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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3.25 | 조회수 : 403

제목 : 《3.21》[오피니언]中리커창號의 과제는 ─ 이데일리 기고 글쓴이 : paxsi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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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영(한국외대교수/미 버클리대 교환교수)

올해 중국의 공식적인 정치 일정을 알리는 양회(兩會)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ㆍ국정최고자문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가 막을 내렸다. 당이 국가를 이끄는 당국체제(黨國體制·Party-State System)국가인 중국은 양회를 통해 지난해 제18차 당 대회에서 선출된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주요 행정보직에 배치해 시진핑(習近平)당 총서기-리커창(李克强) 국무원 총리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외에 장더장(張德江)을 국회의장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위정성(兪正聲)을 정협 주석에, 장까오리(張高麗) 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상무부총리로 선출했다. 당무를 총괄하는 류윈산(劉雲山) 당서기처 제1서기와 왕치산(王岐山) 당 기율검사위원회 주임은 해당 당무에 전념한다. 특히 정치국 상무위원이 아닌 리위안차오(李源潮)가 국가부주석으로 선출돼 시진핑과 리커창을 제외한 19차 당 대회 지도부교체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점도 눈에 띤다.

이번 전인대는 향후 5년간 중국의 국정방향을 설정하는 회의로 5세대 지도부 체제의 실질적 내부 시스템을 확정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4명의 부총리, 5명의 국무위원 그리고 25개 장관급 부처의 각료를 확정해 명실상부한 리커창 국무원 내각을 선보였다. 전체적으로는 후진타오 전 총서기의 맥을 잇는 공산주의청년단(共靑團) 계열 인사들의 전면 배치가 두드러졌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존 체제의 흐름을 유지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리커창 총리의 기본적인 국정운영 목표는 안정속의 성장이다. 특히 맹목적으로 국내총생산(GDP) 수치에 급급하지 않고 실질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개혁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도시화·공업화 ·정보화 그리고 농업 현대화를 미래 중국발전의 핵심역량으로 강조해왔다. 또한 전인대 폐막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부패척결을 국정 최우선 목표로 정하고 있으며, 사회 안정과 민생개선, 공정사회 건설도 핵심과제다.

이러한 국정운영 방침을 보좌할 인물들이 바로 새로 선출된 4명의 부총리다. 우선 상무부총리인 장까오리는 경제 실무사령탑으로 인민은행 및 재정과 세무 등 금융을 총괄하며 유일한 여성으로 부총리 중 최 연장자인 류옌둥(劉延東)은 제2부총리로 과학기술, 문교 문화 분야를 맡게 된다. 57세의 나이로 제3부총리를 맡은 왕양(汪洋)은 대외무역과 공업 문야를 총괄해 향후 중미 전략 경제대화 등에서 중국측 대표를 맡을 예정이다. 왕양은 18차 당 대회에서의 상무위원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중책을 맡아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이 될 유력한 인물로 부상했다. 제4부총리로는 후진타오-원자바오 시대의 유력 실물경제 막료였던 마카이(馬凱) 전 국무위원이 승진 기용돼 농업,임업,목축업,어업 등을 통괄하게 됐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경제 총리 리커창을 보좌해 ‘안정 성장과 경제 구조 조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된다. 

이들 외에 실물 경제를 움직이는 3인방도 관심을 끈다. 중국 통화정책의 핵심인 인민은행장은 연령 제한을 깨고 이미 65세인 저우샤오촨(周小川) 현 행장이 연임됐다. 국유기업 개혁 등을 추진하는 핵심부서인 국가발전 개혁위원회 주임은 원자바오의 실무 인맥으로 분류되는 쉬사오스(徐紹史)가 기용됐으며 재정부장에는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인맥인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투자공사 이사장이 선임됐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의 실물경제 방향이 기존 정책의 연속선상에서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이제 중국의 새 내각은 공식 출범됐다. 중국 경제에 쓴 소리를 자주하는 원로경제학자 우징롄(吳敬璉)은 실질적인 개혁이 없으면 중국경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개혁하지 않고 나아가지 않으면 퇴보(不進則退)할 수밖에 없는게 세상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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