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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6.10 | 조회수 : 185

제목 : 푸틴, 크림반도 발판삼아 결국 동부지역까지 노릴 듯(2014.03 한국일보) 글쓴이 : 러시아C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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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완석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장

■ 우크라이나 사태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속전속결로 크림공화국을 합병한 속셈은 무엇인가. 또 서방은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며, 향후 우크라이나 국면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궁금하다. 홍완석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장 등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을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러시아가 크림공화국을 합병한 속셈은 뭔가.

크림반도는 러시아가 누구에게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핵심 이익이기 때문이다. 18세기 러시아제국 예카테리나 여제가 크림을 손에 넣은 이래 흑해는 러시아의 지중해 진출에 필요한 단 하나의 출구다. 러시아가 유럽열강으로의 국제적 지위를 확보하는데 가장 중요한 통로였다. 결론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친서방화에 따른 러시아의 흑해 접근 제한은 러시아의 제국적 부활의 추동력 상실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2010년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통해 2042년까지 흑해 함대의 본거지인 세바스토폴 항구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계약기간 7년이 더 남았는데도 일찌감치 연장에 나설 만큼 공을 들였던 곳이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는 어디까지 가능한가.

서방은 경제부문과 관련된 제재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러시아와의 이해관계가 각자 달라 강력한 제재에 뜻을 모을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무력충돌을 염두에 둔 군사조치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 부분은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신 냉전을 초래했다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도 두 세력은 레드라인을 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결국 서방은 지지 호소나 유엔을 통한 제재 등 제한적인 방법에만 의존할 것이다. 러시아는 지금처럼 서방의 경고와는 상관없는 노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의 외교전 승리로 봐도 되나.

푸틴은 이미 시리아 사태에서부터 외교전에서 서방을 압도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쓰였다는 유엔의 조사결과 발표가 있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정권이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군사개입을 선언했다. 하지만 영국 등 우방은 시큰둥했고, 러시아와 중국은 반대했다. 미국이 웃음거리가 된 순간, 러시아가 나서 유엔 차원의 화학무기 실사 및 폐기를 제안해 문제를 해결했다. 크림반도 합병문제도 과거 서방이 코소보 독립과 관련해 주장했던 민족자결주의 논리를 그대로 이용하며 서방의 정당성에 흠집을 냈다. 이번 사건들을 계기로 친서방 노선으로의 변경을 고민하던 동유럽 국가들이 과연 미국과 EU가 자신들을 러시아로부터 완벽히 보호해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향후 우크라이나는 어떻게 되나.

핵심은 새롭게 형성되는 유럽의 지정학적 구조 속에서 EU와 러시아 중 누가 캐스팅보트인 우크라이나를 손에 쥐어 패권을 차지하느냐의 싸움이다. 푸틴의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불개입 천명은 믿을 수 없는 약속이다. 러시아 크림을 발판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으로 세력을 넓힐 것은 거의 확실하다. 단 크림 때 보다는 세련된 방법을 찾을 것이다. 크림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잘 통치해 동부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동기유발을 할 것이다. 유혈 충돌 등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부분을 포함해 많은 대책을 이미 세우고 있을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EU나 나토에 가입한다면 우크라이나를 동서로 분리하는 방법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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