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은 전범 아들’ 발언 논란에 대해 사죄를 요구하고 나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2일 중의원에서 “(발언에 대한) 사죄와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발언 기사를 보고 정말로 놀랐다. 즉시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쪽에 이번 문 의장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담았으며 극히 유감이라는 뜻을 강하게 전달했다”고 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문 의장의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어 한국 정부에 극히 유감이다. 강하게 항의했으며 발언 철회와 사죄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8일 외무성 국장급 차원에서 (일본 정부의 뜻을) 전달했으며, 9일에는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 외교부 제1차관에게 재차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8일 문 의장이 인터뷰에서 아키히토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칭했고,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나 곧 퇴위하는 일왕의 한마디면 된다. 고령이 된 위안부 피해자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그것으로 해결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 발언을 주요하게 전했다. 고노 다로 외상은 12일 국회 발언과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매우 무례한 발언”이라며 반발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 의장은 11일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지도자의 진정 어린 사과를 강조하는 맥락에서 나온 표현”이라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위로의 말을 하면 할머니들의 한과 응어리가 풀릴 것이라는 말은 전에도 여러번 했다”고 설명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문 의장 발언을 “피해자분들의 명예, 존엄 및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피해자 중심 접근에 따라 일본 쪽이 진정성 있는 자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의 언급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