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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23 | 조회수 : 801

제목 : [091123] 한 학기 마무리하기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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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기 마무리하기

 

이번 학기 첫 teaching tip을 발송해드린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학기말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학기말에는 강의하기가 힘이 듭니다. 아직도 전달해야 하는 내용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마음이 조급해지기 쉽습니다. 어떨 때는 할 말이 더 없는데도 강의 시간이 일주일이나 남아 있어 시간을 어떻게 메워야 할지 암담하기도 합니다. 방학이 어서 빨리 시작되어 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학생들 역시 방학동안 하고 싶은 것과 (특히 졸업생들은) 앞으로 해야할 일 생각으로 가득 차있습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나머지 수업이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쓸려 한 학기 내내 쌓은 공이 와르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강의 마무리하기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강의 내용을 "새롭게" 정돈한다

마지막 주까지 새로운 강의 내용을 다루면 역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 주에는 한 학기 동안 다룬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 복습할 경우 강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차례대로 점검하되 중요한 부분을 골라서 강조하게 됩니다. 경우에 따라 이런 방식의 복습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수님의 레퍼토리에 다른 방식으로 복습하는 방법을 포함시켜보십시오. 예를 들어 중요한 개념들을 강의에서 소개된 순서대로 점검하는 대신 핵심 개념을 중심에 놓고 이차적 개념들은 바깥쪽으로 가지를 처 나가는 개념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좋습니다.

좋은 강의는 강물같이 흘려내려 갑니다. 지난 번 강의 내용은 오늘 강의 내용으로 이어지고, 오늘 강의 내용은 다음 강의 내용으로 연결되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강의 내용은 순차적(일차원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습니다. 가끔 샛길로 빠지더라도 다시 한줄기 흐름으로 모아지게 됩니다. 그러나 강의 내용 자체는 일차원적이지 않습니다. 여러 개념들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있고 다차원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복습에는 개념지도를 그려서 내용의 연관성을 색다르게 보여주는 것이 무척 효과적입니다. 가능하다면 학생들에게 각자 개념지도를 그리게 해서 잘 된 샘플 몇 개를 골라 모든 학생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겠습니다.

2. 강의 내용을 단기 목표에 비추어 정돈한다

학기말은 어수선하기 쉬운 시기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주의력을 모으는데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합니다. 복습을 하실 경우 "지금부터 복습을 시작하겠습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학기말 시험에 대한 정보를 말해주겠습니다"라고 하십시오. 일단 학생들의 귀가 쫑긋해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공부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던 학생들마저 거의 반사적으로 몸을 긴장하고 무언가 적을 준비를 할 것입니다. 학생들은 시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도록 훈련( )되어왔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학기말 시험'이라는 말 한마디로 주의력을 교수님 앞으로 모이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의력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시험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으면서 강의 내용을 복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3. 강의 내용을 장기 목표에 비추어 정돈한다

한 학기 내내 공부한 강의 내용이 마치 학기말에 시험보기 위한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도록 단기 목표와 함께 장기 목표를 상기 시켜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장기 목표는 강의 내용과 다른 과목과의 연관성, 졸업 후의 쓸모, 자기 발달에 미치는 영향 등이 되겠습니다. 추상적으로 보이기 쉬운 장기 목표에 대한 지적은 구체적인 단기 목표 사이사이에 끼어 넣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장기 목표를 한꺼번에 장황하게 늘어놓으면 훈계로 들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4. 작별 인사를 한다

졸업반 학생들을 가르친 경우에는 마지막 날 인사를 나눌 때가 힘이 듭니다. 인사말을 하지 않고 끝나자니 뭔가 밍밍하게 느껴지고... 그러나 학생들은 멍하게 앉아 있거나 어서 빨리 종이 울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혼자 감격해서 글썽이거나 목이 메이면 얼마나 썰렁하겠습니까. 하지만 마지막 인사는 한 학기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동시 학생들이 가장 오래 간직할 교수님의 모습과 메시지를 건네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인사말이 단 1분이어도 좋고 10분이어도 됩니다. 단 겉치레가 아니고 교수님의 솔직한 마음이 묻어있는 말이어야 하겠지요. 물론 인사말을 상황과 분위기에 맞춰 즉흥적으로 잘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하고 싶은 말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내 학생들에게 마지막으로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 " "오늘 이 강의가 내 생의 마지막 강의라면... "

출처 : 명강의 노하우 노와이; 조벽, 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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