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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0.01 | 조회수 : 186

제목 : <국제> 망언의 저주인가, 하시모토 몰락 글쓴이 : 일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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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오사카 지방선거도 참패 … "사실상 정치생명 끝났다"

위안부 비하 발언에 민심 등돌려

도쿄도의회·참의원 이어 3연패


위안부 망언을 일삼고 있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사진) 오사카시장의 추락이 끝이 없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오사카(大阪)부 사카이(堺) 시장 선거에서 하시모토가 이끄는 일본유신회의 모체이자 산하단체인 오사카유신회 소속 니시바야시 가쓰토시(西林克敏) 후보가 '비(非)하시모토' 진영이 지원한 다케야마 오사미(竹山修身) 후보에게 완패했다.

 사카이시는 하시모토가 정치생명을 걸고 있는 '오사카도 구상'의 한 축이자 정치적 지지기반. 위안부 발언 이후에도 하시모토는 오사카 지역에서만큼은 연승을 거듭해 왔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 정당별 지역 득표율에서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 중 자민당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한 유일한 지역이 오사카부다. 그만큼 하시모토에게 '사카이 함락'은 사실상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졌음을 뜻한다.

 하시모토는 지난 6월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 7월 참의원 선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이번 사카이시장 선거에 '올인'해 왔다. 자신의 힘만으로 안 되자 막판에는 도쿄에 머물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에게까지 긴급 유세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민심은 이미 하시모토를 떠난 상태였다. 위안부 망언을 해놓고도 끝까지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 태도가 점수를 만회하긴커녕 까먹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30일 “오사카에서 연승하던 하시모토의 '선거불패 신화'는 발밑에서 붕괴됐다”며 “(하시모토의) 중앙정치에서의 존재감도 사라질 듯하다”고 분석했다. 하시모토가 정치적 영향력을 되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장 '오사카도 구상'에 결사반대하는 후보가 당선돼 구상 자체가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하시모토 인기의 근원지는 오사카였고, 그 중심에는 하시모토가 내건 '오사카부+오사카시+사카이시=오사카도(都)' 구상이 자리 잡고 있었다. 수도인 도쿄도에 묘한 경쟁심리를 갖고 있는 오사카 유권자들에게 '오사카의 자존심'을 부추겼다. 초기에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통합효과도 없고 이미지만 앞서는 구상에 유권자들은 서서히 등을 돌렸고, 그 결과가 이번 선거로 드러났다.

 하시모토는 당세가 기울자 평화헌법 개정,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 등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아베 정권과의 연립을 통해 연명하려 하지만 이번 선거로 그것마저 여의치 않게 됐다. 아베 정권으로선 하시모토의 이용가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자민당 간부의 발언을 인용, “(선거 패배로) 존재의 의미가 부정된 만큼 일본유신회는 '이제 끝'”이라고 보도했다.

 하시모토는 선거 패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쟁점 설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나에게 책임이 있다”면서도 “내가 왜 물러나야 하느냐”고 일본유신회 공동대표직 사임을 거부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하시모토는 이시하라 공동대표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지만 '지금 물러나면 당신의 인생이 끝난다'는 설득에 사임을 유보했다”고 전했다. 당분간 숨을 죽이고 오사카 시정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김현기 기자 luckyman@joongang.co.kr

2013/10/1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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