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 187707918
작성일 : 24.07.28 | 조회수 : 225
제목 : (중남미 생태뉴스) 재생 에너지 전력 과잉생산으로 딜레마에 직면한 스페인 | 글쓴이 : 중남미연구소 |
첨부파일: 첨부파일이 없습니다. | |
재생 에너지 전력 과잉생산으로 딜레마에 직면한 스페인
번역 박윤수 - 감수 박세형
스페인 중부에 위치한 카스티야 라만차의 황무지는 과거에 풍차로 유명했다. 이제는 풍차의 현대식 버전인 풍력 발전 시설이 이 지역의 지평선을 이루고 있다. 톨레도주에 위치한 시에라 델 로메랄 풍력 발전소의 28개의 거대한 터빈이 그 풍경을 주도하고 있다. 스페인 기업 이베르드롤라(Iderdrola)가 운영하는 이 발전소는 지난 5년간 재생 에너지 생산을 가속화하면서 스페인이 재생 에너지 산업의 강국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한 경향과 맞닿아 있다.
재생 에너지 강국
최근 몇 년간 스페인 재생 에너지의 주요 공급원인 풍력 에너지 생산량은 2008년 이후 2배 증가하였으며, 같은 기간 동안 태양광 에너지 생산량은 8배 증가하였다. 이로써 스페인은 스웨덴에 이어 유럽 연합(EU) 회원국 중 두 번째로 큰 재생 에너지 인프라를 보유하게 되었다. 올해 초, 스페인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스페인을 "전 지구적 차원의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원동력" 이라고 표현했다. 이러한 경향은 2018년에 산체스 총리의 첫 임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규제 장벽이 철폐되고 재생 에너지 설치에 대한 보조금이 도입되며 절정에 달했다. 그리고 팬데믹은 그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태양광 패널 산업을 대표하는 스페인 태양광 협회(UNEF)의 호세 도노소 전무는 "코로나 19는 우리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라고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돈을 절약했고,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돈을 은행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지붕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결정했습니다." 라고 덧붙인다.
한편, 정부는 2030년까지 스페인 전력 수요의 81%를 재생 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야심적인 목표를 새롭게 제시했다.
과잉 생산
그러나 이러한 성공 스토리의 이면에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전력 업계의 우려가 있다. 때로는 전기가 남아도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스페인 경제가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로부터 급속도로 회복되어 다른 유럽 연합 강대국들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력 소비는 최근 몇 년 동안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전력 수요는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보다도 낮았으며,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전력공사(REE)의 시스템 개발 책임자 미겔 데 라 토레 로드리게스는 "2005년까지는 GDP가 증가하면 전력 수요가 GDP보다 더 많이 증가했습니다." 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력 수요가 GDP보다 적게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경제와 에너지 소비 사이의 상관관계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라고 말한다. 최근 전력 수요 감소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높은 가격 탓에 유럽 전역의 기업과 가정이 전력 사용량을 줄인 것이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의 향상과 재생 에너지의 증가 역시 국가 전력망의 전력 수요 감소를 부추겼다. 로드리게스는 태양광 생산이 특히 강한 낮 시간대에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질 수 있으며, 이는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력 시스템은 항상 균형을 이루어야 하며, 수요는 생산과 일치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시간대에 과잉 생산이 발생했다는 뜻이죠." 라고 말한다. "이로 인해 특정 시간 동안 가격이 0에 도달하거나 심지어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매우 낮은 가격은 소비자에게는 이익이 되지만, 산업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는 데는 잠재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스페인 그린피스(Greenpeace)의 재생 에너지 전문가인 사라 피치나토는 "이는 투자자들의 새로운 재생 에너지 기반 전기에 대한 투자 의지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고 말한다. 그녀는 이것이 "에너지 전환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고 결론지었다.
경제의 "전기화"
스페인에서 전력 과잉 생산 문제에 대한 우려는 화석 연료에서 벗어난 경제의 "전기화"를 가속화할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논쟁으로 이어졌다. 산체스 정부는 2030년까지 경제의 34%를 전기에 의존하도록 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스페인 태양광 협회의 호세 도노소는 "이 과정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고 주장한다. 그는 "전기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장 저렴하고 경쟁력 있는 바업" 이라고 확신하며 "화석 연료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시설이 필요합니다." 라고 강조한다. 전기에 대한 완전한 의존으로의 전환은 화학 및 금속 산업과 같은 일부 주요 산업에서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비현실적으로 간주되지만, 도노소와 다른 이들은 더 빠른 전기화의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스페인은 가정용 열펌프 설치와 전기 차 사용에 있어 많은 유럽의 인접국들보다 뒤쳐져 있다. 전기 차는 전체 차량의 6%에 불과하다.
피치나토는 전기화의 중요성에 동의하지만, 수요와 공급의 딜레마를 해결할 다른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원자력 발전소의 사용을 신속하게 폐지하고 에너지 저장 능력을 늘리는 것이다. "수요 측면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사람과 산업을 참여시켜 시스템에 필요한 유연성을 확보하고 낮과 밤의 생산과 수요를 일치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