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28234

작성일 : 07.09.17 | 조회수 : 1410

제목 : [동아일보]그 강의실은 늘 꽉찬다…서울大 인기교수 3..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그 강의실은 늘 꽉찬다…서울大 인기교수 3인

《그들에게선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되는’ 엄숙한 선생님의 모습은 찾기 힘들다. 스승이라기보다 형님 같기도 하고 친구 같기도 하다. 학생이 즐기고 느끼고 참여하는 데 주안점을 두는 강의. 함께 웃고 함께 토론한다. 그래서 ‘오감(五感) 체험 프로그램’이란 말이 붙었다. 미국 컬럼비아대, 일리노이대 등 외국 대학에서 강의하다 2000년 이후 임용된 실력파. 하지만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에게서 나온다는 생각에 주말에도 연구실을 떠나지 않는 ‘공부벌레들’이다. 그들의 강의를 들으려면 온라인 수강 신청 때 손동작이 엄청 빨라야 한다. 접수 시작 3분 이내에 정원이 찬다. 서울대 학내 조사에서 ‘가장 듣고 싶은 수업’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가 높은 트로이카 강의. 경영학과 송재용(宋在鎔·41), 물리학부 유재준(劉載俊·43), 심리학과 최인철(崔仁哲·38) 교수의 강의실에 들어가 봤다.》

▼“재미있게”…개그 같은 역할극▼

“오우, 사장님 나빠요. 이것저것 사업해서 돈 없어지게 한 사장님 아웃(out)!”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 전공 수업. 하심 알파드 하일(22·사우디아라비아) 씨가 외국인 노동자 연기로 유명세를 탄 개그맨을 흉내 내자 강의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몇 년 전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경영난에 빠진 한 프랑스 미디어그룹의 잦은 경영진 교체 상황을 표현하는 장면. 상황극이 끝나자 학생들은 “핵심 역량 사업에 집중하자” “돈 되는 핵심 사업을 팔아 미래지향적인 사업으로 전환하자”며 설전을 벌였다.

송 교수는 “강의에 활용하는 사례 위주의 그룹 프로젝트는 미국 경영전문대학원(MBA)에서 사용하는 것을 응용해 만들었다”며 “학생의 잠재력을 100% 끌어낼 기회와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은 강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알기쉽게”…실험도구 직접 만들어▼

물리학부 유재준
“선생님, 음파가 진짜 이렇게 지네처럼 생겼단 말이에요 ”

자연대 물리학부 1학년 전공 강의실. 폭 50cm, 길이 1.5m의 생선갈비뼈처럼 생긴 음파 궤적(軌跡)기를 보고 학생들이 마냥 신기해한다. 전원을 켜자 양쪽에 붙어 있는 막대가 파도처럼 움직이며 음파의 이동 궤적을 표현한다.

이를 본 학생들은 “음파가 벽에 반사되면 진동 폭이 커지는데, 그래서 소란한 방에선 벽 앞에 서면 더 시끄럽게 느껴지는 건가요” 등등의 질문을 쏟아 낸다.

유 교수가 “근데 이거 내가 만든 거다”라고 설명하자 잠시 침묵하던 학생들의 입에서 “와!” 하는 탄성이 쏟아졌다.

그는 직접 만든 기자재를 빌려 달라는 주위의 부탁이 끊이지 않자 동영상을 촬영해 인터넷에 올려놨다.

▼“자상하게”…자료-예문 최신버전으로▼

심리학과 최인철
“여러분, 자다가 이성과 교제하는 꿈을 꾼 적 있죠 ” 난데없는 질문에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그런데 남학생은 처음 보는 여자 여러 명을, 여학생은 평소 알고 지내던 남자 한 명을 본 경우가 많을 거예요. 이게 바로 남녀의 심리차이죠.”

최 교수는 ‘비유의 화신’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다. 수업을 하면서 모든 학생이 반드시 하나 이상의 연구 실험에 참여하도록 한다. 그 결과는 차곡차곡 정리돼 다음 학기에 수업 교재로 만들어진다.

그는 “흥미 유발은 동기 부여에서 그칠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배운 내용이 얼마나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지 스스로 터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의의 특징을 설명했다.

<동아일보 2005년 5월 28일자>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