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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2.19 | 조회수 : 227

제목 : <국제> 중국 대화채널 막힌 일본 … 아침 항의 전화만 483건 글쓴이 : 일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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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외교관계가 ‘모닝콜 외교’로 전락했다. 대중 공식외교 채널이 막힌 일본이 중국 항공기나 선박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에 접근할 때마다 전화 항의만 하고 있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요즘 베이징(北京) 외교가에서 회자되고 있다.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 국유화로 시작된 양국 외교관계 악화는 쌍방 외교활동 숫자로도 확인된다. 중국 외교부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지난해 중·일 공식 외교활동은 9차례에 불과했다. 전년(34차례)의 26%에 불과한 수준이다.

 접촉 내용은 더 초라해 9차례 대부분이 센카쿠 영토 문제와 일본 우경화 등에 대한 중국 측의 불만과 항의를 듣는 자리였다. 예컨대 지난해 7월 류전민(劉振民) 부부장이 일본의 사이키 아키타카(齋木昭隆) 외무성 사무차관을 만났지만 류 부부장이 면담 시간 대부분을 일본의 우경화와 센카쿠 문제에 대한 중국 측 항의를 전달했을 뿐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공감도 도출하지 못했다.

 반면 지난해 한·중 공식 외교접촉은 44차례에 달했다. 외교에서 경제와 환경·문화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한·중 외교활동 건수는 전년(26차례)보다 70%나 늘었다. 일본의 대중 외교 접촉빈도의 5배에 가까울 정도로 한·중 관계가 활발하다는 얘기다. 지난해 일본의 대중 관계는 북한 핵실험 등으로 관계가 편치 않은 중국과 북한(11차례 접촉)보다 못했다.

 이 같은 추세는 올해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달 28일 장밍(張明) 외교부 부부장이 마영삼 외교부 공공외교대사와 만나 양국 공공외교 협력을 강화하는 등 두 차례 공식접촉이 있었으나 일본은 아예 없다. 대신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지난달 9일 카타르 방송사와의 회견에서 아베 정권의 신사 참배를 거론하며 “일본은 인류의 양식과 공공 윤리를 배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실상 공식외교채널이 막힌 일본의 모닝콜 외교는 거의 일과가 됐다. 일본 방위성은 지난달 항공자위대가 중국 항공기의 영공 접근 등으로 433차례에 걸쳐 대응조치를 취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173차례) 대비 2.5배나 늘어난 것이다. 주중 일본대사관 정무부와 국방무관은 중국 항공기와 선박이 자국 영공이나 영해에 접근하면 다음날 아침 각각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에 항의 전화를 하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고 있다. 일본의 이 같은 항의 전화에 중국은 아예 대응하지 않거나 오히려 중국의 주권행사 절차임을 강조하며 역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1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소치 겨울올림픽 참석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중국 외교는 국가주석의 올림픽 개막식 참석처럼 정곡을 찌르는 ‘점혈(点穴)외교’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적 실효가 없는 대일 접촉은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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