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이 막을 내린 지 1년이 지났다. 그러나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에 따르면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카타르가 노력을 보였음에도 노동환경 개선은 지금까지 과제로 남아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2023년 11월 16일 ‘가스 부국’ 카타르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는 인권보고서를 발표했다. 2022 월드컵 전후로 인권 침해 문제가 이어졌으며 외국인 근로자가 혹사당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카타르는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ur Organization, ILO)와의 협력으로 카타르 노동법을 검토하고, 최저임금 제도와 근로자 안전보건 개선을 위한 개혁방안을 논의하였으며, 논란이 되었던 카팔라(kafāla) 제도를 폐지했다.

스티브 콕번(Steve Cockburn) 국제앰네스티 경제 및 사회 정의 책임자는 “카타르가 개선 방안을 실행하고 강화하는 데에 계속해서 실패하여 근로자의 잠재적 이익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카타르 정부에 근로자 보호 이행을 위한 방안을 재고할 것을 촉구하며, 국제축구연맹(FIFA)과 카타르가 모든 피해자에 대한 보상 계획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 또한 카타르와 FIFA가 기금을 마련하여 월드컵 시설 건설현장에서 상해를 입은 근로자와 그 가족에게 보상할 것을 거듭 촉구해 왔다‏.

FIFA는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FIFA 산하 위원회에서 카타르 개혁과정의 효율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FIFA 성명에 따르면, 큰 진전을 이루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으나, 개선 사항을 실행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카타르 내 모든 근로자가 이를 보장받기까지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카타르는 건설 산재 사망 통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였으며, 카타르를 규탄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이중잣대에 기반한 정책을 펼친다며 비판하였다.

콕번은 “오늘 카타르 월드컵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으나 이러한 잘못된 점을 시정하고자 하는 큰 움직임은 없었다. 하지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있게 한 근로자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당시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카타르가 전년도 최저임금을 유지하였다고 규탄하였으며, 아직 임금체불, 강제직무변경 등 여러 문제가 남아있다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2022년 월드컵에서의 인권 침해는 명예로운 ‘월드컵 개최지’의 자격을 부여할 때 인권 문제를 최우선 사항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스포츠계에 상기시켜야 한다.”라고 밝혔다.

앰네스티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유일한 2034 월드컵 유치 신청국이 되자 또다시 인권 유린 문제가 반복될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사건을 시작으로 이미 국제사회에서 인권 문제로 비판을 받고 있었다.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비판에도 사우디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석유 가격을 이용하고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개최하여 인권유린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해 왔다. 인권단체는 ‘스포츠 워싱’이라며 사우디를 비판하지만, 사우디는 여러 행사를 통해 자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 중점을 두며 인권 탄압국이라는 오명을 가리고 있다.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열악한 인권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 법이 있지만, 사법 질서에 간섭할 수는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는 지난 10월 리야드 시즌(Riyadh Season)의 개막을 알렸다. 아랍 형제국 팔레스타인에서 민간인이 대거 사망하는 와중에도 오락과 예술을 즐기는 축제를 시작한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인권단체와 국제사회는 사우디 월드컵 개최에 앞서 근로자, 특히 외국인 근로자의 처우 개선을 촉구할 것이다. 그러나 형제국의 고통도 무시한 채 자국 이익을 위해 대규모 축제를 이어간 사우디가 인권문제 개선을 위한 공약을 밝힐지 의문이다. 2034 사우디 월드컵이 2022 카타르 월드컵과는 다른 결과를 내기 위해선 더 큰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أمنستي: استمرار انتهاكات حقوق العمال في قطر بعد عام على المونديال", DW, Nov 16,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11.16 (검색일: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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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