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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24 | 조회수 : 356

제목 : 《1.16》한중 관계 : 우선해야 할 일─ 이데일리 기고 글쓴이 : paxsi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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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양국의 새 정부가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를 더욱 내실화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 양국의 새 정부가 같이 출범하는 기회에 신뢰관계와 우호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국정부의 공식 특사 장즈쥔(張志軍) 중국 외교부 부부장을 접견하면서 한 말이다.

사실 한·중 관계는 지난 20년간 경제교류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은 북한 문제를 안고 전개된 한·중 관계의 구조적 문제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계기가 되었다. 또한 어떤 측면에서는 한·미 동맹과 한·중 협력 구조의 괴리를 확인시켜 줬다.

양국 관계는 북한 위협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어 국가안보를 최우선시 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과 한·미 동맹이 군사 동맹은 물론이고 민주, 자유, 인권 등에 기반 한 ‘가치동맹’으로 궁극적으로 대(對)중국 위협요인이라는 중국측 입장에 근본적 인식차가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고 중국은 북한의 전략 가치를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구조적 문제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한중 관계가 양측 모두에게 너무 중요한 관계가 되었기 때문이다. 박 당선자가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내실화를 강조하는 것도, 중국측이 한·중 양자 관계의 강화가 대미 편중외교의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중국 측은 박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시작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남북 관계에 유연성을 갖겠다고 한 점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물론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일단 중국은 박 당선자가 한국을 산업화시킨 대통령의 딸이며 중국에 대한 이해가 깊고 역경을 극복하고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온화한 여성 지도자상을 갖고 있다며 호감을 표시하고 있다.

이점은 새 정부가 기존 이명박 정부의 대외정책 조정을 통해 새로운 대중 정책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인식과 조정이 가능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신뢰에 바탕을 둔 일정한 공감대의 형성이 먼저 이뤄져야 하지만 일단 우리입장에서는 그동안 몇 가지 경험을 반추하면서 가다듬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원칙 있는 외교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동안 한국은 북한 문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일정한 공중증(恐中症)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중국 입장에서는 한미동맹의 강조가 대미 편중외교로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중국도 잘 알고 있지만 정권 성향에 따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감각을 잃었던 점도 분명히 있다. 이제는 국익을 위한 원칙을 천명해 신뢰를 쌓고 필요할 때 할 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중국의 중요성을 말로만 강조하면 안 된다. 일단 실질적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청와대나 대중외교 핵심라인에 중국을 계속 연구하고 것이 중요하다.

둘째, 중국의 중요성을 말로만 강조하면 안 된다. 일단 실질적 협력 분위기를 조성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청와대나 대중외교 핵심라인에 중국을 계속 연구하고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고 있는 중국 전문가의 등용이 필요하다. 중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 정책 등에 관한 균형적 시각을 갖춘 인물이 있다면 새로운 대중 외교 전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종합적인 대중 교류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 갑자기 부상한 중국을 앞에 두고 너무 다양한 주체들이 지나치게 무분별하게 대중 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불필요한 마찰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국격에 맞는 교류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도 한반도 문제를 너무 전략적으로만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양국의 새 정부 출범이 원칙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한중관계 발전의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

 

강준영(한국외대교수/중국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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