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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3.16 | 조회수 : 350

제목 : [090316] 새학기 다짐 2 글쓴이 : 교수학습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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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다짐 - 2

지난 호에 이어 새학기 다짐해볼 만한 사항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새학기 다짐 3. 신선함을 추구한다

"학생들은 공부 열심히 해야 합니다. 부모님을 잊지 말아야해요.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부모님께서 얼마나 애쓰셨는지 말입니다.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말아야 해요. 훌륭한 사회인이 되어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을 해야합니다."

"대학 4년은 금방 가버립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졸업할 날이 옵니다. 지금부터 실력을 꾸준히 차근차근 쌓아 올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필요한 일꾼이 되고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애국이라는 것은 별것이 아니지요... "

교수님은 목소리는 흥분에 떨리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여전히 조용합니다. 교수님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학생들의 눈은 멍할 뿐입니다.

교수님의 말씀은 구구절절 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다 지겨운 잔소리로 들렸겠지요. 학교 다니는 12년 동안 부모님과 선생님들로부터 매일 들은 말을 대학에 와서 다시 교수님으로부터 듣자니 기운이 쫙 빠져버릴 것입니다. 교수님이면 뭔가 다른 차원의 말씀이 있지 않을까 하며 막연한 기대가 와르르 무너져버리겠지요. 그리고 대학인들 별 수 없구나하는 암담하고 참담한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대학생에게 끈기만을 요구하는 도전은 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도교수님과의 다음 만남은 배고플 때에나 기다려지겠지요.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생각을 하나 준비해 보십시오. 같은 메시지라도 엉뚱한 각도에서 접근해보십시오. 학생은 신선한 생각이 필요합니다. 말 한마디로 학생들의 머리를 탁 쳐주어야 합니다. 잔머리 굴리게 하는 얕은 말장난이 아니고 생각의 한계를 도전하는 깊은 말 한마디를 던져줄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지적 도전을 해보십시오. 학생들은 지도교수님의 신선한 말씀이 기대되어 다음 지도시간이 기다려질 것입니다.

새 학기 다짐 4. 무조건 준다

강의실에 똑똑한 학생들로 가득 차있고, 모두가 정신 바짝 차려서 강의 내용에 귀를 기울인다면 그처럼 기분 좋은 것이 없겠지요. 이런 학생들을 하루 종일 가르쳐도 지치지 않습니다. 총명과 열기로 가득 찬 강의실은 교수님께 에너지를 되돌려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하지는 마십시오.

똑똑하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사실 교수님이 그리 필요하지 않습니다. 교수님이 진정 필요한 학생들은 아둔하고 자기가 강의실에 왜 와 있는지 조차 모르는 학생입니다. 희망을 못 느끼는 학생은 교수님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항상 야단만 맞던 학생은 교수님의 긍정적인 말투가 필요합니다. 머리 속이 멍한 학생은 교수님의 신선한 자극이 필요합니다.

"마음 다스리는 글"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내 몸 대우 없음에 바라지 말고...". 기대하면 실망하게끔 되어있습니다. 실망하면 마음이 소극적으로 변합니다. 소극적 자세는 교육자의 말로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육이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의 그 귀중한 모든 것을 학생에게 주실 때 되돌아 올 것을 기대하지 마시고 무조건 주셔보십시오. 아마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희망의 원천이 되고 긍정적인 말투와 신선함을 지키기가 한층 쉬워지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무조건 주라고 해서 가르침이 "짝사랑"과 같아야 한다는 말은 아닙니다. 짝사랑해보신 분은 잘 아시겠지만 짝사랑은 초조하고 처절하지 않습니까. 가르침은 밑지는 마음으로 조마조마한 짝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강의는 주고 또 줘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가르침이야말로 가장 느긋하고 뿌듯한 사랑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가르침을 "악수"에 비유하기를 좋아합니다. 악수는 두 손이 모일 때 가능하듯이 가르침은 배움이 있을 때 존재합니다. 그러니 "무조건 준다"는 뜻은 손을 내밀고 홀로 흔들어 대는 그런 헛된 행동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손을 항상 먼저 내민다는 뜻으로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상대의 손이 나올 때까지 끝까지 내밀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출처 : 조벽(2000), 새시대교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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