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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2.12 | 조회수 : 92

제목 : <사설> 이주, 실향, 망명의 유사점과 차이점 (2023.12.12)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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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실향’, ‘망명’이라는 세 단어는 거주지를 떠나 정착한다는 의미로 수렴한다. 하지만 기존에 머무르던 곳을 떠난 이유, 법률상의 자격 등에 따라 서로 다른 뜻을 가진다. 이 세 개념은 지난 수 세기 동안 국제 사회가 겪어온 심각한 문제 중 하나이다.

 

이주의 정의

아랍어에서 이주는 ‘한 땅에서 다른 땅으로 떠나는 것’이라고 정의되며, 그들이 자란 곳을 떠난 자들은 이주민이라고 불렸다.

이주는 발생하는 맥락에 따라 관용적으로 정의된다. 종교적인 의미에서는 사도 무함마드의 이주를 의미하며, 그가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동한 것을 뜻한다.

인구 통계학에서 이주는 인구 이동을 의미한다. 여기서 이주는 더 나은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정치적 환경을 찾기 위해 개인 혹은 집단으로 이동하는 자발적인 형태다.

내부에서의 이주는 시골에서 도시로 혹은 국가 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함을 의미하며, 외부로의 이주는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혹은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이동함을 뜻한다.

국제이주기구(IOM)는 이주자를 ‘한 개인의 법적 지위, 이동의 자발적 동기, 사유 및 체류 기간과 관계없이 국경을 넘어 이동하거나 한 국가 내부에서 거주지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자’로 정의한다.

 

이주에 관한 법적 틀

이주는 국경 밖에 있든, 거주 목적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이든 관계 없이 시민들의 이주를 규제하는 법률에 따라 규정된다.

세계인권선언 제13조는 “모든 사람은 자기 나라 영토 안에서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살 수 있다. 또한 그 나라를 떠날 권리가 있고, 다시 돌아올 권리도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아래는 이주민에게 법적 보호를 부여하는 중요한 국제 조약이다.

1. 인종차별철폐협약(ICERD,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

2.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3.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ESCR, International Covenant on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Rights)

4. 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하고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Convention Against Torture and Other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

5. 유엔 초국가적 조직범죄 방지 협약(UNTOC, United Nations Convention against Transnational Organized Crime)과 그에 대한 의정서

6. 1954년 무국적자 지위에 관한 협약(1954 Convention relating to the Status of Stateless Persons)

7. 1961년 무국적자 감축 협약(1961 Convention on the Reduction Statelessness)

8. 1990년 이주노동자권리협약(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Rights of All Migrant Workers and Members of Their Families)

 

망명의 정의

아랍어에서 망명은 ‘일정한 장소로 피난하는 것’이라고 정의된다.

국제법에서 난민은 ‘정치적, 종교적, 군사적, 혹은 기타 이유로 인한 박해로부터 탈출한 개인이나 집단’으로 정의되며, 난민에 대한 정의는 시기에 따라 변화해왔다.

지난 1951년 체결된 유엔 난민협약은 난민에 대한 정의를 ‘인종, 종교, 국적, 사회적 종파, 정치적 견해 등으로 인해 박해를 받아 국외에 있는 자’로 확대했으며, 국제기구들은 난민을 ‘출신 국가의 보호에 의지할 수 없거나 자신의 국가로 돌아가기를 거부하는 자’로 정의했다.

 

망명에 관한 법적 틀

국제법은 난민을 보호한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동시에 난민들이 망명 신청하고 식량, 의료 등의 원조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국제 협약 등은 이에 대한 보호를 위해 다음과 같은 국제 규범을 규정한다.

1. 1948년 세계인권선언 제14조

2. 1949년 제네바협약(제4협약) 제44조 및 제70조

3. 1977년 제네바협약 제1추가의정서 제73조

4. 1951년 유엔 난민협약

5. ICCPR 제2조, 제12조, 제13조

난민이 누리는 주요 권리에는 신분증, 국외 여행을 위한 여행 서류, 일반 시민과 동등한 대우, 종교의 자유, 교육의 자유, 법률 지원, 재산권 보호, 부동산 소유권, 직업 훈련, 세무 당국의 동등한 대우 등이 있다.

 

실향의 정의

아랍어에서 실향은 ‘오랜 기간 집을 비우는 경우’로 정의되며, 기근, 전쟁, 가뭄, 기타 재난 등 생명을 위협하는 외부 영향으로 인해 개인 혹은 단체가 한 국가의 국경 내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뜻한다.

또한, 실향민은 무력 충돌, 내분, 인권침해, 자연재해, 인재 등을 겪었으나 국경을 넘지 못해 거주지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개인 혹은 단체를 뜻하기도 한다.

 

실향에 관한 법적 틀

의무적으로 실향민을 보호하는 국제기구는 존재하지 않으며, UNHCR이 권한을 확대해 실향민촌에서의 원조를 감독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대부분의 실향민은 그들의 국가 안에서 자국법에 따른 보호를 받는다. 그 뿐만 아니라, 무력 충돌 상황 등에 적용되는 인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이를 통해 실향민들은 신변안전을 보장받고, 가혹한 처벌로부터 보호받으며, 주거, 식량, 교육, 직장, 가정생활 등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는다.

국제인도법은 무력 충돌 상황에서 실향민이 적대 행위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에 적용되며, 긴급한 군사적 필요 등으로 인한 민간인의 강제 이주를 금지하고 있다.

국제인도법의 일반적인 원칙은 교전 당사자가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경우, 굶주리게 하는 경우, 민간인의 주택과 건물을 파괴하여 처벌하는 경우를 금지하고 있으며, 구호물자가 민간인에게 도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향민의 권리와 관련하여, 유엔은 국내 실향민 처우에 대한 포괄적 최소 기준을 규정하는 30개의 권고사항이 담긴 ‘국내 실향민에 대한 유엔 지침’(UN Guiding Principles on Internal Displacement)을 채택했다. 비록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많은 국가와 기관이 이를 시행하기로 약속했다.

 

이주, 실향, 망명의 유사점과 차이점

세 용어의 의미는 비슷하지만, 그 원인과 결과는 다르다. 이주에서 말하는 이동은 사회적, 경제적, 종교적, 정치적으로 더 나은 삶을 찾기 위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자발적 동기로 움직이는 것이다.

이주민은 그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무엇을 소지하고 무엇을 남길지 결정할 수 있다. 두려워할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언제든지 안전하게 조국으로 돌아가 국가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망명은 자신의 집을 떠나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떠나는 것이다. 난민은 안전과 안정을 느낄 수 없어 망명을 결정하게 되며, 이는 정치적, 민족적, 종교적, 사회적 이유로 박해를 받을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내리는 자발적이지 않은 결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귀국하기도 힘들다.

실향은 이주 및 망명과 몇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실향은 사회적 상황, 정치적 성향, 종교적 · 사회적 소속과 관련이 없지만, 뜻하지 않게 이동하게 된다. 둘째, 실향민은 기존에 거주하던 지역에서 무력 충돌, 자연재해 등이 갑자기 발생해 비자발적으로 이동하게 된다. 셋째, 실향민은 대부분 국가 내에서 움직이며, 국가를 벗어나지 않는다.

또한, 이주와 실향은 두 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첫째, 이주는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주민들은 단계적으로 수용국에 수용되지만, 실향민은 많은 수가 다른 집단으로 한 번에 흡수된다. 이는 실향민들의 생활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많은 문제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둘째, 이주는 더 나은 상황을 찾아 이익을 늘리기 위한 결정이고, 실향은 재산을 잃고 잘 알지 못하는 곳으로 향하는 것이다. 실향민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생존을 위한 안전이다.

시리아, 팔레스타인, 예멘은 전쟁의 고통을 겪고 있으며 리비아, 레바논 등은 경제 위기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아랍 국가 간 혹은 아랍 국가 내부에서의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세 개념이 혼용되고 있으며,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

 

출처:الهجرة واللجوء والنزوح.. أوجه التشابه والاختلاف”, Al Jazeera, Dec 2,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12.2 (검색일: 2023.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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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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