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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08 | 조회수 : 1674

제목 : '윤강로 장학금' 수혜자 글쓴이 : 발전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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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다리 아저씨 윤강로 선배님께

안녕하세요? 윤강로 선배님^^ 이번에 윤강로 장학생으로 선발된 000이라고 합니다. 어제 들려온 장학생 합격 소식에 오랜 가뭄에 단비를 맞는 것 마냥 뛸 듯이 기뻤답니다. 제 의지, 노력여하와 상관없이 가정이 깨어지고, 부모님께서 경제적으로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며 제 삶에서 가장 슬픈 시간을 최근에 지나왔습니다. 하지만 니체가 말한 것처럼 죽음 이외에 모든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고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 어느때 보다 실감할 수 있었답니다. 잔잔한 바다는 뱃사공을 만들 수 없다고 하는데 이미 험난한 폭풍우를 지혜롭게 뚫고 나오신 선배님을 비롯한 주변의 노련한 뱃사공님들 덕분에 저의 노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힘차게, 즐겁게, 감사하며 노를 저어가고 있답니다. 주변에서 불러주는 뱃노래 소리가 이렇게 흥겨운 것인지도 알게 되었답니다.

이시간을 통해 한 톨의 씨앗에 불과했던 제가 주변의 관심과 물, 햇빛을 통해 점점 꽃 피워 나가는 과정을 보며 앞으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함께하는 삶이 무엇인지 알게 된 것처럼, 함께하는 삶의 재미를 더욱 터뜨려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 대학교와 네덜란드 라이든 대학교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보게된 한강의 기적과 선배님을 비롯한 존경하는 선대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도록 pay forwards하는 후배가 되도록 대학원에 진학해서도 힘쓰겠습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삶에서 두 가기 태도를 취할 수 있습니다. 건물을 세우거나. 혹은 정원을 일구거나, 건물을 세우는 사람들은 그 일에 몇 년이라는 세월을 바치기도 하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 일을 끝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마치는 순간 그는 자신이 쌓아올린 벽 안에 갇히게 됩니다. 건물을 세우는 일이 끝나면 그 삶은 의미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원을 일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몰아치는 폭풍우와 끊임없이 변화하는 계절에 맞서 늘 고생하고 쉴 틈이 없습니다. 하지만 건물과는 달리 정원은 결코 성장을 멈추지 않습니다. 또한 정원은 그것을 일구는 사람의 관심을 요구하는 동시에 그의 삶에 위대한 모험이 함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정원을 일구는 사람들은 서로를 알아봅니다.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선배님의 아름다운 정원에 초대해주셔서

식물 한 포기 한 포기의 역사 속에 온 세상의 성장이 깃들어 있음을 브리다파울로 코엘료

2015. 5. 8 꼬마 정원사 000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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