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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13 | 조회수 : 316

제목 : 《11.9》오피니언/G2 정권 교체, 그리고 한반도 ─ 이데일리 기고 글쓴이 : paxsi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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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와 함께 오늘부터 중국의 미래 10년 권력을 가늠하는 중국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가 열려 권력 교체 작업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G2로 불리는 세계 초강대국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가 모두 교체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은 각종 현안에서 갈등과 협력을 반복해 표면적으로는 안정적인 관계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조금 깊숙이 살펴보면 양국의 세계화전략은 명확한 대척점을 갖고 있다. 이번 미국 선거 과정에서도 나타났듯이 민주, 공화 양당의 두 후보는 중국 때리기에 골몰했다. 물론 중국에 대해 보다 강경한 공화당의 밋 롬니 대선후보 보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이 중국에게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범위로 끌어들이려 하고 중국은 이를 자국에 대한 봉쇄론으로 간주해 정면돌파하려 한다. 최근 불거진 조어도(釣魚島) 분쟁도 본질적으로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미국과 이를 돌파하려는 중국의 충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반도는 더욱 복잡하다. 미국과는 ‘포괄적 동맹관계’를, 중국과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지도자 교체는 기회인 동시에 도전이 되기 때문이다. 북한의 최대 조력자인 중국의 대북전략과 미국의 대북 전략이 일정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한국은 오는 12월 대통령선거에서 탄생할 새 지도자의 성향과 정책에 따라 미중 양측과 특정 분야에서 의견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미중 양국의 한반도 정책이 갑자기 바뀔 중대 이유는 없다. 한미 동맹은 지난 4년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일정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한중 관계도 북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안정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을 둘러싸고 양국 입장이 명확히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 4년간 북한에 대해 제재에 초점을 맞춰 왔고 향후에도 기존의 압박 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내비쳤다.

여기에 남북관계가 경색된 상황은 중국에게 보다 적극적인 대 북한 접근을 부추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마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제 관리의 ‘개선’을 강조하고 있어 중국은 대북 접근에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이는 중국이 기존 미일 동맹과 함께 한미 동맹을 장기적으로 ‘한-미-일의 중국 압박과 봉쇄’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중 양국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가운데 중국이 북한 접근 폭을 넓히는 것은 한중 관계의 새로운 부정적 요소가 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수동적 입장만 취하면 안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이미 훌륭한 중견국가다. 또 그에 걸 맞는 적절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 후보자들에게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과 전략을 듣기가 어렵다.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강대국에 에워싸인 한반도 미래에 대한 인식과 정책, 실천 전략도 미래 한국지도자의 핵심 덕목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교수/중국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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