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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11 | 조회수 : 396

제목 : 구 소련 시절 동상 철거로 악화된 체코-러시아 관계 글쓴이 : 동유럽발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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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소련 시절 동상 철거로 악화된 체코-러시아 관계

 

[ALJAZEERA, 2020.04.08]

1945년 독일의 항복 이후 잠시 프라하에 머물렀던 이반 코네프
그리고 지난 금요일 철거된 그의 동상

 

구소련 시절 군 사령관의 동상이 프라하에서 철거된 이후 복면을 쓴 집단이 모스크바에 있는 체코 대사관을 습격한 사건은 러시아와 체코 간 관계에 있어 연속적인 방해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4월 3동으로 제작된 이반 코네프(Ivan Konev) 육군 원수의 동상이 녹음이 우거진 프라하 6지구에서 철거되었다이에 모스크바는 분노했고노골적인 포퓰리스트인 체코 대통령 뿐만 아니라 양국의 운동가들 또한 같은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 대사관은 서한에서 체코 당국이 러시아-체코 관계 전체를 악화시키려 한다며 비난했다이러한 난폭한 행위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온드레이 콜라르(Ondrej Kolar) 프라하 6지구 구청장은 알자지라에 도대체 적절한 대응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이해가 안되지만그것이 우리 대사관을 습격하는 것을 포함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그는 중도 우파 정당인 Top 09의 소속으로코네프의 동상을 철거하는 데 앞섰다.

일요일 대사관 습격 사건을 자행했다고 밝힌 국가주의 볼셰비키” 단체인 다른 러시아(The Other Russia)’는 연막탄을 들고 파시즘을 멈추라고 적힌 깃발을 건물 입구에 부착하는 등 체코 당국의 나치즘 정당화에 항의하고 있었다고 말했다이들은 우리의 탱크가 프라하로 들어갈 것이고 러시아는 전부이며 나머지는 아무것도 아니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알자지라의 취재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체코 외교부는 러시아에 추가 공격을 막아줄 것을 요구하며서한에서 이 사건은 모스크바에서 통행금지가 적용되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발생했으며러시아 당국이 이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억의 정치

이 동상은 수년 동안 많은 대사관들이 위치해 있는 프라하의 부유한 주택가인 6지구에서 논란의 대상이었다.

1945년 프라하를 나치로부터 해방시킨 소련군을 이끌었던 코네프를 기리고자 1980년에 동상이 세워졌다그러나 그가 이후 1956년 헝가리 혁명을 진압하는 데 관여한 것은 물론그가 바르샤바 조약 세력에 의한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 침공을 계획을 제안하는 것에 참여했다는 것은 극단주의 단체와 반달리즘 모두를 끌어들였다는 것을 의미했다.

지난 9콜라르와 시의회는 동상 이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행했다시장은 코네프 동상이 내년 1월에 완공될 새 20세기 기념 박물관에 전시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기존의 코네프 동상의 자리에는 프라하 해방 기념비가 대신 세워질 예정이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지난해 지역 활동가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국가들이 역사를 다시 쓰려 한다는 모스크바의 강력한 비난도 있었다.

1941년부터 45년까지 러시아인들이 대 애국전쟁이라고 부르는 분쟁 이후공산주의의 굴레에 놓인 많은 중부 및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기억의 정치를 휘두르려고 한다고 주장한다특히 폴란드의 경우 제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것에 대한 부분적 책임이 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 강력히 항의해왔다.

체코 초대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Vaclav Havel)의 자문위원이었던 정치분석가 지리 페허(Jiri Pehe) 뉴욕대학교 프라하캠퍼스 총장은 제 2차 세계대전화 파시즘의 패배는 러시아 당국의 신성한 소라고 표현하며 그들은 동상 철거가 역사를 재해석하려는 시도나 파시즘의 발생이 아닌지역적인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그들의 선전 목적으로써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살해 위협에 이러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콜라르는 프라하 6지구의 거대 별장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이 현지 극좌 및 극우 단체의 시위를 직접 통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러시아 대사관은 현재 이에 대해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체코 공산당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 이러한 흉악부도한 행위의 타이밍이 아주 끔찍하다고 불평했다.

콜라르는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봉쇄를 남용한 것이 아닌이용한 것이라 말하며시위자들이 모이지 못함에 따라 시 당국이 분쟁과 잠재적 폭력을 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더욱 깊어지는 갈등

그러나 시장의 행동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코네프를 둘러싼 논쟁은 체코의 지정학적 입장을 둘러싼 더 큰 싸움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동상 철거에 대한 대표적인 비평가이자 논란이 되고 있는 포퓰리스트이기도 한 밀로스 제만 대통령은 오랫동안 하벨식 인권 중심 외교 정책을 EU와 나토에 대한 러시아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선호하는 실용적인” 접근법으로 대체하려고 노력해왔다.

제만의 대변인은 4월 3일 트위터를 통해 동상을 철거할 수는 있지만기억은 지울 수는 없다며 대통령은 위기상황의 남용을 비도덕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이후 현지 언론에 밝혔다.

4월 6외무부가 모스크바에서의 대사관 습격 사건을 발표하자 마자 대통령과 연계된 극우 정당들은 콜라르와 그가 소속된 중도 우파 정당을 비난했다.

극우 SPD의 라딤 피알라 부소장은 페이스북에 행동이 반발을 일으킨다(Action causes a reaction). 러시아 극단주의자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것만큼이나, Top 09의 극단주의자들을 비난하는 것도 옳은 처사라는 글을 게시했다.

페허는 이 모든 것들이 국내 정치 논쟁의 일부이며프라하의 자유주의자들은 제만과 그 극우주의 정당의 정책을 따르지 않다고 말하며 이러한 외교정책의 혼선은 정부가 더 강하다면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나 실제로 정부는 일관되게 기강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코네프 동상의 철거에 대한 분노는 그저 체코의 서구적 성향을 재차 강조하려는 프라하 공직자들의 연속된 논란 중 가장 최근의 일일 뿐이다.

올해 초프라하는 러시아 대사관이 들어서 있는 광장의 이름을 러시아 야당 당수인 보리스 넴초프를 기리며 다시 지었고이에 프라하 시장인 즈데넥 흐립은 인권을 중시하는 체코의 전통을 따랐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러시아는 논란이 되고 있는 블라소프 군대 기념비를 건립하려는 레포리예 구청장의 계획은 범죄적인 역사 재기록이라고 비난하며 프라하로부터 또 다른 끔찍한 보도를 접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흐립은 중국과 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데바로 베이징이 프라하와의 자매도시 협정을 파기했기 때문이다그는 최근 중국의 마스크 외교” 노력을 단순한 사업이라고 비난하려는 눈치였다.

정계의 다른 부분들도 가세했다체코 보안국(BIS)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 작전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는 긴급 경보를 발령했는데지난 2007년 에스토니아가 러시아 군상을 이전한 뒤 정부 및 공공 서비스에 차질을 빚는 대규모 사이버 공격의 파장을 보고한 사례에 비춰봤을 때이러한 체코의 행위 때문에 러시아가 반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현재 코로나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콜라르는 체코가 매우 취약한 상황에 놓여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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