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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NA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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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1.17 | 조회수 : 116

제목 : 이집트 대통령의 정치적 전략에 이용되는 이른바 ‘난민 카드’(2022.01.17) 글쓴이 : 중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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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은 이집트가 5백만 명 이상의 난민 및 이주민들을 수용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리고 2020년에는 이집트가 수용하고 있는 이주민 수가 50만 명이라고 언급하였다. 사실 이집트 대통령이 발표한 두 수치 모두 난민 수를 정확히 집계한 수가 아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이집트에 거주중인 망명 신청자 및 이주민 수는 총 265,000명이며, 이집트 정부가 모종의 이유로 난민의 숫자를 부풀리기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물론, 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난민의 수가 실제 이집트에 거주중인 모든 난민을 집계한 수치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집트 정부는 항상 최소 두 배 이상 난민의 수를 부풀려서 발표하고 있다. 이는 이집트 정부가 자국 내 거주중인 난민을 ‘정치적 카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집트가 난민 사태에 대해 발표한 여러 성명을 보면, 이집트는 특히 유럽 행 난민 루트에 대한 유럽의 제재가 있을 때마다, 이집트에 난민 수용의 압박이 높아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 2016년 히샴 바드르(Hesham Badr) 이집트 외교부 차관은 터키와 유럽연합(EU) 간 체결한 불법 이주민 입국 제재 협약을 빌미로, 유럽연합에 이집트의 난민 수용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였다.

이집트는 난민 수용을 통한 외부로부터의 금전적 보상을 얻지만, 또한 다른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난민을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경계에 위치한 르네상스 댐(Renaissance Dam)의 건설이 강행된다면, 이집트에서 수 많은 난민이 발생할 것이라 경고하였으며, 이집트 발 유럽행 난민이 증가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엘시시 대통령은 2021년 10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V4 대표회의에서 이집트로의 경제적 지원 요청에 대해, 유럽 국가들로부터 제기된 이집트 내 인권 문제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경제적, 사회적 성장을 위한 유럽의 지원이 없다면 중동의 인권 발전도 없을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결국 엘시시 정부는 난민과 이주 문제를 유럽과의 정치적 딜(Deal)을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보여지는 대목이다.

엘시시는 이집트 내 난민들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 난민을 향한 인권 유린 및 경제적 어려움은 심화되고 있다. 이집트에 체류중인 난민들은 일자리가 부족하여 생존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집트 자국민들 중 난민 혐오가 증가하고 있다. 2013년 이집트 군사정권 재집권 이후에는 시리아 난민들이 무슬림형제단의 지지자라는 프로파간다를 사용하였다. 최근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에리트레아 국경의 망명 신청자들 중 총 8명을 강제로 에리트레아로 송환하였다. 에리트레아 출신 난민들은 에리트레아로 송환되었을 때 고문과 감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이집트의 지정학적인 위치로 분석하면 추가적인 시리아 난민의 유입보다는 아프리카 발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된다. 아프리카에서 육로를 통해 난민들이 이집트로 올 가능성이 높은 국가는 상기한 에리트레아 및 에티오피아라고 분석된다.

먼저, 에리트레아는 인권 탄압 및 독재가 지속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그곳은 언론 및 통신이 통제되어 있으며, 에리트레아를 탈출하였다가 다시 송환될 경우 무기징역 및 교화형에 처해지기도 하는 등의 인권 탄압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그 결과 북한보다 민주주의 지수 및 자유도 지수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하였다. 이집트는 에리트레아 출신 난민들의 송환을 중단하고 그들에게 망명 신청을 허가하여야 하며, 난민 협약에 의거 에리트레아 난민들이 안전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거처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제사회도 에리트레아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여 에리트레아 난민 수용에 관한 이니셔티브 및 협약을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두 번째 국가는 에티오피아이다. 에티오피아는 최근 내전을 겪고 있다. 티그라이 지역의 반군인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이 에티오피아의 북부 도시인 암하라 및 아파르를 점령하였으며, 이에 대응하여 에티오피아 정부군이 티그라이 반군 지역에 공습을 감행하여 수천 명의 사망자 및 수백만 명의 국내 실향민이 발생하였다. 또한 에티오피아 정부가 티그라이 지역에 국제사회로부터 수령한 구호물자 및 의료품 등의 반입을 허가하지 않아 사실상 티그라이 지역은 봉쇄 상태에 놓여 있다고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 에티오피아 국내 실향민들이 수단을 지나 이집트로 이동할 가능성 또한 매우 높다. 이집트 정부 및 수단 정부는 에티오피아 난민들에게 안전한 거처를 제공하고 망명 신청 및 생존권 보장 등의 대책을 강구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이집트 및 수단은 아랍연맹 회원으로서 아랍연맹 차원에서의 협력 및 지원책을 요청하는 등 해당 정세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물론 이집트 정부가 자국의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위해 난민을 이용하는 것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여야 하는 국제정치의 역학을 고려해보면 결국 이집트의 이런 행동은 누구도 비난할 수 없는 나름의 국가 생존 전략이라고 분석될 수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집트에 체류중인 난민들의 처우 개선 및 생존권 보장 측면에 있어서는 미흡하다고 보여진다. 난민들의 망명권 보장, 안전한 거처 제공 등 난민 협약에 의거한 난민의 기본권 보장이 수반된다면, 이집트는 더욱 더 많은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출처: “Refugees in Egypt: Sisi’s political trump card.”, Osama Gaweesh , The Middle East Monitor, Dec 24, 2021

https://www.middleeastmonitor.com/20211224-refugees-in-egypt-sisis-political-trump-card/

기사 날짜: 2021.12.24 (검색일: 202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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