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28296

작성일 : 09.03.03 | 조회수 : 374

제목 : [090303] 새학기 다짐 1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첨부파일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새학기 다짐 - 1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방학 동안 하려고 했던 일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일이 쌓이기 시작할 시기입니다. 지금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한 학기, 일년이 또 훌쩍 지나가 버리기 일쑤입니다.  강의를 좀 더 효과적으로 해서 학생들에게 더 좋은 학습 분위기를 마련해 주시려면 아래 몇 가지 다짐 사항을 학기 전에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1. 말투와 메시지를 긍정적으로 한다

교육자는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많이 합니다. "떠들지 말라, 놀지 마라, 지각하지 마라, 컨닝하지 마라" 등 행동을 규제하는 말은 물론 부정적입니다. 그 뿐 아니라 학생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할 때 "~해야만 한다"는 뜻을 담고 있으면 부정적인 말이 됩니다.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 숙제해야 한다, 출석해야 한다." 이런 "해야 한다"는 말 뒷면에는 "낙제하지 않으려면..."이라는 일종의 '협박'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은 이런 부정적 메시지에 거부감을 느끼게 됩니다. 거부감이 느껴지는 말이 마음 속 깊이 새겨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학생이 왜 이 강의를 들어야 하는가  숙제를 하면 학생에게 무엇이 어떻게 이로운가  이 수업이 학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강의 첫 시간에 설명하면 학생이 출석과 숙제에 대한 책임감과 동기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 정도는 학생이 미리 다 알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 또는 미리 다 알고 있어야 한다고 지레 속단하시지 마십시오. 또한 알고 있다하더라도 학기 초에 다시한번 더 말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중요한 메시지는 세 번 반복하라는 교수법이 있습니다.)

물론 "하지 마라" 또는 "해야한다"라는 말이 다 부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이런 식의 말투나 메시기가 적합하거나 필요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을 긍정적으로 하는 습관을 가져 보십시오. 긍정적인 말은 가능성을 열어주며 희망을 주는 말입니다.

2. 희망을 가진다.

우리가 학생이었을 적에 새 학기가 시작하는 전날에는 괜히 마음이 들뜨고, 기분이 짜릿하고, 가슴이 벅차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상야릇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방학이 다 지나 가버린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동시에 새 학기가 기다려집니다. 왠지 다음 날 일어나면 세상이 달라져 있을 것 같고 따라서 우리 자신들마저 새로운 사람으로 변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혹시 설레는 마음보다 걱정이 앞서는지요. 준비해야 할 일은 많은데 일이 손에 전혀 잡히지 않아 짜증스럽지는 않는지요. 방학이 언제 다 지나 가버렸는지 알 수 없고, 새 학기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 괜히 두렵습니까  왠지 다음 날 일어나면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을 것 같고, 오히려 전 학기보다 더 나빠지지나 않았을까 염려스럽습니까  한숨이 나오고 신경질이 나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계십니까 

학생이었을 때 새 학기는 모든 것을 새롭게 해주는 신비한 힘을 느꼈습니다. 지금은 모든 것이 그저 똑 같아 보일 뿐 무기력이 느껴집니다. 차이는 무엇일까요  나이 탓일까요  나이가 들어 세상이 시들해졌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학생과 선생님이라는 신분 차이일까요. 아닙니다. 차이는 희망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희망을 느끼면 다음 날이 기다려집니다. 이와 반대로 희망을 느끼지 못하면 자신이 하는 일에 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다음 날은 별 볼일 없는 또 하나의 날이 되고 맙니다. 일은 그저 먹고 살기 위해서, 자식 뒷바라지하기 위해서, 남들만큼 또는 남보다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다른 마땅한 할 일이 없으니까... 즉, "해야 되니까", 심지어는 "하라고 하니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기 쉽습니다. 이런 생각을 품고 있으면 새 학기가 기다려지지 않습니다. 희망을 느끼지 못하면 스스로 초라해지고 마음이 자꾸 오그라듭니다.

희망을 느낄 것인가 느끼지 않을 것인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입니다. 똑 같은 상황에 희망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절망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우울증을 남몰래 즐기는 사람도 있고 신경질을 "무기"로 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자는 일반인과 달라야 합니다. 교육이란 학생들의 희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희망을 줘야 합니다. 교육자는 희망의 원천이어야 합니다.

희망은 선택입니다. 자신의 앞날이 훤하기 때문에 희망이 느껴지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을 가질 때 앞날이 훤해옵니다. 희망이란 선물이 아닙니다. 희망은 뜻밖의 사고(事故)가 아니고 창의적인 사고(思考)입니다. 희망은 삶과 죽음의 차이입니다. 희망을 가지십시오.

출처 : 조벽(2000), 새시대교수법

  •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