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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2.04 | 조회수 : 382

제목 : 《11.22》[오피니언] 시진핑 체제의 미래─이데일리 기고 글쓴이 : paxsi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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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제18차 중국 공산당 대표대회가 향후 중국을 이끌어갈 시진핑(習近平) 지도부 체제를 구축하며 폐막했다. 시진핑 체제는 과거 장쩌민(江澤民)이나 후진타오(胡錦濤) 체제가 덩샤오핑(鄧小平)이라는 절대 권력자의 안배에 의해 구성됐던 것과는 달리 공산당 내부의 다양한 계파 간 타협과 조정에 의해 중국 지도자로 등극했다.

이번 18차 중국공산당대표대회는 중국 정치의 핵심세력인 205명의 정위원과 171명의 후보위원으로 구성된 중앙위원회를 선출하고 이들 중 25명의 정치국원,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확정했다. 특히 정치국 상무위원 7인은 중국 권력의 최정점에서 당 총서기, 당 중앙군사위 주석, 당 중앙 서기처 상무서기, 국가주석, 국무원 총리와 상무부총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중국 정치협상회의 주석 등을 맡아 향후 5년간 중국을 이끌게 된다.

이번 당 대회는 제5세대 지도부 구성과 함께 후진타오의 군사위원회 주석직 유지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후진타오는 군사위 주석까지 시진핑에게 물려주며 완전한 은퇴를 하는 용단을 내렸고 시진핑은 당·정·군을 완전히 장악하는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올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장쩌민의 승리, 후진타오의 패배로 보고 있으나 좀 더 내부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후진타오는 완전히 물러나 장쩌민을 위시한 소위 ‘원로 정치’ 영향력을 제거하려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정치국 상무위원 중 시진핑과 리커창(李克强)을 제외하면 나이 제한에 걸려 19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을 계속할 사람이 없다. 때문에 나머지 정치국원 18명 중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공청단 계열이 19대에서 약진이 예상되므로 오히려 후진타오 영향력은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에서는 5세대 정치가 시작된다. 중국 앞에는 시진핑이 강조하는대로 ‘안정속의 성장’ 그리고 ‘위대한 중화의 부흥’을 위해 기존의 성과와 발전 경험을 지속하면서 세계적 국가로 떠오른 중국의 강대국화를 계속 추진해야 하는 이중의 목표가 있다. 이를 위해 정치적 보수화와 지속적 시장경제 활성화, 그리고 실용적 외교를 가미한 정책이 펼쳐질 것이다. 중국은 자신들의 평가대로 1949년 사회주의 중국의 수립이라는 첫 번째 혁명, 78년부터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의 추진이라는 두 번째 혁명에 이어 또 한 번 질적인 변화를 도모하는 세 번째 혁명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시진핑이 이끄는 제5세대 지도부 앞에 펼쳐진 중국의 국내외적 현실이 결코 녹록치 않다. 경제 우선 발전 정책 이면에서 독버섯처럼 자라온 빈부격차, 지역격차, 그리고 여전한 부정부패, 세습되는 부와 권력, 길거리로 직접 나와 자신들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많은 노동자 농민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시진핑 개인으로서도 다양한 당내 세력의 이해를 조절하면서 빠른 시일 안에 국정을 장악할 수 있을지도 큰 숙제다. 또 국제적으로는 ‘떠오르는 중국’에 대한 견제론이 팽배하고 일본과 아시아 지역 헤게모니를 둘러싼 갈등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 배후에는 미국과의 힘겨루기가 있다.

한중관계도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경제는 차치하더라도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최대 후원국이며 한미 동맹 구조를 자신들에 대한 궁극적 압박으로 인식하고 있다. 미중 양국 관계가 갈등을 보이면 한국-미국 밀착과 중국-북한 밀착이라는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한국은 양자 관계 속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구조를 탈피하는 것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 한국도 중견국가로서 능동적인 자세와 역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교수/중국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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