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는 약 900만 명에 달하는 난민 및 이주민에게 설탕 및 달러 부족이라는 내부 문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그 압박을 완화하려 하고 있다.

이집트 국영기업 델타슈가(Delta Sugar Company, DSC)의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아흐메드 아부 알 야지드(Ahmed Abu Al-Yazid)는 “이집트의 설탕 부족은 주변 국가들의 불안 때문이며, 이집트가 수백만 명의 수단인들을 수용한 것이 이집트 내 설탕 소비 증가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발언은 논란이 되었으며, 이에 대해 오라스콤 인베스트먼트 홀딩스(Orascom Investment Holding)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은 X에 “국제 가격 상승은 세계 물가에 의한 것이며, 난민의 탓이 아니다. 이집트는 모두를 두 팔 벌려 환영한다.”라고 게재했다.

설탕 부족 문제가 발생하기에 앞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경제 위기를 초래했는데, 경제계에서는 난민들이 암시장에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추세는 이집트 정부가 이집트 내 이주민들의 존재를 더욱 적극적으로 다루고, 거주 허가 위반에 대한 벌금을 부과해 그들의 존재를 이용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에 대해, 이집트 인권운동가인 호삼 엘딘 알리(Hossam El Din Ali)는 “이집트는 이라크 전쟁 이후 수백만 명의 난민 및 이주민을 수용해왔고 그들은 주요 외화 공급원이 되고 있다. 정부가 잘못을 다른 사람들 탓으로 돌리는 것은 비논리적이기 때문에 정부가 주장한 정당성에는 설득력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알리는 “만약 이 모든 수를 수용할 수 없다면, 이집트는 국제기구 및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추가적인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해결책은 정부 내부의 구조 개혁에 있기 때문에 전쟁을 피해 도망친 이들에게 책임을 물을 명분이 없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알리는 “설탕과 쌀이 부족한 것에 대한 책임은 이집트 공급부에 있다. 시장이 재화 부족을 겪고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일부 내부 위기를 난민 탓으로 돌리는 것은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소프트파워를 일정 부분 대표하기도 하고 일부 지역적 문제와 관련하여 이집트를 지지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수용함으로써 이집트는 격동의 지역에서 안정화 모델을 제공한다. 이는 이집트가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국제기구의 지원을 유발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2023년 5월, 사메 슈크리(Sameh Shoukry) 이집트 외무장관은 “이집트는 수백만 명의 난민 및 이주민을 수용한 결과로 큰 부담을 지고 있으며, 이들이 유럽으로 가기 위해 지중해를 건너는 위험을 무릅쓰지 않도록 하는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현재 상황을 다루고 있다. EU 측은 이집트의 부담을 고려하여 이집트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사회당의 아흐메드 바하 엘딘 샤반(Ahmad Baha El Din Shaban) 대표는 “난민 및 이주민 수용은 역사를 통틀어 국가 구성의 일부다. 따라서 현재 이집트에 머무르는 난민들을 위기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샤반 대표는 “위기는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경제 형태, 지속적인 부채, 시민들의 기본적인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비생산적인 내부 환경 조성으로 인해 유발된다. 이로 인해 이집트인들의 삶에 위기가 생겼으며, 이 문제는 난민, 이주민 때문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집트 내부 상황 및 여러 국제적 악재가 맞물려 현재 이집트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국가가 어려울 때 자국민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정치적 관행임은 부정할 수 없으나, 난민 및 이주민 수용으로 공급이 부족해져 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발생하는지를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현재 특정 재화 부족 사태가 난민 및 이주민의 탓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난민 및 이주민이 노동에 투입되지 않으면서 소비만 늘린다면 국가가 스태그플레이션에 귀착될 수 있고, 이집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재정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는가를 미리 파악하여 만일의 사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출처: “القاهرة تحمّل اللاجئين مسؤولية أزمتيْ السكر والدولار”, Al Arab, Dec 22,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12.22 (검색일: 2023.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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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