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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5.27 | 조회수 : 213

제목 : [EMERiCs - 전문가오피니언] 라트비아 온-오프라인 도박산업: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특수상황과 향후 전망 글쓴이 : EU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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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EU연구소 선임연구원 서진석 

‘노름판에 사흘 붙어 앉으면 신령도 돈을 잃는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도박은 인류 역사 내내 우리 곁에 존재했던 병폐로 알려져 있고 시대를 막론하고 모든 사회가 겪고 해결해야 할 폐해 중 하나이다. 2020년도에 시행된 연구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도박과 관련된 문제를 겪고 있는 비율이 각 국가 인구대비 약 0.1~5.8%에 이를 만큼 광범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1)


2020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제한을 동반하면서 재택근무, 원격학습, 자가격리 등으로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증가시켜 일반인들의 일상생활에서 온라인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아지게 되었다. 온라인 서비스의 증가와 다변화로 인해 우려되는 것이 바로 비디오게임과 인터넷 중독 현상이다. 이러한 현상이 자연스럽게 온라인 도박으로까지 이어져 중독자의 증가와 지하 경제의 활성화로도 이어질 수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더 많아질수록 온라인 도박에 할애하는 시간과 비용이 증가하게 된 것과 맞물린다. 이러한 현상은 발트3국 중 하나인 라트비아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라트비아의 도박산업은 2021년 현재 국내총생산(GDP)이나 경제규모에 비교해 볼 때 서유럽과 비견될 정도로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지는 않는다. 라트비아 내에서 도박관련사업을 감시하고 도박중독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된 ‘사행사업관리청(Latvijas Republikas Izložu un azartspēļu uzraudzības inspekcija)’의 자료에 따르면 라트비아 GDP에서 도박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 남짓이며, 2021년 3월 기준 도박사업과 직접 연관된 일자리 수는, 코로나19로 인해 크게 줄어들어 약 2,889개 정도이다. 그러나 역사, 문화적 차원에서 라트비아 관광에서 카지노 산업이 지니고 있는 의미는 제법 크다. 


도박과 향락의 도시, 리가

라트비아 공화국의 수도인 리가는 한자무역동맹 시절 발트해의 무역 거점지로 발전하면서 강성한 항구도시로서의 명성을 유럽 전체에 드높였고, 소련 시절에는 전체 소련연방에서 가장 개방적이고 서구화된 도시라는 이유로 많은 소련인들이 찾기를 꿈꾸는 도시였다. 냉전 시절에는 소련 내 몇 군데의 특수관광지구를 제외하고는 도박 자체가 금지되어 있었지만 당시 이웃들끼리 맥주나 소액 판돈을 걸고 도미노나 카드놀이를 할 수 있는 지하 사설 도박시설은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고 소련 전역의 ‘타짜’들이 모이는 대규모 카지노 대회가 암암리에 열리기도 했을 만큼 소련 정부의 금지 정책에도 불구하고 확률에 기댄 돈벌이에 유혹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수법은 어김없이 존재했다. 라트비아에서 서구의 화려한 카지노가 처음 등장한 것은 라트비아의 독립선언 직후인 1990년 여름이다. 소련의 프로파간다를 전달하는 영화관이었던 ‘공산당청년(komjaunietis)’이 카지노로 개조되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도 상당히 상징적인 사건으로 손꼽힌다. 


그 후로도 라트비아에서 도박산업은 새로운 변화의 국면과 함께 꾸준한 발전을 이루어 1990년대 후반까지 거리 곳곳에 다양한 규모로 자리잡은 카지노는 리가의 야경을 대표하는 풍경 중 하나였다. 2009년에는 당시 리가 시장이었던 닐스 오사코프스(Nils Usakovs)가 시내 한가운데 대규모 카지노 단지를 세워 리가를 ‘작은 몬테 카를로’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대부분의 지역에서 도박이 금지되었던 러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을 중점으로 끌어모으겠다는 취지였다. 중세시절 이름 높았던 발트해 연안의 무역항구도시로서의 명성과 소련 시절부터 이어져 온 개방적 신도시의 이미지가 연결된 장기적 도시 발전 계획의 일환이었으나, 이 포부가 실현되지는 못했다. 


리가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도박 사업과 연결되는 것을 우려하여 이전보다는 많이 정비되기는 하였으나 현재까지도 작은 시골 마을에까지 진출해 있는 중소형 카지노는 라트비아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사실 약간의 음식과 주류를 24시간 제공하는 실내 도박장은 일반적인 추측과는 다르게 도박 자체보다는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시골마을에까지 어김없이 카지노가 들어서는 이유에 대해서 라트비아인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는 지역주민들이 이웃들과 함께 모여 회포를 푸는 곳의 기능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유야 어찌 되었건 곳곳에 확산된 실내 도박장으로 인하여 지역마다 도박중독에 빠진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10년 합법화된 라트비아의 온라인 카지노 산업 역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온라인 카지노 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이유는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관련 시장으로의 관심과 참여가 증대했기 때문이다. 라트비아 사행사업관리청에 등록된 카지노 중 대다수가 인터넷 카지노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으며, 인터넷 카지노의 딜러는 라트비아의 대학생과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거리 중 하나가 된지 오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카지노 업체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플레이어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더 다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한다. 

 

 

2019년 도박산업에 대한 과세 규정이 개정된 이후 슬롯머신 기계 한 대당 매년 5,172유로 (한화 약 700만 원), 카지노 테이블은 한 개에 매년 2만 8,000유로 (한화 약 3천 800만 원)의 세금이 부과된다. 카지노는 시간 제한 없이 영업을 할 수 있다.  라트비아 전체에 300개의 도박장이 운영되고 있고 그중 절반이 수도 리가에 자리잡고 있다.

 

기술 발전과 도박 산업의 성장

라트비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온라인 카지노를 개설하여 세계의 타짜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도박과 관련된 기술이 점차 더 발전하는 것도 관련 연구 개발을 가속화하는 원인이 된다. 인공지능(AI)이나 증강현실(AR) 등의 신기술을 통해 플레이어들은 굳이 오프라인 도박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더 실감 나는 카지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에 발맞추어 라트비아 카지노 업체들에서도 전자도박에 필요한 기반시설들을 현대적인 시스템으로 정비하고 있다. 전 세계 온라인 카지노 플레이어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춘 게임을 세계 어디든 단지 몇 초면 접속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카지노 산업 역시 코로나19의 그늘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불법 온라인 도박 증가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가 번지기 시작했던 2020년 봄을 기점으로 실내 카지노 사업장이 전면 폐쇄되었다. 실내 도박장은 2020년 3월 22일부터 6월 3일까지 1차적으로 폐쇄되었으며 11월 9일부터 현재까지 2차 폐쇄에 들어갔다. 그러므로 현재는 라트비아 전체에서 실내 카지노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외국인들을 위한 몇몇 장소를 제외하고는 없다. 


장소의 특성상 사람들과의 접촉이 필수적인 실내 도박장의 폐쇄는 다른 나라에서도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조치이다. 그러나 라트비아만의 특징적인 점은 같은 1차 폐쇄 기간 동안 온라인 카지노 역시 폐쇄하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온라인 카지노는 4월 8일부터 6월 9일까지 63일 동안 접속이 끊겼다. 그러나 실내 카지노가 2차 폐쇄에 들어간 이후로는 온라인 카지노의 폐쇄조치가 별도로 내려지지 않았으므로 현재 많은 도박 매니아들이 온라인 카지노로 방향을 틀었다. 


2020년 3월 ‘신보수정당 (Jaunās Konservatīvas partija)’, ‘녹색농민연합당 (Zaļo un Zemnieku savienība)’ 등 대표 정당들이 거의 동시에 코로나19 비상시국 동안 온라인 카지노에 대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규제의 명목상 이유는 비상시국 동안에 시민들이 봉착할 경제적 위기를 막고 이를 통해 많은 가정에서의 경제적 상황을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시민들이 비상시국 동안 외출과 통행에 제한이 커지면서 실내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됨으로 인해 인터넷 카지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중독에 이를 수 있는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치권에서 코로나19 제한 조치 기간 동안 온라인 카지노 접속이 증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바탕에는 스포츠 경기와 대면 행사의 금지 등의 영향이 크다.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음악회, 축제 등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스포츠광들과 평상시에는 도박에 관심도 없는 일반인들도 실내 카지노보다 중독성이 더 강한 온라인 카지노에 발을 들여놓게 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라트비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코로나 비상사태 기간 동안 실내 도박장은 물론 인터넷 카지노까지 원천적으로 폐쇄되는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불법 인터넷 카지노 이용건수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수순이다. 


라트비아 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온라인 카지노는 라트비아 전체 온라인 카지노 시장의 35~38%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합법적 온라인 카지노가 폐쇄된 상황에서는 불법 카지노가 더 성행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므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도박장 출입이 전면 금지된 기간에도 전체적인 카지노 이용자의 수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마다 각국의 현실에 맞추어 도박산업의 규제와 관리에 대한 조치가 다양하게 이루어지므로 다른 나라에서는 합법화된 것이라 해도 관리법규가 상이한 라트비아에서는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2019년 한해에만 해도 불법 온라인 카지노는 전체 라트비아 도박시장의 3분이 1을 차지했으며 매출은 대략 3,380만 유로(한화 약 458억 원)로 집계된다. 이는 인근 리투아니아나 에스토니아와 비교해 보았을 때 약 세 배가량 많은 수치다. 

 


 

라트비아 최대의 도박서비스 제공업체 옵티벳 (Optibet)의 대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처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폐쇄하는 것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3) 현재 옵티벳의 서비스 중 단 10%만이 실내 도박장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외는 전부 온라인 카지노로 운영되고 있다. 

향후 전망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라트비아의 카지노 사업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기간 동안 온라인 카지노가 폐쇄된 이후 불법 사이트로의 접속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우려는 단지 세금감소나 중독자 증가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다. 라트비아 국내 온라인 도박이 폐쇄되기 전까지 라트비아 국민들은 비교적 선택의 여지가 좁은 구식의 카지노 서비스만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태 이후 사람들은 더 현대적이고 흥미진진한 사이트에 관심을 넓히게 되었다. 그리고 라트비아인들이 새로 접하게 된 온라인 카지노 사이트는 대부분 라트비아에서는 불법으로 분류된 도메인들이다. 그러므로 온라인 카지노 폐쇄시국은 지나갔지만 외국의 불법 온라인 카지노 서버에 접속하는 사용자수는 앞으로도 큰 변화가 없거나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시의회는 2022년부터 리가 역사지구 내에서 카지노 설치와 운영을 금지하는 규정을 제정하였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리가 구시가지 내에서 실내 도박장의 철거는 카지노업계 뿐 아니라 관광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라트비아의 대표적인 카지노 업체인 페닉스(Fenikss)의 경우 전체 카지노 매장에서 10% 지점의 문을 닫아야 하는 문제를 안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라트비아 사행사업관리청은 현재 라트비아 내 도박장이 지나치게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에 따라 코로나19 상황이 종식되는 대로 카지노 수를 줄이기 위한 본격적인 조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리가의 거리를 밝혔던 화려한 향락의 불빛은 다시 켜지기 어려울 듯 하다. 


* 각주
1) Frontiers in Psychology  "Impact of COVID-19 on Online Gambling - A General Population Suervey During the Pandemic". 0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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