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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28 | 조회수 : 108

제목 : ‎<사설> 튀르키예 5월 선거 이후, 도심 내 시리아 난민들의 두려움은 늘어간다 ‎‎(2023.11.28)‎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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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내 시리아 난민들은 모스크로 향할 수도 있고, 퇴근 후 집으로 올 수도 있으며, 심부름을 하거나, 관리 사무실에 들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튀르키예 내에서 무엇을 하고 있든, 공공연하게 튀르키예 시내를 돌아다니는 행위는 시리아 난민들을 강제 구금 및 추방의 위협에 점점 더 노출시키고 있다. 그들은 반영구적으로 구금되거나, “자발적 귀국” 문서에 사인하도록 강요받는다.

튀르키예의 5월 대선 및 총선 이후, 현지 시리아인에 대한 이러한 상황은 여러 보고서에서 세부적이고 고통스럽게 담겨 있다. 이스탄불에서 8년간 살아온 칼레드 아메드(Khaled Ahmed)는 주소를 갱신하러 이민청에 방문했지만, 곧 언제 아내와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지 기약이 없는 채로 시리아 아자즈(Azaz)에 도착해 있는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스탄불에서 약 10년간 거주한 사이드(Saeed)와 그의 아들들은 동료 시리아인에 대한 폭행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시리아 국경 근처 도시인 하타이(Hatay) 시의 구치소로 이송 및 수감되었다. 그들은 2월의 대지진이 아니었으면 자신들은 추방되었을 것이라 말한다.

6개월 전 시리아 북부와 튀르키예 동남쪽을 초토화한 대지진 이후, 튀르키예가 피해 복구에 애를 먹고 있는 현 상황에서 약 400만 명의 튀르키예 내 시리아인들은 일상으로의 귀로에 가장 큰 고난을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필자는 사소한 범죄부터 늘어나는 임대료와 악화하는 경제 위기 등 모든 것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튀르키예 국민의 시리아인을 향한 커져가는 분노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묘사한 바 있다.

이번 주 파레틴 알툰(Fahrettin Altun) 튀르키예 대통령실 수석대변인은 시리아인들과 다른 이주민들이 범죄나 각종 소동에 대해서 자주 비난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트위터에 가짜 뉴스와 관련된 게시글을 올리며 “각종 범죄나 소동의 가해자는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종종 외국 국적자로 그려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튀르키예인들 중 80% 정도가 시리아인들의 귀국을 원한다. 이러한 견해는 모든 시리아 난민을 집으로 돌려보내고자 하는 튀르키예 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주요 선거 공약이었기에 5월 선거를 앞두고 자유롭게 표출되었다. 이는 아마도 스톡홀름 자유센터(the Stockholm Centre for Freedom, SCF)에서 보고한 시리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와 혐오 발언의 증가를 부추겼을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를 확정 지은 이후, 시리아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그는 승리 연설에서 백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며칠 후, 튀르키예 정부는 시리아인들을 조용히 체포 및 추방하기 시작했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시리아 인권관측소(Syrian Observatory for Human Rights, SOHR)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6월에만 1,000명에 가까운 시리아 난민들을 추방했다.

만약 이들이 강제로 추방당했다면, 이는 시리아가 불안정한 상태임을 가정할 때 1951년 유엔난민협약에 위배될 수 있다. 또한 이는 갱신에 대한 대화가 오가던 튀르키예와 유럽연합(EU) 간의 2016년 협정에도 위반되는 행위일 수 있다.

어느 방향이든, 현재 튀르키예 내 대다수의 시리아인은 지금의 집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절실하게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일부는 튀르키예 시민권을 취득하거나 EU 재정착에 지원하고 있다. 일부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뇌물을 바치고, 심지어 또 일부는 공공장소에서 아랍어를 사용하지 않고 이름마저 바꿔가며 튀르키예인처럼 보이려 한다. 지난달, 튀르키예에 거주 중인 시리아 태생의 한 학자는 모스크에 가서 체포되는 대신 집에서 금요 기도를 하는 것을 허가하는 파트와(Fatwa, 이슬람 법에 따른 결정이나 명령)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에게는 집에 머무는 것조차도 더 어려워졌다. 튀르키예 당국은 지난 주말 이스탄불에 거주하는 시리아인들에게 7주 이내에 그들이 처음 거주 등록을 했던 지방으로 돌아갈 것을 명령했다. 이는 튀르키예 내 시리아인들의 시위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리아로 송환된 60만 명의 난민들은 불 위에 떨어진 것과 같다. 그들 중 대다수가 시리아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며, 지금 두려움 속에 삶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그들이 송환되는 곳은 본국 시리아가 아닌, 튀르키예가 정부가 카타르와 함께 튀르키예가 통제 중인 안전 구역에 짓고 있는 거주지라는 점이다.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주 연설에서 튀르키예가 15만 채의 안전 거주지를 건설했다는 점을 설명하며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의 안전지대 건설을 계속된다. 우리가 이 사업을 시작한 뒤로, 우리의 시리아 난민 형제들은 돌아가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10년 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할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사드 정권에 강경 반대하는 태세를 취했으며, 대대적으로 그의 지역적 인지도를 올리며 난민들을 수용하였다. 그러나 현재 리라화의 폭락과 내년 3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에르도안은 난민 추방 정책을 수용하고 있으며 튀르키예의 시리아 측 파트너와의 유대관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문제에서 두 개의 목적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시리아 북서쪽에서 발생한 약 5백만 명의 난민의 이주를 막는 것, 그리고 튀르키예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해 쿠르드족이 이끄는 민주 무장 세력의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통제를 약화하는 것이다.

네 번의 침공 이후 시리아 북부에 약 1만 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는 앙카라 당국은 이러한 목표 달성을 돕겠다는 시리아 당국의 의지를 의심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튀르키예의 난민 재정착 정책은 더 많은 병력의 시리아 주둔이 필요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튀르키예의 철군을 난민 문제에 대한 재합의 조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에는 추가적인 문제들도 존재한다. 첫 번째는 튀르키예가 건설 작업을 벌이고 있는 지역을 포함해 시리아 북동부 대부분 지역이 뉴욕 타임스지의 표현과 같이 달 표면과 같은 황량한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다. 기후 변화, 열악한 관개시설, 취약한 관리로 인해, 사막에서 불어오는 모래바람이 초승달 지대를 가로지르며 매년 수만 에이커의 토지를 집어삼키고 있다. 이를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짐을 싸서 떠나고 있으며, 지역사회는 점점 더 격화되어 분쟁과 극단주의가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예멘, 시리아, 이라크 등의 주요 지역에 식료품 공급을 좌우하던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 협정의 만료는 지역의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하지만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인도적 지원에 대한 협정이 종료되지 않았더라면 감당 가능한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유엔이 중재한 이 협정은 튀르키예에서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Idlib)로 인도적 지원이 향할 수 있도록 했다. 며칠 후 시리아 정부는 모든 구호물품 수송을 감시하겠다는 조건으로 6개월간 국경 간 지원물품 운송을 허용하기로 했다.

유엔은 이 조건을 거절했지만, 이는 지금 새로운 현실이다: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는 이미 대부분 수백만 명의 시리아 난민들에게 전달되는 원조품을 관리한다. 최근의 승리와 10월에 있을 튀르키예 건국 10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스크바 당국과 다마스쿠스 당국의 변덕에 무방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러시아와 시리아가 인도주의적 원조를 막기로 했다면, 또 다른 난민 이주의 물결이 튀르키예로 밀려 들어와 앙카라 당국의 이주민에 대한 부담을 덜려는 노력을 약화하고 여당 정의개발당(AKP)에 대한 선거 지원을 방해할 수 있다. 갑작스럽게 튀르키예 내 일자리가 희소해지고 살림이 더 어려워지면서, 튀르키예인들이 공화인민당의 시리아인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겠다는 공약을 더 나은 선택지로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민주당과 매우 비슷하게, 튀르키예의 공화인민당의 지지층은 대부분 도심 지역에 밀집해 있으며, 최근 튀르키예의 가장 큰 시장 선거였던 2019년 선거에서는 튀르키예 최대 도시들 대부분을 야당이 장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여당인 정의개발당이 이를 인식하고 지난번과 다른 선거 결과를 가져오고자 하는 지금, 시리아 난민들은 정치적 고비를 맞고 있다.

필자는 본 사설에서 튀르키예의 난민 정책의 변화를 사례를 들어가며 회의적으로 조명하였다. 특히 튀르키예의 정책이 유엔난민협약에 위배될 수 있고 EU와의 협정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다는 점에서 필자의 이러한 시각은 더 두드러진다.

튀르키예의 난민 정책은 윗글에서 언급된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의 태도, 경제적인 이슈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난민들에게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은 경제 사정 악화로 인한 국민들의 여론 변화일 것이다.  튀르키예의 근 3년간 경제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단적으로 보았을 때 코로나19 위기 당시의 잘못된 금리 인하로 인해 시장에 지나치게 많은 통화가 공급되었으며, 이는 2022년 8월 튀르키예 소비자 물가지수의 전년 동기간 대비 80.2%의 상승을 가져왔다. 즉 국내 물가가 두 배 정도 뛰었다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물가 폭등은 리라화의 폭락, 증시 폭락 등의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왔다. 이렇듯 경제의 전반적인 악화는 튀르키예 공화인민당의 여론을 인식한 반시리아 난민 공약의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이는 레바논의 상황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튀르키예보다 더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레바논은 시민들의 여론과 국영 매체 등에서 연일 난민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내보내고 있다.

 

출처: "In Turkish cities, Syrian refugee anxiety surges as another vote looms", The National, Aug 01,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08.01 (검색일: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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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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