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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03 | 조회수 : 355

제목 : 베네수엘라, 對美 대립 격화…'미 외교관 80% 나가라' 글쓴이 : 중남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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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對美 대립 격화…"미 외교관 80% 나가라"

인권탄압 제재 미국에 감정 대립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동경 특파원 = 미국과 감정 대립을 벌이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조치가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일(현지시간) 자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의 80% 이상을 내보내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결정은 남미 좌파국가 반미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의중이 담긴 것이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리 맥클리니 미국 대리공사와 만나 이러한 방침을 통보했다고 울티마스 노티시아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로스리게스 장관은 100명의 미국 외교관 중 17명만 남고 모두 보름 안에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는 미국에 주재하는 베네수엘라 외교관 17명과 숫자를 맞춘 것이다.

로드리게스 장관은 구체적으로 남아있을 외교관의 명단까지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베네수엘라의 이러한 조치는 작년 2월 반정부 시위가 수개월간 지속하면서 40여명이 사망하는 등 폭력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미국이 인권 탄압 제재안을 마련한 데 대한 '보복'으로 비친다. 

미국 정부는 작년 베네수엘라 시위사태에서 발생한 살인과 감금 등 인권 유린 행위에 대한 제재로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 관리들의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 비자발급을 제한하는 법안을 마련했다. 

작년 반정부 시위의 진앙 역할을 한 타치라 주 산크리스토발 시에서 지난달 24일 시위를 벌이던 10대 학생이 경찰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하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지독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제재안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반발해 미국 관광객의 비자 발급을 의무화하고, 미국 외교관이 야당 등 반정부파 인사를 만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처를 했다.

이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딕 체니 전 부통령을 포함한 보수 성향의 미국 정치인들을 '테러리스트'로 지목하고 입국을 금지한다며 격앙된 감정을 표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지지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 연설에서 "국가 수장으로 우리의 헌법과 베네수엘라 국민의 혁명 정신에 입각해 한 일"이라고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했다.

그는 또 타치라 주에서 미국인 조종사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산크리스토발 등에서 벌어지는 반정부 시위는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콜롬비아의 준군사조직이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 미국을 '베네수엘라를 전복시키려고 획책하는 배후자'로 지목하고 있다.  

한편, 이날 집권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 소속 한 인사의 트위터에는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올랐다. 

셰일오일 개발은 땅밑 깊은 곳의 암반을 높은 수압을 이용해 분쇄함으로써 석유와 가스 등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미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 인사는 트위터에 '망할 놈의(fucking) 분쇄'라는 표현을 썼다.

베네수엘라는 미국이 셰일오일 개발로 국제유가를 떨어트려 산유국인 자국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hopem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5/03/03 10:4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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