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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12 | 조회수 : 151

제목 : <국제> 아베노믹스에 취해… ‘안보정책’ 민심 역주행 글쓴이 : 일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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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로 일본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된다. 아베 내각은 시장에 무제한 돈을 푸는 ‘아베노믹스’로 경기를 부양시키면서 ‘잃어버린 20년’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덕분에 지지율은 고공 행진했다.

하지만 높은 지지율은 ‘마취제’가 돼 위기에 둔감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 아베 주변 인사들이 과거사 망언을 일삼고 최근 자민당이 특정비밀보호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였다. 내각 지지율이 최근 급격히 떨어져 아베 총리는 집권 1년 만에 ‘롱런 가도’의 시험대에 올랐다.


○ 경제가 끌어올린 ‘내각 지지율’

아베 내각은 올해 2월 13조1000억 엔(약 133조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다. 이어 일본은행은 4월 사상 최대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했다. 재정과 금융정책으로 돈을 시중에 풀자 엔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졌다. 10일 현재 도쿄외환시장에서 거래된 달러당 엔화 환율은 103엔대.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기 이틀 전인 지난해 12월 14일(83엔대)에 비해 엔화 가치는 약 23% 떨어졌다.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덩달아 주가도 뛰었다. ‘경기가 살아난다’는 심리가 퍼져 자민당은 중의원(지난해 12월)과 참의원(올해 7월)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다. 아베 총리가 “위안부 강제동원 증거는 없다”(2월), “침략의 정의는 정해지지 않았다”(4월) 등 망언을 했지만 지지율은 흔들림이 없었다. 올해 4, 5월경 아베 내각 지지율은 70%를 웃돌았다.

엔화 약세는 당분간 추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금융센터의 지난달 말 14개 투자은행의 달러당 엔화 환율 전망치 조사에서 3개월 뒤 103.85엔, 12개월 뒤 110.08엔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00%가 넘는 높은 국가 부채와 내년 4월 소비세 인상(5%→8%)이라는 잠재 ‘폭탄’도 있지만 일단 국민은 아베노믹스에 합격점을 줬다.


○ 시험대에 오른 ‘장기 집권’

아베 총리는 집권 초기부터 ‘강한 일본’을 외쳤다. 위기 대응을 위해 국가안전보장회의(일본판 NSC)를 출범시키고 방위력을 꾸준히 강화했다. 내년부터 5년간 집행할 방위 예산도 2011∼2015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책정된 23조4900억 엔보다 1조∼1조5000억 엔가량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6일 국민적 반대가 높았던 특정비밀보호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아베 정권은 위기를 맞는다. 아베 총리는 9일 기자회견에서 비밀보호법안 강행 처리에 대해 구구절절이 해명했다. 그는 “내가 좀 더 시간을 갖고 정중히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도중 목이 타는 듯 물을 마시기도 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아베 내각의 지지도는 이 법을 처리한 뒤 급격히 떨어졌다. NHK방송이 이달 6∼8일 105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50%로 취임 이후 가장 낮았다. 아사히신문 등 다른 언론사의 조사에서도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약 10%포인트 급락해 40%대다.

아베 총리가 야당이지만 내심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정당도 후폭풍에 휘말려 홍역을 치르고 있다. ‘다함께당’의 에다 겐지(江田憲司) 전 간사장 등 의원 14명은 9일 탈당계를 냈다. 이들은 특정비밀보호법을 찬성한다는 당론에 반대해 왔다. 산케이신문은 10일 “아베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 허용, 헌법 개정 등 정국 운영에서 영향을 받게 됐다”고 분석했다.

2016년 7월 차기 참의원 선거 때까지 중요한 선거가 없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장수 총리’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집권 1년 만에 장기 집권에 빨간불이 켜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2013/12/11

<출처: 동아닷컴>

http://news.donga.com/List/InterJapan/3/0213/20131211/59469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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