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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01 | 조회수 : 199

제목 : <사설> 팔레스타인을 지운 네타냐후의 ‘새로운 중동’ 지도 (2023.11.01)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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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2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유엔 총회 연설에서 ‘새로운 중동’이라는 이름의 지도를 공개했다. 네타냐후의 지도는 미국이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이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게 한 아브라함 협정의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연설 중 지도를 보여주며 아브라함 협정 그리고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사이 풍요로운 지역들을 강조했다. 이번 공개된 ‘새로운 중동’의 본질은 이스라엘이 자신들의 기술과 부유한 아랍 국가들의 자본으로 더욱 높은 부를 목표한다는 것이다.

아랍인에게 새로운 지도를 알리는 이스라엘

하지만 이스라엘의 ‘새로운 중동’ 지도에서는 팔레스타인이 보이지 않는다. 말 그대로 지워져 있다. 이는 아브라함 협정의 근본적인 목표를 보여주고 있다. 흥미롭게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그에 따른 이스라엘의 살벌한 보복 그리고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진입 결정을 네타냐후가 선보인 지도와 함께 보면 모든 것이 명백해진다.

10월 16일 사설에서 필자는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지우는 것을 목표한 ‘아브라함 협정’의 폐기를 위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절망, 빈곤, 미래가 없는 듯한 상황, 그리고 아랍 국가들마저 자신들을 버린 것 같은 정황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가자지구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보복과 인명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이번 공격을 감행한 하마스는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아랍 국가들은 아브라함 협정을 연기했고 이스라엘의 ‘새로운 중동’을 위한 여정도 중단되었다.

실패한 것 같은 미국의 계획

현재 상황은 중국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줄 것이다. 중국은 이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화해시킨 전적이 있다. 미국이 아브라함 협정을 통해 얻고자 한 첫 목적은 이스라엘을 중동지역에서 안정화하는 것과 이란과 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팔레스타인이 없고, 팔레스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을 제거하고, 그리고 팔레스타인을 역사에서 완전히 지우는 그 조약이 이행될 수 없음을, 그리고 팔레스타인의 권리가 대표되지 않는 중동에는 평화가 찾아올 수 없음을 보여준다. 서방은 눈과 귀 그리고 입을 닫기를 바란다. 만약 가자지구에 학살이 지속되고 침략에 침략이 더해진다면 세계 전역에 먹구름이 드리울 것이다.

평화를 위한 공정한 조약

정의로운 평화는 지속적인 평화의 기본조건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의 영광을 짓이긴 베르사유 조약이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이 된 사례가 있다. 이는 나치즘과 히틀러가 정권을 차지하는 원인이 되었다. 정리하자면 서방은 세계와 중동에서 평화보다는 전쟁을 원하고 있다. 가자지구 침공은 튀르키예를 포함한 중동 전역에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2023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함께 세계가 마주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새로운 시련은 지난 세기 역사와 관련되어 있다. 1895년 유대계 프랑스군 장교 ‘드레퓌스’가 누명을 쓰고 처벌받은 것을 본 ‘테오도르 헤르츨’은 유대인들의 권리를 위해선 유대인만의 나라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시오니즘 운동을 개시했다. 아랍인들도 오스만 제국의 지배가 아닌 자신들만의 나라를 건국하기 위해 ‘샤리프 후세인’의 주도로 규합하여 1차세계대전 동안 오스만 제국에 대항해 전쟁을 선포했다. 당시 영국은 오스만 제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유대인과 아랍인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유대인들은 지도자 테오도르 헤르츨이 1901년 오스만 제국의 황제 압둘하미트 2세와 만나 유대인 자본으로 오스만 제국의 부채를 상환하고 그 대가로 팔레스타인 지역 영토를 요청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아랍인들 사이에서도 1798년 프랑스의 이집트 침공 1882년 영국의 이집트 침공과 함께 유입된 민족주의와 아랍 지역에서 설립된 서구식 학교 그리고 서방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인해 민족주의가 싹트고 있었다.

특히 1908년 청년 튀르크당 정부가 오랫동안 아랍인들이 통치했던 헤자즈와 메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하자 샤리프 후세인을 중심으로 오스만 제국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영국은 자기 민족을 위한 국가 설립을 두 민족 모두 열망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고, 유대인에게는 밸푸어 선언을 통한 국가 수립을 그리고 아랍인에게는 맥마흔 서한을 통해 아랍 국가 수립을 약속했다. 결국 이런 아이러니한 역사의 결과로 두 민족은 여전히 서로를 적대시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지속된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기 위해 미국 트럼프 정부는 아랍에미리트와 이스라엘 사이의 평화를 골자로 한 아브라함 협정을 체결했고 중동 내 미국의 안보 부담을 덜고자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 재러드 쿠슈너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빈 살만과 회동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 관계를 정상화하고자 하는 노력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관계 회복을 경계한 이란 그리고 아랍 국가들과 이스라엘 사이 외교 관계가 정상화될 때 자신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경계한 하마스는 서로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격을 감행하고 공격적인 메시지를 날마다 선언하고 있다. 더군다나 강한 민족주의로 영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이스라엘의 성향도 더해져 현재 중동의 상황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큰 혼란 속에 있다.

 

출처: "Filistin’i silen Netanyahu’dan yeniOrtadoğu haritası", Cumhuriyet, Oct 17,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10.17 (검색일: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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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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