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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4.01.16 | 조회수 : 106

제목 : ‎<사설> 난민 수용국에 만연한 난민에 대한 오해 (2024.1.16)‎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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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남수단,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은 세계 난민 위기를 악화시켰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난민은 약 ‎‎6,500만 명이었으나, 현재 난민은 1억 1,40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는 지난 20년간 최대 수치다. 또한 포퓰리즘 정치는 난민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미국, 유럽 국가, 호주 등에서는 난민 유입 중단이 요구되기도 했다.

한편, 현지 및 해외 단체들은 난민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고, 높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난민들의 정신건강을 효과적이고 올바르게 살피기 위해서는 먼저 난민 상황에 대한 많은 오해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오해1: 난민 정신건강 문제는 단지 폭력 및 전쟁 때문이다.

망명 생활은 전쟁으로 인한 폭력과 파괴 못지않게 난민들에게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가자지구와 같은 전쟁 지역의 난민들 사이에 만연한 충격, 불안, 우울증을 높은 수치로 가정하는 것은 당연하며, 이는 그들이 실향민이 되기 이전에 겪은 폭력과 상실의 결과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초점이 과장되었다는 뜻은 아니다. 전쟁의 충격 속에서 사는 것은 파괴적일 수 있으며, 피해자들의 정신건강을 영구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15년 동안 수행된 연구는 상당히 놀라운 결과를 제시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난민들의 정신적 스트레스에는 전쟁으로 인한 폭력 및 상실의 경험만큼 ‘이주 후 스트레스 요인’(post-migration stressor)이 강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이는 다수의 전쟁 지역과 다양한 환경에서 온 난민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많은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결과다.

 

오해2: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통해 난민들의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임상심리학 및 심리 치료가 고통받는 난민들은 돕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난민은 이와 같은 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접근이 가능한 인원들도 문화적, 언어적 장벽 등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게다가 임상심리학은 난민들의 정신 건강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이주 후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한 이상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다행히도 정신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일상생활에서 사회적, 물질적 조건을 개선하는 것은 스트레스 요인을 줄이고 폭력, 손실로부터 회복력을 높이는 데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신과 의사 엘런 캘러(Allen Keller)가 그의 동료들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향민들에게 망명을 허용하고 그들을 구치소에서 풀어주는 것이 우울증을 상당히 감소시킨다. 또한, 심리학자 제시카 굿카인드(Jessica Goodkind)와 동료들은 난민들이 새로운 사회관계망을 형성하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정신건강을 향상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오해3: 대부분의 난민은 전쟁 경험으로 인해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난민 중 장기적인 트라우마를 겪는 인원은 소수다. 비록 그 비율은 낮지만,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는 이들은 고통스러운 경험에 직면한다. 그들에게 제공되는 치료와 보살핌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비율이 연구마다 크게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체계적인 연구에 따르면 소수의 난민만이 PTSD 증상을 보인다. PTSD 증상을 보이는 이들은 고문, 성폭행 피해자 등의 고위험군 집단이며, 해당 집단의 PTSD 비율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난민들은 정신건강 서비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난민들이 겪는 트라우마는 가정폭력과 같은 지속적인 스트레스 요인의 결과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피해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난민 가정의 부모가 겪는 만성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난민 사회에서는 배우자 폭력, 아동 학대 등의 가정 폭력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오해4: 난민들은 취업 기회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서양으로 몰려든다.

집, 재산, 공동체, 생계를 잃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난민들은 자신들의 세계를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주를 결정하는 일은 극도로 고통스러우며, 그들의 삶에 큰 위협이 되는 전쟁 및 무력 충돌에 비추어 볼 때 이주는 생존하기 위한 최후의 필사적 시도다.

서방으로 향하는 난민의 수가 많은 것으로 보이나, 분쟁 및 전쟁이 발생한 국가의 이웃 국가 내 난민촌 및 빈민촌에 거주하는 인원들의 수와 비교하면 크지 않은 수치다. 예를 들어, 튀르키예는 270만 명 이상의 시리아인을 수용하고 있으며, 레바논은 100만 명 이상, 요르단은 약 65만 5천 명을 수용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지난 2015년에 시리아인을 1,682명만 받아들였으며, 미국이 수용한 시리아 난민 수는 지난 2016년까지 12,600명에 불과했다.

 

오해5: 난민은 수용국에서 높은 범죄율을 보인다.

정치인들은 난민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도록 부추기지만, 연구에 따르면 난민들은 그들이 거주하는 사회 구성원들보다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통계적으로 적다. 어떤 유럽 국가보다도 많은 난민을 받은 독일이 이 문제를 대규모로 연구한 결과,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난민보다 독일인들이 범죄에 가담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난민들이 독일에서 더 많은 위협과 공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는 망명 신청자를 위한 숙박시설을 향한 공격이 ‎‎2014년 말까지 3배 증가했다. 미국에서 시행된 난민들의 범죄에 대한 연구들은 독일에서 관측된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난민보다 범죄율이 더 높은 것은 그 나라 국민이었다.

 

난민에 대한 오해가 만연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어떨까? 지난 2020년 ‎‎12월, UNHCR과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난민 수용 반대 이유의 1위는 ‎‎난민 수용을 위한 정부와 국민의 부담(64%)이었으며, 2위는 범죄 등 사회문제 야기(57%)였다. 난민 반대 이유에 난민에 대한 오해가 크게 작용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처럼 교육 수준이 높은 국가도 난민을 겪어보지 않으면 오해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난민에 대한 오해를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 만큼 받아들여 난민을 직접 겪어보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출처:’كيف يمكن دعمهم؟‘.. إليك أشهر خمس خرافات عن اللاجئين”, Al Jazeera, Jan 5, 2024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4.1.5 (검색일: 20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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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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