외에 국가통계, 경제산업전망, 국가정보국별진출전략, 북한-가나 정보, 월간 뉴스레터, 전시회 정보, 해외출장자료 등 가나와 관련된 정보를 직접 작성하여 업데이트합니다. 제가 아크라 무역관에서 작성한 해외시장뉴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가나 O2O산업 동향
(2019-09-03)나 원예·화훼 박람회(GGFS 2019) 참관기(
2019-09-19)사례로 알아보는 가나 무역 사기(
2019-10-16)가나 가발시장동향
(2019-10-23)KOICA 의사에게 직접 듣는 가나 의료산업(
2019-11-15)가나 산업 개관(
2019-12-11)[기고]가나에서 전하는 취업이야기(
2019-12-13)성장하는 가나 승차공유서비스 동향
(2019-12-23)가나 건설업 정보(
2019-12-23)가나 신재생에너지산업(2019-12-27)

 

5.   좋았던 점

가나가 저에게 주었던 가장 큰 선물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울 점 많은 관장님과 함께 지내면서 직장 내 사회생활, 업무 프로세스, 인간관계 등 많은 것을 터득했습니다. 관장님께서는 일일이 터치하기보다는 김소정 씨 하고 싶은 대로 진행해 마인드로 믿고 맡겨 주셔서 보고서 작성이나 취재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관장님 덕분에 미생 윤태호 작가님도 만나 뵙고, 대사님도 뵙고, 가나 에너지부 행사에도 참석하고, 가나에서 사업하시는 교민분들도 뵙고… 쓰다 보니 관장님 칭찬밖에 없네요. 마지막 근무일에 현지직원들이 저에게 옷, 가방을 선물해준 것도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소중했던 한국인 청년들! 7+1 프로그램으로 온 아프리카학부 선배님 동기뿐만 아니라 KOPIA 연구원 언니, 굿네이버스와 월드비전 분들 지금까지 연락할 정도로 애틋합니다.

아프리카를 여행한다는 게 사실 저에게 크게 와 닿지 않았었는데, 5개월 동안 서아프리카 3개국(가나, 토고, 상투메 프렌시페)을 여행하고 나니 왜 아프리카를 여행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학부 수업에서 배웠던 서아프리카가 전부라고 계속 생각했다면 후회했을 정도로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다양한 언어권을 접하며 느꼈던 점은 ‘우리가 알고 있는 아프리카는 훨씬 더 다채롭고 에너지 넘치는내가 계속해서 배우고 싶은 곳이구나였습니다. 가나에서의 경험이 제 인생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6.   힘들었던 점

업무 자체에서는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았는데, 생활하면서 일어나는 문제들로 힘들어 했습니다. 정전, 단수, 벌레(바퀴벌레개미)는 일주일에 한 번씩 돌아가며 일어났습니다. 특히 항상 덥다 보니 개미는 아무리 치워도 항상 꼬였고 모기도 매일 물렸어요. 그리고 아프리카라고 해서 물가가 싸지 않습니다. 솔직히 제가 한국에서 썼던 돈 이상으로 썼던 것 같아요. 특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주시설의 경우 살 만하다 싶은 원룸~투룸이 월 100만 원 이상입니다. 저는 월 $500 원룸에서 지냈는데 창문에는 도마뱀이 있고 귀여운 고양이가 쓰레기 봉투를 매일 터뜨렸어요. 집주인 아주머니와 월세와 관리비 문제로 자주 갈등이 있었고, 다른 한국인 분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외국인은 돈이 많고 어차피 돈을 낸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황당했습니다. 

 

7.   조심해야 할 점

치안 문제와 병원 문제입니다. 저는 다행히 아무 문제없이 한국까지 잘 왔지만, 가나에 계셨던 몇몇 한국인들 중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강도를 당한 분들이 계셨어요. 가장 위험한 행동은 혼자서 저녁에 같은 거리를 다니는 것입니다. 출퇴근이나 운동 모두 단독행동은 반드시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같은 숙소에 한국인 분들이 계셔서 도보 2분 거리 식당도 밤에는 같이 다녔습니다.
가나 의료체계와 의료수준이 한국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아크라에 파견된 한국인 의사가 두 분 계시는데, 아크라 병원에 가기 전에 두 분께 연락을 먼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말라리아의 경우 반드시 약국에서 진단키트로 미리 진단을 해보고 최대한 빠르게 치료해야 후유증 없는 완치가 가능합니다. 인턴 기간 동안 건강히 지내는 게 가장 큰 일이라고 생각해요.

 

8.   남기고 싶은 생각

KOTRA 해외무역관 현장실습생은 한국외국어대학교 TO가 60% 이상일 정도로 한국외대 학생으로서 메리트가 크고, 또 도전가치가 충분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크라 무역관은 오히려 1인 무역관이라는 점이 제가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폭을 넓혔던 좋은 장이었습니다. 이후 지원과정에서 파견 무역관을 고민할 때 이 부분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전에 교수님께 7+1 관련해서 면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아프리카 말고 미국이나 일본에서 아프리카학을 공부하고 오는 건 어떨까요라는 질문에 교수님께서는 너가 하고 싶다면 그래도 되지. 하지만 아프리카의 향기를 맡아보는 게 너에게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될 거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녀오고 나니 왜 교수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저는 인턴이든, 7+1이든, 여행이든 어쨌든 아프리카를 한 번은 꼭 다녀오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동안 배웠던 아프리카와는 또다른 아프리카를 만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에 간 경험은 여러분 대학생활의 일부가 아니라 그 이상으로 여러분에게 큰 영향을 미칠 거라 자신합니다. 사실 가나에서 지낼 때에는 이 여유를 잘 실감하지 못했는데, 한국 오니 가나에서 지냈을 때의 제 모습, 그리고 그 향기를 그리워하게 되더라구요. 제 글 말고도 다양한 학우분들의 후기를 읽으며 아프리카의 여러 향기를 즐기셨으면 합니다.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