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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4.26 | 조회수 : 731

제목 : 조그라포스 대주교와 함께 알아본‘그리스정교’ 글쓴이 : 정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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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라포스 대주교와 함께 알아본‘그리스정교’

2016-04-19 23:15:55
글 추진희 기자,사 | 92clelia@hufs.ac.kr 조회수 6  댓글 0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한국 정교회에서 동방 정교회를 위해 힘쓰는 사람이 있다. 바로 암브로시오스 아리스토텔레스 조그라포스 교수다.
조그라포스 교수는 한국 정교회 대교구의 대주교이자 우리학교 그불과 교수다.
조그라포스 교수와 최근 종교에서 파생된 다양한 논쟁거리들과 종교인이 가져야 하는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조그라포스 교수님 약력>
·1998년 12월 한국 정교회 소티리오스 대주교의 청으로
한국 정교회에 발을 들여 사목 활동을 시작
·2004년 한국외대 그리스·발칸어과 교수 임명
·2008년 5월 한국 정교회 대주교로 임명


Q. 소티리오스 대주교가 한국에 와서 사목활동을 부탁했을 때 어떤 계기로 그 청을 받았나?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A. 프리스턴 대학교에서 논문을 쓰고 있었을 때 잠깐 동안 한국에 와주면 좋겠다는 소티리오스 대주교님의 부탁을 받았다. 하지만 그때까진 한국이라는 나라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전혀 없었다. 당시 이미 미국 정교회에 남아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깐 동안 한국에 와보니 한국 사람들, 한국 정교회 신자들이 무척 좋았다. 한국정교회의 모습을 보며 내가 이곳에 도움을 줘야겠다는 필요성도 느꼈다. 그래서 공부를 마치면 한국에 와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수직, 캐나다 정교회의 대주교도 요청받았지만 한국에 있고 싶어 모두 거절했다. 지금은 한국이름(조성암)도 만들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Q.많은 사람들이 ‘대주교’하면 엄숙하고 권위 있는 이미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대주교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대주교의 역할은 무엇인가?

A. 대주교로서의 역할은 교수로서의 역할과는 전혀 다르다. 사람들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 가장 우선이다. 정교회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가끔 정교회를 신생 교회쯤으로 안다. 하지만 동방 정교회는 2천 년 전에 설립된 오랜 역사를 가진 교회다. 한 목사로 인해 세워진 것이 아니라 초대교회 때부터 설립된 교회로, 사도 바오로로부터 전파돼 그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 세계의 신약성서는 그리스어로 적혀있다. 신약성서 외에도 초대교회 때의 거의 모든 교회 서적들은 그리스어로 쓰여 있다. 나의 개인적 소망 중 하나는 이런 훌륭한 서적들이 한국 사람들도 접할 수 있도록 한국어로 출판되는 것이다. 나아가 전 세계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의 역할은 이런 중요한 서적들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내면에 어두움을 갖기보단 빛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특히 현대 젊은이들이 어둠 속을 걷지 않고 빛 속에서 살길 바란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어려움을 겪게 되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고 한다.



삶에 있어서 빛과 기쁨,
이 모든 것을
그리스도가 주고 있다.




Q.우리나라에서 동방정교회를 믿는 사람은 극히 일부다.

A. 정교회는 전 세계적으로 큰 교회다. 비록 한국에선 정교회가 다른 교회들에 비해 작지만 이것이 큰 영향을 끼치거나 문제가 되진 않는다. 우리가 중요시하는 것은 양이 아니라 질적인 면이다. 수를 불리기 위한 선교는 절대 하지 않는다. 성서에 ‘직접 와서 봐라’라고 적혀있듯 정교회는 모두에게 열려있다. 사람들이 정교회에 오는 것은 자유이고 믿는 것도 개인의 의지다. 정교를 믿으라고 강요하면서 선교를 하진 않는다.

Q.우리학교 내에서도 특정 종교를 믿도록 강요하거나 같은 종교를 믿지 않으면 배척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에 대해서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A. 한 번은 대학교 강의를 마치고 내려오는데 한 학생이 모든 학생들이 사용하는 계단 앞에 카펫을 깔고 엎드려 기도하는 모습을 봤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기도를 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교리 때문에 보여주기 식 기도를 한 것으로 보였다. 이를 통해 특정 종교를 홍보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자유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강요하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다. 앞서 말했듯 정교회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다. 모든 학생들에게 타인에게 종교에 대해 어떤 말을 듣든지 항상 주의 깊게 듣고 그것이 어떤 의미인가 충분히 검토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Q. 최근 유럽, 특히 그리스는 난민 문제가 심각하다.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이주해오는 난민들이 대부분 무슬림이고 이로 인해 종교 갈등이 일어난다는 것인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A. 난민 문제는 현재 충돌이 발생하고 있는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난민들은 유럽과 미국 등 강대국들의 정치 놀음 속에서 희생양처럼 발생된 것이다. 그리스의 경우 난민을 발생시킨 직접적 책임은 없지만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많은 난민들이 그리스를 거쳐 유럽으로 들어오려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많은 난민들이 그리스에 정착해 살고 있다.
그리스는 오래전부터 나그네들을 내치지 않고 맞이하는 전통이 있다. 이 전통이 현대까지 이어져 많은 난민들을 그리스 주민들이 돌보고 있다. 브로커를 통해 배를 타고 그리스로 온 난민들에게 정교회에선 새로운 옷과 머물 수 있는 장소도 제공했다. 중요한 점은 난민들의 대부분이 무슬림인데 정교회의 어느 누구도 이를 신경 쓰지 않고, 그들에게 정교회를 믿으라고 전혀 강요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보답을 받으려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스 정교회에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난민들을 돕고 있다. 현재 그리스 사람 중 99%는 그리스정교를 믿고 있고 난민들로 인해 여러 변화를 겪고 있다. 그렇지만 종교적인 대화를 통해 그들을 존중하고 인정하고 있다.

Q.그리스 경제 위기로 인해 그리스 국민들은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종교가 국민들에게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A. 모든 그리스정교회에선 봉사자들과 함께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그리스인 뿐만 아니라 난민들에게도 식사를 제공한다.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물건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교인들이 가정에서 물품을 기증해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가도록 한다. 또한, 사람들에게 약을 제공해 병을 치료하는데 도움을 준다.
과거 그리스는 부유한 나라 중 하나였다. 그리스와 그리스 민족이 7천 년 동안의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이 위기도 잘 극복해낼 것이라 믿는다. 물질적으론 어떤 어려움이 와도 극복하기 쉽지만 영적인 것이 무너지면 이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중점을 둬야 할 것은 영적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야 하는 것이다. 물질적으로 부유하지만 가정적으로 무너진 사회라면 얼마 못 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삶을 살면서 우선적으로 가져야 할 것은 금전적인 부가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기르는 것이다. 큰 집이나 비싼 차가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Q.그리스정교란
당신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

A. 고대 그리스의 한 현자(賢者)가 수 없이 많은 곳을 여행했다. 여러 나라 중에 강이 없는 곳, 바다가 없는 곳도 있었지만 종교가 없는 곳은 없었다고 한다.
종교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곳에서 발생했다. 많은 종교들이 생겨난 이유 중 하나는 사람이 자기 자신보다 위대한, 힘이 더 강한 존재에 의지하기 위해서다. 그리스 신화에서도 볼 수 있듯 신들은 인간의 관점에서 만들어졌다. 즉, 종교의 탄생에는 절대적 힘을 가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도움받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성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리스도교는 이와 차이가 있다. 그리스도는 인간이 아닌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스도는 사람을 위해 희생했다. 십자가 위에 달릴 때도 십자가에 못을 박은 사람마저 용서하며 우리에게 사랑을 전했다. 그리스도는 한 단어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스도가 주님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에 주님을 본받아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그리스도는 모든 것이다. 삶에 있어서 빛과 기쁨, 이 모든 것을 그리스도가 주고 있다.


글 추진희 기자 92clelia@hufs.ac.kr
사진 유시현 기자 91qhdodb@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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