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호 태풍 하기비스가 관통한 일본 열도에서 4명이 사망하고 17명이 행방불명되는 등 인명 피해가 났다. 
 NHK에 따르면 13일 오전 5시30분 기준 하기비스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4명, 행방불명자 17명, 부상자 99명으로 집계됐다. 
 하기비스는 지난 12일 저녁 일본 시즈오카현 이즈반도에 상륙한 뒤 밤새 수도권 간토 지방에 많은 비를 내린 뒤 이날 오전 6시50분 미야코시 동쪽 130㎞까지 진행했다.

태풍 세력은 중심 기압 975hPa, 중심 부근 풍속 초속 30ｍ, 최대 순간풍속 초속 45ｍ으로 처음보다는 많이 약화됐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6시쯤 태풍이 소멸해 온대성저기압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으로 인한 주택·차량 파손 사례도 잇따랐다. 재해 피해를 막기 위해 미리 운행 중단을 결정하는 '계획 운전 중단'을 실시하면서 이날 수도권을 중심으로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광범위한 지역의 철도와 지하철,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일본 전국 공항의 국내선 항공기 1667편이 결항됐고, 도쿄와 나고야를 잇는 도메이 고속도로 등 주요 고속도로가 구간별로 폐쇄됐다. 정전 사태도 잇따라 발생해 수도권에서만 5만7000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이번 태풍은 큰 비를 동반해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이 큰 피해를 입었다. 각지에서 연간 강수량의 30~40%에 해당하는 비가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졌다.

 가나가와현의 인기 온천 관광지인 하코네마치에는 이날 새벽까지 48시간 동안 1001㎜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치야마 760㎜, 도쿄 히노하라무라 649㎜ 등 기상청 관측 사상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
 폐로 중인 후쿠시마 제1원전에 가까운 후쿠시마현가와우치무라도 441㎜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마을이 물에 잠기는 피해도 나왔다. 이날 오전 6시쯤 나가노시 호야쓰 지구의 하천 시나노가와의 제방 일부가 붕괴하며 물이 주변 마을을 덮쳤다.
 NHK가 헬기로 촬영한 화면을 보면 이 마을 인근을 연결하던 다리가 일부 붕괴했고, 무너진 제방에서 쏟아진 물이 주택가를 향해 하천 주변 넓은 지역이 물에 잠겼다.
 
일본 기상청은 지난 12일 오후 수도권과 도호쿠 지방 등의 13개 광역지자체에 '폭우 특별 경보'를 발표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폭우 특별 경보는 경보 중 가장 높은 단계로 기상청은 특별 경보에 대해 "목숨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9시에는 일본 전역 81만3000 세대·165만9000 명에 대해 즉시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피난 장소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는 '피난 권고'는 412만 세대, 923만 명을 대상으로 내려졌고, 고령자나 노약자에게 피난을 권고하는 '피난 준비'는 481만 세대, 1109만 명에게 발령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후 태풍의 세력이 약화하며 이와테 현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해제했다. 

출처: 중앙일보 2019.10.13