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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14 | 조회수 : 152

제목 : 청년 세대는 팔레스타인에 호감 (2023.11.14)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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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이스라엘 편이 아니다. 각종 수치와 연구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론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젊은 세대의 정보 원천은 다르다. 전통적인 미디어에 영향을 받지 않고, SNS 애플리케이션에서 무엇이 밀려드는 지를 본다. 그리고 잔디밭에서 바늘 찾듯 그 속에서 바른 정보를 찾는 방법도 알고 있다.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과 함께 가자 지구의 비극적 상황이 고조되기도 전부터 이러한 추세는 이미 시작되었다.

미국에서 수년간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년층, 특히 역사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지해 온 복음주의 기독교인과는 달리 젊은 세대, 그리고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공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근소한 차이지만 미국 대다수가 여전히 이스라엘을 마음을 두고 보호하고자 한다. 그러나 미국 내무부와 의회에서 이견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상당히 민감한 사항이 되었기 때문이다.

언론 매체와 통계기관에서 지난 몇 년간 실시한 여러 여론조사에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젊은 세대는 부모 세대처럼 이스라엘에 대한 압도적 공감도를 보이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의 여론조사 결과 30세 미만의 61%가 팔레스타인에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65세 이상의 팔레스타인 공감 비율은 47%를 넘지 않았다. 공화당 지지자는 이스라엘을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78%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답했지만,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모든 연령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지지 비율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교전이 고조되며 아이들이 목숨을 잃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도착하여 이스라엘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를 선언하는 가운데 인권 단체들은 위급함을 알리고, 세계보건기구(WHO)는 비극적 현황을 전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민들을 다 내쫓을 것이라 선언하고, 인도주의 단체는 어떤 구호품도 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알아흘리 병원에 대한 폭격도 자행되었다. 이 모든 사태로 인해 퀴니피액 대학(Quinnipiac University)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청년층 지지율이 25%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5세 미만 유권자 중 절반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와 군사 지원에 찬성하지 않았다. 한편, 전 연령층 유권자 중 42%는 이에 찬성했다.

이를 기반으로 콜롬비아와 하버드 등 미국 주요 대학에서 일어나는 고성 시위를 설명할 수 있다. 미국 34개 학생단체가 연합하여 전쟁의 유일한 원인인 인종차별적 정권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한편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포함해 해당 대학의 후원자들은 반이스라엘 입장을 이유로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협박하며, 시위자 참가자의 채용을 막고, 참가자 명단을 밝혀 공개 폭로하겠다고 위협했다.

여론조사에 응한 연령대가 젊을수록 다양성은 높아진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협회, 인권운동가, 노동조합, 학자들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15분마다 어린이 한 명을 살해하고 있는데 이스라엘을 지지하기란 쉽지 않다고 보았다. 영국 가디언지(The Guardian)는 "이토록 폭력적인 공격에서 생존한 가자지구의 아이들은 이 일을 방조한 사람들을 어떻게 봐야 하는가?"라며 물었다.

그렇기에 최소 10만 명이 모여 런던에서 팔레스타인을 위해 시위하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밸푸어 선언을 한 국가의 수도에서, 팔레스타인을 유대인에게 적선한 나라에서 전례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잉글랜드의 버밍엄, 웨일스의 카디프에서도, 그리고 다른 유럽 도시에서도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지하철 기관사가 소리치고, 그 뒤로 지하철에 탑승한 시위대도 연신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며 책임을 묻는다. 이렇듯 새로운 모습이 펼쳐짐과 동시에 서방 언론 매체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키려 필사적인 전투에 뛰어들어, 10월 7일 반드시 축출해야 할 ‘테러범’이 일으킨 ‘학살’을 계속해서 상기시키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대립이 한창 치열하다. 가자지구 내 민간인 폭격이 한층 격렬해지고 끔찍한 영상이 쏟아지면서 대립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져, 프랑스 정치인이자 작가인 장 피에르 미냐르(Jean-Pierre Mignard)는 "가자지구에서 휴전을 모색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휴전 협상에 성공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프랑스는 이스라엘에 편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TV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정말 이중잣대를 내세우고 있나?’, ‘왜 그들은 우리를 싫어하는가?’, ‘우리는 무슨 짓을 하여 시위대가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도록 만들었나?’ 등의 질문을 던졌다. 유럽에서 최대규모 이슬람 공동체가 있는 이 나라의 상황은 격변하며 크게 분열하고 있는 듯하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 금지는 계속되고 있고, 프랑스 당국과 팔레스타인 지지자들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아랍 청년들에 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아랍 청년들이 팔레스타인 문제는 잊고 본인 일에만 열중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각국 수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는 젊은 세대가 과거 좌절을 겪고 패배의 무게 속에 살아가던 부모 세대보다도 팔레스타인 문제에 더 큰 관심을, 어쩌면 더 극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이스라엘에서 나타난다. 세속적인 청년들을 비롯한 이스라엘 청년들은 절반 이상이 실존적 위협에 처한 가운데 차별, 정의와 안전에 대한 상실, 희망 없는 이유로 싸움에 참여해 ‘약속의 땅’을 지키는 나라를 떠나기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대규모 시위와 분노를 촉발했던 사법 개정 위기가 일어나고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권력을 장악했을 때부터 이미 이주는 시작되었다.

각자 나름대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셈법이 있겠지만,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10월 7일 후 전 세계와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사람들의 마음을 들끓게 한 피와 분노와 분열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이미 깨어난 지니를 큰 변화 없이 램프로 돌려보낼 수는 없다는 점이다. 오늘날 누구도 그 방법을 모른다. 중기적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이스라엘은 여론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 청년들에겐 또 다른 감수성이 있으나 이스라엘은 이 점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듯하다.

 

출처: "الشباب يحبون فلسطين", Asharq Al-Awsat, Oct 26,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10.26 (검색일: 2023.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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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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