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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6.17 | 조회수 : 722

제목 : `노키아 늪`에서 벗어나는 핀란드 글쓴이 : 스칸디나비아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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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그늘에서 벗어난 핀란드에서 다시 혁신 붐이 일어나고 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만난 알자 수오미넨 핀에어 부사장은 “노키아의 쇠락이 핀란드 경제를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핀에어로 자리를 옮긴 수오미넨 부사장은 25년간 노키아에서 근무했다. 그는 “함께 일하던 수많은 동료들이 노키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만들거나 신생 벤처로 옮겨갔다”며 “안정된 직장으로서 노키아만 바라보던 젊은이들도 생각을 바꾸면서 핀란드 경제가 새로운 활력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국가경쟁력을 비롯해 혁신과 관련된 각종 국제통계에서 항상 세계 최상위권이다. 올해 초 독일의 쾰른경제연구소가 발표한 혁신지수 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정책에도 불구하고 핀란드의 벤처 창업활동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진해 ‘핀란드의 역설’이란 말까지 나왔다.

핀란드에 혁신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는 분위기다. 정보기술(IT) 분야 창업이 크게 늘었고, 스마트폰 게임 ‘앵그리 버드’로 성공한 로비오 같은 기업도 나왔다. 미국 인텔은 지난 4월 헬싱키 인근에 연구 시설을 열었다. 

핀란드의 변화는 14년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장악해 온 노키아의 몰락과 관련이 있다는 게 현지 기업인들의 진단이다. 노키아는 핀란드 수출의 25%, 법인세의 22%를 차지하며 핀란드 경제를 떠받쳐왔다. 우수 인재들이 노키아로 몰리고, 국가 경제가 노키아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신생 기업은 설 자리가 없었다. 유하니 부엔토 KOTRA 헬싱키센터 컨설턴트는 “노키아가 부진의 늪에 빠진 이후 정부가 창업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 지원에 나서고 산·학·연의 노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다시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최근 5년간 악화일로를 걷던 핀란드의 실업률은 2010년 8.5%에서 지난해 7.9%까지 낮아졌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역시 전 분기 대비 0.8% 성장했다. 이탈리아(-0.7)와 스페인(-0.4%), 영국(-0.3%) 등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다르다. 기업들이 노키아의 몰락을 반면교사로 삼듯, 정부도 핀란드의 변화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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