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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9.26 | 조회수 : 142

제목 : <사설>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 추방-비판적 관점에서 (2023.09.26)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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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주간, 레바논에서는 시리아 난민의 즉각 추방을 요구하는 반 난민정서가 급증했다. 현재의 반 난민 기류는 악화하는 경제 위기와 화폐 가치 하락, 제도적 붕괴와 대통령 공석사태 등이 주원인이지만, 안보와 관련된 레바논인들의 반응도 새로운 일은 아니다. 

시리아 내전의 발발 이후, 레바논과 시리아 접경 지역 마을의 안보는 심각한 위협을 받아왔다. 약 150만 명의 공식 난민들과 50만 명의 미등록 난민들이 레바논으로 유입된 가운데, 이들 중 6%는 시리아의 무장 반란을 지지하는 무장 세력이었다. 난민이 반 아사드 테러 정권의 재생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레바논 내 시리아인들은 항상 비공식 노동과 제도적 불법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기능장애의 희생양이 되어왔다. 레바논 군은 오직 “불법” 시리아인들, 즉 난민으로 등록되지 않았거나 유효한 거주 허가 혹은 노동 허가를 보유하지 않은 이들만 추방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난민 추방의 근거는 서로 모순적이거나 심지어는 불법적인 듯하다. 애당초 레바논 정부가 처음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레바논 정부에서  2015년부터 거주 및 노동 허가 갱신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고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의 난민 등록 행위를 막아왔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해 행위는 ‘난민 대 이민자’ 범주화의 모순을 잘 보여준다. 더욱이 레바논 정부가 난민 위기 초기에 취한 ‘무정책’ 태도는 시리아와의 국경 개방 유지 약속과 연관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후 난민 유입을 막으려 레바논 정부가 보인 노력은 시리아인들에 대한 레바논 국경의 역사적인 투과성, 레바논 내 아사드 정권의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의 정치적 분열, 그리고 헤즈볼라(Hezbollah)의 시리아 내전 참전을 고려했을 때 너무 늦은 시도였다.

헤즈볼라는 1970년대에 레바논에서 창설된 이슬람교 시아파 교전단체이자 정당조직이다. 이 조직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있어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들은 레바논 정규군보다 더 나은 군사력을 가지고 있으며, 레바논의 정치, 사회에 깊숙이 들어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레바논 내 시리아 정권의 이익을 보호하는 레바논 총방위군과 헤즈볼라 사이의 정치적 연대는 반 아사드 난민을 포함한 반대파를 노린 안보 및 테러 체제의 재생산에 기여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2021년에 출간한 “내가 죽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테러리즘이라는 명목하에 무작위로 구류된 레바논 내 시리아 난민들의 사례들을 실었다. 이와 비슷하게, 인권 단체들은 강제 송환된 이들이 시리아 군부로부터 지속적으로 구류되며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자 지난 4월부터 자행된 임의적인 그리고 비자발적인 시리아 난민 추방을 비난해 왔다. 

지난 몇 년 동안, 레바논의 정치인들은 시리아 난민들을 기부자 회의에서 특정한 공약들을 내세우기 위해 시리아 난민들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난민을 주제로 한 담화가 기부자 중심 기조에서 난민들의 시리아 복귀에 대한 안정성을 의심하는 기조로 바뀌게 되면서 기부금 펀딩은 줄어들었다. 이와 동시에, 아사드 정권과 아랍 국가들 간의 협상은 시리아 재건 계획과 잠재적인 걸프 협력 펀딩을 주요 이슈로 내세우며 시리아를 아랍 연맹으로의 복귀로 이끌었다. 이러한 복잡한 지정학적 기류와 레바논의 반대파들 그리고 아사드 정권 동맹의 내부적 갈등 속에서, 시리아 난민의 추방은 재고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레바논과 시리아 사이의 특별한 관계, 그리고 12년 동안의 난민에 관한 대응을 특징짓는 것에 대한 불연속성으로 고려할 때, 최근의 난민 추방 캠페인은 효과적이거나 법적으로 설득력이 있지가 않다. 더 중요한 것은, 이 강압적인 캠페인이 이미 시리아 노동력에 크게 의존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역경제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만일 시리아인들의 행동이 구금 및 강제 송환에 대한 두려움으로 위축된다면, 레바논기업들은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비록 알 아사드 정권 그리고 주변국과의 협상이 어떻게 될지는 미지수지만, 확실한 것은 레바논의 “시리아 난민 문제”를 “노동 문제”로 간주하지 않는 것은 레바논의 반 난민 기류와 사회 경제적인 불안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레바논을 지역으로부터 소외되게 만드는 담론을 키우게 될 것이다.

 

출처: Syrian Refugee Deportation in Lebanon: A Critical Perspective,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May 23, 2023 (제목을 클릭하면 원문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

기사날짜: 2023.05.23 (검색일: 2023.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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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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