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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Barack Obama, March 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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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e

Presidente

안녕하십니까. 박철 총장님과 교•강사, 교직원, 그리고 학생 여러분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합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렇게 연설을 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박철 총장님께서 조금 전에 제게 명예 동문 자격을 수여해 주신 데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외대의 외국어 교육 과정은 세계 최고로 손꼽히기 때문에 여러분의 영어 실력이 제 한국어 실력보다 월등히 나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한 마디만 하겠습니다.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제가 대통령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이제는 다른 어느 나라의 수도보다도 서울을 더 많이 방문한 셈입니다. 이는 한미 양국 간의 결속과 유대가 그만큼 각별하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한미 양국의 지도자들이 이 자리에 이토록 많이 참석해주신 것도 제게는 기쁜 일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주한미국대사로 부임하신 성 김(Sung Kim) 대사님도 이 자리에 계십니다.

저는 살아오면서 한미 양국 국민들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친구들과 동료들을 통해, 그리고 수많은 애국적인 한국계 미국인들을 통해 몸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는 이 곳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에 온 뒤로 전 세계의 빈민과 병자들을 돕는 일에 평생을 바친 분도 계십니다. 제가 지난주에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한 짐 용 김(Jim Yong Kim) 박사님이 바로 그 분입니다.

양국의 제복 입은 군인들 사이에서도 그러한 유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어제, 자유의 최전선인 비무장지대를 방문했을 때 만난 미군과 한국군 장병들에게서 그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우리는 또한 한미 양국의 안보를 위해 목숨을 바친 모든 이들을 기억합니다. 2년 전 오늘 산화한 46인의 천안함 용사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을 기리면서 우리는 한미 동맹의 요체에 해당하는, 변치 않는 한 가지 다짐을 재확인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함께 할 것이고, 대한민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결코 흔들리지 않으리라는 다짐 말입니다.

저는 또한 여러분 모두의 얼굴에서 한미 동맹의 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외대는 수십년 동안 공무원, 외교관, 경제인 등의 리더들을 배출해왔고, 이들은 한국이라는 현대의 기적을 일구어냈습니다. 이들은 한국을 극빈국에서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역동적 경제 대국으로, 권위주의에서 활기찬 민주주의로, 내향적 국가에서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안보와 번영을 이끄는 리더로, 한 마디로 진정한 ‘글로벌 코리아’로 변모시켰습니다.

여기 계신 학생들 세대가 물려받을 한국은 바로 이런 나라입니다. 그리고 저는 한미 양국이 힘을 합치면 어떤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 또한 여러분의 부모님, 조부모님들처럼 미래란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또한 오늘날의 디지털 시대에는 스마트폰과 트위터, 미투데이, 카카오톡을 이용해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을 정도로 국경을 초월한 대화와 혁신이 가능해졌습니다. 세계 각지에서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한류에 매료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제 방한에 앞서 주한미대사관은 한국인들에게 저에게 할 질문을 소셜 미디어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물어보세요(Ask President Obama)”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벤트였습니다. 접수된 질문 가운데는 이런 것도 있었습니다. “인터넷 상에 대통령이 아닌 척 다른 이름으로 대통령을 옹호하는 글을 게시한 적이 있습니까?” 진실로 그런 적 없습니다. 하지만 누가 알겠습니까? 제 딸들은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서울에 온 것은 한미 양국의 공통된 미래를, 그리고 양국이 공통의 도전에 함께 대처해나갈 전례없는 기회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틀 간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전 세계 핵물질 방호(Secure)를 통한 핵 테러 예방이라는 시급한 과제에서 진척을 이룰 것입니다. 이 과제는 사실 제가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리고자 하는 더욱 광범하고 포괄적인 비전의 일부입니다. 그 비전은 바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3년 전 프라하를 방문했을 때 저는 핵무기의 확산을 막고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저는 이 목표가 조속히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고 어쩌면 제 생애에 실현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여정의 첫 걸음을 떼야 한다는 것 역시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 첫 걸음으로서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여러분 세대가 이 과업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정신 자세를 갖추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전 세계 수많은 청년들의 가슴 속에 꿈틀거리는 낙관의 힘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거부하고, 바람직한 모습의 세상을 상상하며, 그 상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는 용기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여정에서 우리가 지금껏 거둔 성과를 되돌아보고 다음 단계를 모색해보려 합니다.

오늘 서울에 모인 50여 개국 정상들은 2년 전 제가 워싱턴에서 주최한 정상회의에서 설정한 목표, 즉 4년 만에 전 세계 핵물질의 방호를 통해 테러리스트들의 손에 핵물질이 절대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는 목표에 우리가 얼마나 다가갔는지를 점검할 것입니다. 워싱턴서 개최된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미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핵 시설에 대한 방호를 대폭 강화했습니다. 한국, 일본, 파키스탄 등은 핵 안보와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신규 시설들을 건립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같은 나라들은 핵물질을 더 안전한 곳으로 옮겼습니다. 멕시코, 그리고 바로 어제는 우크라이나가 자국 내 고농축 우라늄을 전량 제거한 모범 국가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모두 합해 수천 파운드의 핵물질을 수거하였습니다. 이 치명적 물질들은 이제 안전하게 방호되어 앞으로 절대 서울 같은 도시를 위협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핵물질이 거래되는 암시장을 척결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그루지야, 몰도바 같은 나라들은 밀수업자들이 매매하는 고농축 우라늄을 압수했고, 요르단 등의 국가는 자체적으로 밀수 단속반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각국의 단속 조직을 국제적인 첩보•단속 네트워크에 연계시키고 있습니다. 거의 20개국이 이러한 노력의 중심에 있는 조약 및 국제적 파트너십을 비준했습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우리가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을 비롯해 중대한 타격을 입힌 결과 핵무기를 손에 넣으려고 적극 시도했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 조직이 이제 몰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국제사회가 테러리스트들의 핵물질 확보를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렵게 만든 것입니다. 이 덕분에 지구상의 모든 나라가 더 안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환상은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핵무기를 여러 개 만들 수 있는 양의 핵물질이 허술하게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들과 범죄 조직들이 그런 핵물질과 ‘더러운 폭탄(Dirty Bomb, 방사성 물질 살포 장비)'을 제조하기 위한 방사성 물질을 노린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단지 사과 한 개 크기의 플루토늄만으로도 수십만 명을 죽이고 전지구적 위기를 촉발할 수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요컨대 핵 테러는 여전히 세계 안보의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곳 서울에서 우리의 과업을 계속해야 하며, 또 그럴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수십개국이 2년 전의 약속을 이행했음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핵물질의 방호 및 경우에 따라서는 완전 제거를 위한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조치에 관한 더 많은 약속이 나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국제사회의 진지하고 지속적인 노력입니다. 전지구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국가들이 책임과 비용을 분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의 국제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입니다.

미국은 앞으로도 자국의 핵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맡은 바 책임을 다할 것입니다. 러시아와 협력하여 핵무기 1만7천 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발전 연료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 중입니다. 또 오늘은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지 않는, 암과 심장병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의 지속적 공급에 관한 새로운 협약을 유럽 수개국과 체결할 것입니다. 앞으로 국내외 기업, 병원, 연구소와 협력하여 수많은 불필요한 방사성 물질을 수거하여 방사성 물질로 인한 피해를 막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는데 있어서도 미국의 리더쉽은 필수적이었습니다. 이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지켜야 할 의무이며, 저는 이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나라와 달리 미국은 행동에 나서야 할 책임, 사실 도덕적 의무라 할 수 있는 특별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한 유일한 국가의 대통령으로서, 핵무기 발사 암호를 항시 지니고 있는 최고 사령관으로서, 그리고 제 어린 두 딸이 자라나는 세상에서는 그 아이들이 알고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한 순간에 끔찍하게 사라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원하는 한 아버지로서 이러한 의무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와 함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에 따라 핵무기를 감축하고 있습니다. 이 협정은 거의 20년 만에 체결된 가장 포괄적인 군축 협정입니다. 그리고 이 협정의 이행이 완료되면 미국과 러시아에 실전 배치된 핵탄두 수는 195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대통령으로서 저는, 국내 핵무기의 수와 미국 국가 안보 전략에서 핵무기가 담당하는 역할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핵태세를 변경했습니다. 저는 미국이 새로운 핵탄두를 개발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사용하는 새로운 군사 임무를 수행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 공격 위협을 가해야 할 비상사태의 범위를 좁혔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저는 핵무기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미국의 안보와 한국, 일본을 포함한 우리 동맹국들의 안보를 보장할 안전하고 효과적인 전력을 보유하기 위해 미 의회와 협력할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냉전의 유산으로 물려받은 막대한 핵전력이 핵 테러를 포함해 오늘날 제기되는 위협에 대처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저는 지난 여름 국가안보팀에게 우리의 핵전력에 대한 포괄적 연구를 수행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 연구는 계속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도 우리가 필요 이상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새 전략무기감축협정 이행 후에도 미국은 1천5백 개 이상의 실전 배치된 핵무기와 약 5천 기의 핵탄두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안보를 보장하고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면서도 핵무기를 추가로 감축해 나갈 수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전략 핵탄두뿐 아니라 전술 핵무기와 예비 핵탄두까지 감축한다는, 이전에는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는 방안을 놓고 러시아와 계속 대화할 것입니다. 저는 다가오는 5월에 푸틴 대통령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사일방어체제(MD)도 의제에 오르겠지만 저는 이것이 양국간 서로 반목이 아닌, 협력할 사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양국이 협력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양국의 핵무기 비축량을 줄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과정에서 매번 우리의 동맹국들과 긴밀히 상의할 것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에 있는 우리 동맹국들의 안보와 방위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곳 아시아에서 우리는 핵무기를 증강하고 있는 중국에게 핵 문제에 관한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 제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더 큰 틀에서 우리는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 비준을 위한 노력을 계속 기울일 것입니다. 많이 늦어졌지만 이제는 핵무기에 탑재할 핵분열 물질의 생산을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완전히 종식할 새로운 조약으로 향하는 길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핵무기 보유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핵 비확산을 위한 국제 체제를 강화하는 데서도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제가 취임할 당시, 이 분야에서 국제 공조의 초석이었던 NPT는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이란은 수 천 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고 있었고, 북한은 또 한 차례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국제사회는 대응책을 놓고 분열했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는 이 추세를 역전시켰습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들과 협력하면서 비확산을 위한 국제적 파트너십을 강화했습니다. 국제 원자력 기구(IAEA)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엄격한 핵 사찰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NPT의 기본 원칙을 지켜냈습니다. 핵 보유국은 핵무기를 폐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는 향후에도 핵무기를 얻지 못하는 한편, 어느 나라든 평화적인 핵 에너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는 원칙 말입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국제 사회의 결속은 더욱 단단해졌고 의무를 위반한 국가는 더욱 고립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북한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는 이 곳 대한민국에서 북한 지도자들에게 이렇게 직접 말하고 싶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평화를 열망합니다.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북한의 아이들과 그 어머니들을 위한 영양 지원을 제안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신들의 도발과 핵무기 추구는 당신들이 그토록 원하던 안보를 결코 보장해주지 못했다는 것이 이제는 분명해졌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북한의 안보에 해가 되었습니다. 당신들은 존엄을 원했지만 더욱 고립되었습니다. 국제사회의 존중을 원했지만 돌아온 것은 강력한 제재였습니다. 물론 지금 걷고 있는 길을 끝까지 고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 길의 종착점이 어디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산산조각난 꿈, 심화되는 고립, 북한 인민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이 응당 누려야 할 존엄성과 기회 사이의 확대되는 괴리, 즉 익숙한 것의 반복입니다.

그리고 분명히 알아두십시오. 더 이상 도발에 대한 보상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시절은 이제 끝났습니다. 이것이 당신들 앞에 놓인 선택입니다. 당신들이 내려야 하는 결정입니다. 오늘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북한 지도자 여러분, 부디 평화를 추구하여 북한 인민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허락할 용기를 내십시오.

이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NPT 체제 하에서 이란은 평화적인 핵 에너지를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사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언제나 이란의 평화적인 핵 에너지 개발에 도움을 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언제나 그러한 도움을 거절했고, 그 대신 부정과 기만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것이 이란이 고립된 이유입니다. NPT 회원국으로서는 유일하게 자국의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납득시키는 데 실패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유례없는 제재를 가함으로써 이란의 핵 개발을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국제사회는 이제 이란의 지도자들과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국제 사회의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이란의 평화적인 핵 에너지 사용 권리를 보장하는 외교적 해결책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저는 오늘 러시아와 중국의 지도자들과 만나 이란의 의무 이행이 전제된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문제를 외교적으로 해결할 시간은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합니다. 이란 지도자들은 그들 앞에 놓인 선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현 정세는 이란 지도자들에게 진지하고 발 빠른 대처를 요구합니다. 이란은 자국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이란과 북한의 아집과 독선에 맞선 국제사회의 대응 속에서 새로운 국제적 규범이 확립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규범 하에서 조약은 구속력을 갖습니다. 규칙은 지켜져야 합니다. 그리고 위반 행위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릅니다.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무기를 보유한 정권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우리가 두고 보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또 다른 영역에서 거둔 성과와도 연결됩니다. 그것은 바로 전쟁이 아닌 평화적인 목적의 원자력 사용을 향한 국제사회의 한층 강해진 결의입니다. 후쿠시마에서 벌어진 비극 이후, 각국 정부는 핵시설의 안전과 보안을 강화하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우리는 원자력 기술 덕분에 우리가 누리는 혜택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원자력 기술은 식품 안전 유지에 사용됩니다.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원자력 기술을 이용해 질병을 예방합니다. 원자력은 암을 치료하고 새로운 치료법을 찾아내는 최첨단 의료기술입니다. 당연하게도, 청정 에너지인 원자력은 기후 변화의 주범인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국에 계신 여러분은 잘 아실 것입니다. 원자력의 선두주자인 한국은 핵무기를 배격하고 평화로운 핵 에너지를 채택하는 국가가 얼마나 큰 발전과 번영을 이룰 수 있는지를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유가가 오르고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원자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가능한 모든 에너지원을 개발하기 위한 포괄적 전략의 일부로서 미국이 원자력 산업을 재개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30년 만에 처음인 신규 원자력 발전소의 건립을 지원했습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를 짓기 위해 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신기술 개발을 담당할 차세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이 차세대 과학자들이, 나아가 여러분 세대가 해결해야 할 중대한 과제 하나는 바로 핵연료 주기(fuel cycle)와 관련된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즉, 원자력 에너지의 생산 과정 자체가 불량 국가와 테러리스트들에게 핵무기를 입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가선 안 되는 핵물질을 마치 분리 플루토늄(Separated Plutonium)을 비축하듯 무한정 쌓아둘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국제 핵연료 은행(Fuel Banks)을 창설하려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두려워하는 핵의 악용 위험을 높이지 않고도 여러 나라가 필요한 핵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는 것입니다. 제가 민간 핵 협력(Civil Nuclear Cooperation)을 위한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래의 핵연료 주기를 개발하겠다는 전 세계적 차원의 의지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위험한 핵물질을 훔치거나 빼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핵연료 주기에 관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는 원자의 경이로운 힘이 파괴가 아닌 창조에 사용되는 미래를 위해 미국과 함께 할 것을 다른 나라에 호소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제가 오늘 설명 드린 여러 가지 노력이 어떻게 서로 선순환을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핵 안보가 강화되면 안전하고 깨끗한 핵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역으로 핵 에너지를 다루는 더욱 안전한 방법이 개발되면 핵 테러와 핵 확산의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맡은 바 책임을 다 할 때, 다른 국가에게도 그들의 책임을 다하도록 강제할 힘이 커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발 한 발 우리는 핵 무기 없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에 다가갑니다.

우리의 미래상을 비웃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이들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절대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위대한 진보의 가능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한국에 와 보십시오. 전쟁의 잿더미 위에 빛나는 도시를 일으켜 세운 이 나라에 와 보십시오. 어제 제가 서 있던 비무장지대에 가 보십시오. 발전을 열망하고 국민을 위하는 나라와 제 나라 국민을 굶기는 나라가 국경을 사이에 두고 세상에서 가장 극명한 대치를 이루고 있는 그 곳에 한번 서 보십시오.

이 훌륭한 대학에 와 보십시오. 새로운 세대가 세계 무대로 뻗어 나가며 그들의 부모와 조부모는 꿈도 꾸지 못했던 기회를 만들어 내고 있는 이 대학에 와 보십시오. 와서 오늘 이 자리에 오신 용기 있는 분들을 만나보십시오. 이 분들은 북한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이 알던 세상의 전부를 등진 채 자유와 기회를 찾아 목숨을 걸고 이 곳 남한에 오신 남녀노소 새터민들입니다. 여러분이 살아오신 인생 여정 속에는 진실이 있습니다. 바로 한민족은 하나라는 것입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그리고 자유만 주어진다면, 북녘 땅의 한국인들 또한 위대한 진보를 이룰 수 있습니다.

어제 비무장지대를 둘러보면서, 그리고 오늘 여러분의 눈을 바라보면서, 저는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역시 바뀔 수 있음을 웅변해주는 또 다른 민족의 역사를 떠올립니다. 끔찍한 전쟁 끝에 자부심 강한 한 민족이 둘로 갈라졌습니다. 요새화된 국경선을 따라 중무장한 군대가 배치되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다른 미래를 꿈꾸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역사의 힘과 인간의 희망을 억누를 수는 없었습니다. 결국 오늘날 독일 국민들은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나된 자유의 나라가 되었습니다.

물론 한국과 독일이 같은 길을 걸으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은 분명합니다. 역사의 흐름을 영원히 막을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자유와 존엄성을 향한 깊은 열망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갈라진 한반도에서도 이는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한국인이 열망하는 그 날이 쉽게, 또는 희생 없이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은 기어이 올 것입니다. 그 날이 오면, 한 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검문소가 열릴 것입니다. 감시 초소가 텅 빌 것입니다. 오랜 세월 헤어졌던 이산 가족들이 다시 만날 것입니다. 한민족은 마침내 완전히 하나가 되어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핵무기 없는 세상처럼, 하나 된 한국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부터 그 날까지, 그리고 그날 이후로도 우리는 한미 양국의 위대한 동맹 덕분에, 그리고 우리가 모든 한국인의 존엄성과 자유를 굳게 지지한다는 사실 때문에, 우리가 추구하는 안보와 우리가 원하는 평화의 실현이 더 가까워졌음을 확신할 수 있고, 또 그것을 통해 위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어떤 시험 속에서도, 그 어떤 시련 앞에서도, 우리는 함께 단결하고, 함께 협력하며, 함께 갑시다.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