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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12 | 조회수 : 274

제목 : <국제> 강한 일본 깃발, 젊은 층도 열광 '아베 정권 6년 간다' 글쓴이 : 일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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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공공의 적, 일본선 인기 왜
선정적 신문 간부에도 밥 사고
반대 정파 끌어안는 정치술 능해
"가려운 곳 긁어주는 정치인" 평가

요즘 일본에는 하나의 큰 벽이 있다. NHK 회장의 망언 스캔들이 터져도, 역대 1·2위의 인기를 누린 전직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가 손을 잡고 덤벼도 무너지지 않는 벽이다. 바로 ‘아베 신조(安倍晉三)’란 벽이다.

 우경화 이미지로 한국이나 중국에선 ‘공공의 적’이 돼 있는 아베 총리지만 일본 내에서의 인기는 그처럼 흔들림이 없다. 지난해 말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직후 미미하게 떨어졌던 내각지지율도 올 들어 소폭 상승하며 60% 내외로 회복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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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베 인기의 배경을 둘러싸곤 “야당의 전투력이 떨어진다” “운이 좋다” 등의 분석이 나오지만 아베 본인의 치밀한 계산에 기인한 부분도 적지 않다. 아베의 주변 인사나 아베를 접한 적이 있는 인사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몇 가지 공통분모가 도출된다.

 첫째로 아베는 ‘50%+알파’의 원칙에 철저하다. 자신의 지지세력 50%를 견고하게 챙기면서 나머지 플러스 알파를 늘리는 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는 하루 평균 20건 정도의 빡빡한 일정을 분 단위로 소화한다. 뛰는 듯한 빠른 걸음에 수행원들이 애를 먹곤 한다. 찾는 곳도 다양하다. 최근 한 달 사이만 봐도 정권에 우호적인 요미우리(讀賣)그룹의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회장, 후지TV의 히에다 히사시(日枝久) 회장은 물론, 비판적인 마이니치(每日)신문의 아사히나 유타카(朝比奈豊) 사장 등과도 식사 자리를 만들었다. 재계 인사, 여당 의원, 언론사 간부들과 술자리를 함께하며 ‘듣는 역할’을 자청하기도 한다. 지지세력에 50%, 알파 세력에 50%의 시간을 균등하게 할애하는 게 특징이다.

 한 방송사 간부는 “평론가나 연예인, 선정적 보도로 먹고사는 석간 가판신문 제작 간부에게까지 공을 들인다는 게 아베가 다른 정치인과 다른 점”이라며 “방송 제작 현장에서도 ‘친아베’의 분위기가 높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 방송을 진행한 한 연예인은 “(자민당의 승리는) 아베 총리께서 이루신 업적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는 칭송을 반복했다.

 둘째로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층’을 장악했다. 평론가 우노 쓰네히로(宇野常<5BDB>)는 “냉전 후 좌파사상이 붕괴한 시대에 사상을 형성한 30대 남성이 아베 정권의 마케팅 대상이 됐다”며 “용맹스럽고 (불의에) 맞서는 이미지를 의식적으로 연출하는 아베의 전략이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아베 1기 내각 당시(2006.9~2007.9)에는 여성 지지율이 높았지만 이번 2기 내각에선 거꾸로다.

 아키타(秋田)현에서 웹 제작사에 근무하는 한 남성(36)은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에서 아베 총리에게 친구 신청을 하니 바로 ‘승인’ 답신이 도착했다”며 “인터넷을 잘 활용한다는 점에서 우리 세대와 대화가 가능한 정치인이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도쿄대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교수는 “‘잃어버린 20년’ 동안 성장기를 보낸 20~30대 상당수는 ‘일본은 더 이상 대국이 아니며 앞으로 쇠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런 이들일수록 ‘강한 일본’을 외치는 지도자에게 희망을 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베는 또 총리 비서관에 역대 처음으로 여성 관료를 발탁했다. 나아가 관료의 우두머리인 사무차관(후생노동성)에 여성을 등용하는 등 “말이 아닌 실천으로 여성을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심는 데도 성공했다. 본심이건 제스처이건 일단 “보통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정치인”이란 평가를 얻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술’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옳고 그름은 별개로 전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술을 주도면밀하게 마련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개막연설에 돌연 나타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아베는 맨 앞줄에 앉아 “나는 한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려 한다”는 무언의 어필을 했다. 경위야 어쨌든 아베는 다보스포럼의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으로부터 “그런 자세야말로 다보스포럼의 정신”이란 ‘지지’를 얻어냈다.

 일본 내 정치술도 아베의 강점으로 꼽힌다. 아베는 자신에게 협조하는 ‘일본유신회’ ‘모두의 당’ 등에 대해선 교묘하게 ‘책임야당’이란 호칭을 쓰면서 야당 간의 분열을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 어찌 보면 이간질이지만 이를 당해낼 정치인이나 세력이 지금 일본에는 없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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